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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선후보 권한, 의미 없다"…이준석 "안, 패널도 못해"

입력 2021-11-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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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느새 정치권의 대표적인 앙숙이 돼 버렸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연일 가시돋힌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딱 한 끗 차이죠? 지난 재보선 때까지만해도 '국민의 형제당'이라고도 불렸던 두 당인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3월 24일) : 저는 야권의 날카로운 창과 든든한 방패가 되어 싸우고 반드시 오세훈 후보가 승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견원지간'이 돼 버렸습니다. 이준석, 안철수 두 대표 사이가 틀어져 버린 게 가장 큰 이유인데요. 두 사람이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소영/더불어민주당 대변인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잘 아는 형이다. 아니 그 이준석 대표께서 그런 발언 하신 적 있잖아요. 안잘알. 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거에 뭐, 이분이 어떻게 할지 알 것이다.]

[허은아/국민의힘 수석대변인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동네 형. (동네 형이다. 동네 형 앞에 수식어 없습니까? 동네 형 앞에 수식어?) 가깝지만 먼 동네 형. 서로 티격태격하는.]

이 대표에게 안 대표는 흔히 말하는 '동네 형'이라는 건데요. 보통 형이란 말 앞엔 수식어가 붙곤 하죠? 일단 친한 형은 아닌 듯합니다. 이 대표는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내 그럴 줄 알았다 쏘아붙였죠. 동생의 도발에 '동네 형'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어제) : (이준석 대표는) 아직도 정치평론가 때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만, 저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요. 저는 제가 가진 에너지 모두를 쏟아부어서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어서요.]

정치평론가 수준이다, 이 대표를 슬쩍 뭉갠 겁니다. 이걸 듣고만 있을 이 대표가 아니죠?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화면출처: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안철수 대표는 패널도 못 해요, 지금 정치하는 데 나와 가지고. 패널이 무슨 아무나 하는 건 줄 아십니까? 너는 패널이고 나는 정치인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신분 의식이고 자의식 과잉입니다. 적당히 하십시오.]

이 대표, 안 대표에게 신경조차 쓰고 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국민의힘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말아 달라면서, 무운을 빌어줬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화면출처: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지금 국민의힘 후보 나온 사람 중에 장관 쓰겠다 뭐 이런 거는 자극하는 발언밖에 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안 대표께서 합리적으로 하실 거라 생각하고 무운을 빕니다. (그 무운을 빕니다 갖고 또 어느 기자가 잘못 해석을 해서 한자, 한문 교육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또 이야기도 나오고 그랬어요.) 그런 거는 선거 치르다 보면 있는 양념 같은 일이기 때문에…]

기자가 뿌린 양념. 두 사람 사이가 워낙 좋지 않아서 였을까요? 무운(武運 : 전쟁 따위에서 이기고 지는 운수)을 무운(無運)이라고 해석한 겁니다. 아무리 둘 사이가 틀어졌다고해도, 공개적으로 운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빌진 않겠죠? 명색이 제1 야당의 대표인데 말입니다.

이 대표, 대신에 안 대표와 접촉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안 대표의 출마선언으로 야권 단일화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죠? 중간에서 거간꾼 행세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벌백계하겠다! 천명을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제가 거간꾼이라는 표현을 썼지마는 당 밖의 세력과 교섭을 하려고 한다든지 아니면은 당을 대표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게 될 경우에 당의 기강이 잡히지 않습니다.]

안 대표와 단일화! 무조건적인 승리 방정식은 아니라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필수불가결한 조건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2012년 총선. 원칙 없는 후보 단일화로 인해 가지고 그 당시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후보 단일화를 해서 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단일화를 할 생각이 없다는 점에선 안 대표도 같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제가 약간 앵무새나 레코드가 된 기분입니다. (그래서 드리는 질문인데요.) 하하하… 예. (그러니까 확실하게 답변을 주세요. 어떻게 하실 계획이세요?) 저는 단일화할 생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당선되기 위해서 나왔고 제가 정권교체 주역이 되겠다고 나온 겁니다.]

다만, 이 대표의 거간꾼 발언은 기분이 나빴나 봅니다. 징계할 권한도 없지 않느냐? 의미 없다! 일축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내일이면 당대표 권한이 대선후보로 넘어가지 않습니까? (네네.) 그러니까 만약에 그런 것들을 결정한다면 그것도 다 대선후보가 가지는 것이죠. 그러니까 별로 의미 있는 발언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일화 없이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현재 대선 판세로 응수했는데요.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이길 가능성! 굉장히 낮다, 평가절하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안철수') : 이재명 지사가 그렇게 문제가 많고 대장동 아직도 해결도 안 됐는데 이길 가능성이 많다. 일대 일 대결에서 그래요. 꼭 제가 안 나오더라도. 그게 다 자업자득 아니겠어요? 국민 신뢰를 잃은 거죠. '서울시장 선거 안철수는 한 것 아무것도 없고 다 내가 잘했어' 이러다 보니까 신뢰를 잃은 것 같아요. 참 안타깝죠.]

이 대표, "이런 게 정치평론의 사전적 정의"라며 "평론 진짜 못한다" 다시 되치기에 나섰는데요. "이제 슈퍼챗만 받으면 된다", 꼬집기까지 했습니다. 이 대표와 안 대표의 엇갈린 주장. 누구의 말이 맞을 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선거를 뛰어야하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입장에선 단일화가 절실합니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다면, 안 대표에게 향한 표가 승패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원희룡/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단일화 해야죠. (이준석 대표는 필수불가결은 아니다라고 어제 그러시던데.) 나름대로 원칙적인 입장도 있을 것이고. 실제 이걸 풀어나가는 접근하는 어떤 방법론의 문제까지 생각하신 거라고 봐요. 이준석 대표님은. 매달리는 게 원칙에도 안 맞고. 매달릴수록 이게 일이 꼬인다고 볼 수가 있겠죠. (그런데 안철수 후보는 일단 공식적으로 단일화에 선 그었거든요.) 그분도 지금 협상칩 아니겠어요?]

두 사람이 단일화 문제를 놓고, 각자 셈법에 따라 줄다리기 중이란 건데요. 문득, 오징어게임의 이 장면이 떠오릅니다.

우선 제일 앞에 선 사람이 중요해. 그 사람은 상대편의 얼굴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보는 사람이고 나머지 팀원들이 모두 그의 뒷모습을 보는 사람이니깐 그 사람이 약해보이거나 기가 꺾여 보이면은 그땐 이미 승부는 이미 끝난 거야.

두 사람의 기세 싸움! 일단 막상막하입니다. 그 다음, 이 두번째 전략이 가장 중요하죠?

국민의힘에 비해 세가 약한 국민의당. 안 대표가 몸을 뒤로 힘껏 젖히고, 국민의힘의 호흡이 깨지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내일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더 이상 이 대표를 상대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민주당에선 두 사람의 다툼을 조금 다르게 평가했습니다. 전략적이라기보단, 어디까지나 감정적인 문제라는 겁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안철수 대표가 지난 시절에 국민의힘 분들한테 많이 당하신 것 같아요. 이준석 대표가 소값은 쳐줄게라고 비아냥거리고 최근에 보면 거간꾼 노릇하면 징계를 확실하게 하겠다라고 펄펄 뛰고 있지 않습니까? 안철수 대표가 아무리 단일화의 아이콘이라고는 하지만 전 최소한의 자존심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최소한의 자존심. 안 대표는 합당 논의 과정에서 당원들의 마음이 상했다고 표현을 했는데요. 국민의당은 통 큰 양보를 했었다며, 합당 결렬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대당의 지분이란 건 크게 보면 세 가지입니다. 공동당대표, 그 다음에 공동으로 최고위를 구성하는 것, 그 다음에 또 당협위원장을 몇 대 몇으로 나누는 것 이겁니다. 당대표 그리고 최고위원, 저희들은 다 사퇴하고 모두 다 국민의힘 체제로 가겠다. 그러니까 이건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이 정도로 큰 양보를 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이준석 대표는 동의하지 않겠죠? 국민의당 당원들의 감정을 걱정했던 안 대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감정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걸까요? 대선 출마선언 직전 올린 이 동영상. '문재앙의 나라를 구하라'. 제목도 조금 센 편이긴 한데,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좀비에 비유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죠. 안 대표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는 입장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정치도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시민들이 표현의 자유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시민들을 좀비라고 만약에 표현했다면 그건 비하로 이해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저는 전혀 그런 의도로 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국민의당과 좀비. 나름 깊은 역사가 있습니다. 진중권 작가가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이런 말을 했었죠?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지난해 2월 9일) : 사실 조국 사태는 저한테 트라우마였어요. 며칠 전에 또 동창들 만났습니다. 술자리에서 만났는데 하나가 문빠 좀비더라고요. 덤벼요. 옛날에 운동해가지고 구속까지 되었던, 데모해서 구속까지 되었던 그 사람도 이렇게 변해가는 걸 보고 정말 이 사회가 무서워졌습니다.]

좀비에 대한 해석, 각자의 생각에 맡기겠습니다.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안철수 대표의 말로 정리합니다.

[패싸움이 아니라 국민의 문제해결에 집중하겠다. 그리고 또 부정부패하지 않는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 그리고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하겠다. 그 세 가지가 새정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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