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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망자의 날' 재개…코로나 희생자 헌정|아침& 세계

입력 2021-11-03 08:27 수정 2021-11-0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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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애니메이션 '코코'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멕시코 최대 명절이죠.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친구를 추억하고 명복을 비는 '망자의 날' 행사가 멕시코 현지에서 진행됐습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희생된 많은 사람들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행사가 치러져 더욱 관심을 모았습니다. 해마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되는 최대 명절 '망자의 날'을 맞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기념 퍼레이드가 펼쳐졌습니다.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해골 모형들이 거리를 누비고 화려한 분장을 한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올해 기념 퍼레이드는 소칼로 광장에서 출발해 레포르마 대로를 따라 8.7 km가량 이어졌습니다. 멕시코 '망자의 날'은 유네스코 무형 유산으로도 등재된 대표적인 명절입니다. 멕시코인들은 망자의 날에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영혼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찾아 이승으로 온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집에 화려한 제단을 마련하고 묘지를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해 망자를 추억합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기념 퍼레이드는 물론이고 공동묘지 출입도 금지되면서 망자의 날 행사가 전면 취소됐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백신 1차 접종 비율도 98%를 넘기면서 멕시코 당국이 관련 행사를 재개했습니다. 시민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멕시코 시민 : 내가 멕시코인이라는 것과 우리가 죽음을 즐겁게 기념하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고 이를 세상에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멕시코 당국은 올해 망자의 날을 코로나19로 희생된 사람들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멕시코시티를 비롯해 주요 도시 곳곳에 코로나19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제단과 150개의 추모의 벽이 설치됐습니다. 코로나19로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도 이곳을 찾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코로나19 희생자 가족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코로나19 희생자 가족 : 코로나 사망자와 기억되어야 할 고인들에게 꽃을 바치러 왔습니다. 코로나에 방심했고 그래서 상처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삶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치러진 멕시코 '망자의 날' 행사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 가톨릭대 중남미 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멕시코 최대 명절 '망자의 날'…어떤 의미?

    10월이 되면 공원이나 공공기관 기업 각 가정에  제단이 차려집니다.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을 올리고 추모하는 건데요. 세상을 떠난 가족 외에도 친척이나 친구 또 작가나 배우 같은 유명인을 추억하기도 합니다. 해골 분장을 하기도 하고요. 메리골드라고 하는 주황색 꽃으로 화려한 꽃길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꽃길이 망자를 가족들에게 안내해 줘서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 준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묘지에 찾아가서 밤을 새면서 망자를 추모하기도 하는데면 아즈텍 사람들은 죽음이 공포나 두려움이 아니라 삶의 연속이라고 믿었고요. 이것이 스페인 식민지 시절에 들어온 모든 성인의 날이라고 하는 가톨릭 문화와 결합해서 죽음 앞에서 슬퍼하지 않고 축제로 고인을 추모하는 전통문화가 됐습니다.

 
  • 코로나 희생자 헌정 의미로 진행…현지 분위기는?

    그렇습니다. 멕시코는 가족 중심의 문화가 강한  곳입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쓸쓸하게 사망했을 이러한 가족들을 기억하는데 초점을 맞췄고요. 작년에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거리행진을 온라인으로 가상행진으로 대체했습니다. 올해도 묘지에 머무는 인원과 시간을 제약하고 있기는 하지만 멕시코시티에서 있었던 거리 행진에만  100만 명 정도가 참여했다고 할 정도로 축제를 즐기는 참가자들이 많았습니다. 멕시코 정부는 관광객들이 늘어나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경제 회복을 하는 신호탄이 되기를 바라고 있고요. 이번 망자의 날이 멕시코가 코로나 상황을 극복하고 통합의 길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때 신규 확진 2만명…멕시코 코로나 상황은?

    현재 멕시코는 31개주 중에서 29개가 방역수칙 4단계 중에 가장 낮은 단계인 녹색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에서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나왔는데요. 그렇지만 입국 시에 PCR검사 확인서나 자가격리를 적용하지 않을  정도로 작년 6월부터 방역조치는 그렇게 엄격하지는 않았습니다. 위드 코로나라는 말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요. 올 초부터는 경제활동 정상화에 초점을 두고 단계적 완화를 해 왔습니다. 다행히 11월 1일 기준으로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성인 인구가 70%가 넘고 1차 접종 완료자가 83% 수준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정부 계획보다 빠르게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있어서 우선은 교육과 경제 분야의 회복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중 멕시코는 누적 사망자 수 28만 8천여 명으로 4위를 기록할 정도로 피해가 컸습니다. 멕시코인들은 올해 '망자의 날'을 통해 수많은 코로나19 희생자들의 영혼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찾아 위로를 받는 것은 물론, 남은 자들은 삶의 희망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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