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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니 대신 반바지"…여자 비치핸드볼 복장 규정 바뀌었다

입력 2021-11-02 15:24 수정 2021-11-02 17:06

반바지 입은 노르웨이 대표팀에 벌금
'남녀 차별' 논란 끝에 유니폼 규정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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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 입은 노르웨이 대표팀에 벌금
'남녀 차별' 논란 끝에 유니폼 규정 바꿔

2017년 국제대회 나온 노르웨이 대표팀 (사진=AP 연합)2017년 국제대회 나온 노르웨이 대표팀 (사진=AP 연합)
반바지 입고 경기해 벌금 징계 받은 노르웨이 비치핸드볼 대표팀 (사진=트위터 캡처)반바지 입고 경기해 벌금 징계 받은 노르웨이 비치핸드볼 대표팀 (사진=트위터 캡처)
(개정 전) “하의 측면 폭이 10cm를 넘기면 안 된다”

(개정 후) “여자 선수들은 타이트하고 몸에 딱 붙는 반바지(short tight pants with a close fit)를 입어야 한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이 오늘 여자 비치 핸드볼 선수들에 대한 비키니 유니폼 착용 규정을 이렇게 바꿨습니다.

여자 비치 핸드볼 선수들의 유니폼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7월. 노르웨이 비치 핸드볼 국가대표팀이 유럽 비치 핸드볼 선수권대회에 반바지를 입고 출전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노르웨이 대표팀은 스페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비키니 대신 반바지를 입고 나섰다 선수 한 명당 150유로, 모두 1500유로(약 200만 원)의 벌금을 받았습니다.

노르웨이 대표팀 선수들은 그동안 “비키니 하의가 노출이 심하고 유니폼이 불필요하게 성적인 느낌을 준다. 특히 생리할 때 불편하다”고 호소해왔습니다. 하지만 국제핸드볼연맹과 유럽핸드볼연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 규정이 남자부에는 적용되지 않으면서 '남녀 차별'이란 지적이 나왔고, 올해 10월엔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 5개국 스포츠 담당 장관이 서한을 보내 규정을 바꿔 달라고 촉구했고, 논란 끝에 오늘 바뀌었습니다.

도쿄올림픽 출전한 독일 체조 대표팀. 〈사진=트위터 캡처〉도쿄올림픽 출전한 독일 체조 대표팀. 〈사진=트위터 캡처〉

올림픽에서도 이런 변화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독일 여자체조 대표팀은 원피스 수영복처럼 생긴 '레오타드' 유니폼 대신 몸통부터 발목 끝까지 덮는 형태의 '유니타드'를 입고 출전했습니다. 독일 대표팀 파울린 쉬퍼는 소셜 미디어에 유니타드 착용 샷을 올리며 “우리 팀 새 옷 어떤가요?”라고 물었고, 팀 동료 사라 보쉬는 BBC와 인터뷰에서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안심된다” 며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변화의 결과를 보여준 종목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4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선수들에게 '미니스커트'를 의무화했다가 논란을 겪고 복장 전면 자율화를 선택한 배드민턴. 배드민턴선수들은 반바지, 레깅스, 원피스, 히잡 등 스스로 원하는 복장을 하고 대회에 출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리우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인도의 푸살라 신두는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경기에 출전했고, 또 이란의 소라야 아게히 하지아가는 더운 날씨에도 히잡을 쓰고 긴 팔 티셔츠와 레깅스를 입고 출전, 중국의 허빙자오와 맞섰습니다.

여자 비치 핸드볼 선수들의 복장도 결국 오늘 바뀌었지만 논란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남자부와 여자부 사이에 규정이 다르기 때문인데, 여자 선수들에 대해서는 '타이트하고 몸에 딱 붙는' 반바지를 입도록 했지만 남자 선수들은 '너무 헐렁하지 않은'(not too baggy) 하의를 입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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