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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세 번째 대권 출사표…"임기 중간평가 받겠다"

입력 2021-11-0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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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늘(01일) 세번째 대권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새 정치가 아닌 시대교체를 기치로 내걸었는데요. 안 대표는 완주 의지를 피력했지만 결국에는 야권 단일화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전합니다.

[기자]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저는 오늘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합니다. 과거를 파먹고 사는 역사의 기생 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고, 대전환, 대혁신의 시대를 열어나가고 싶은 소망 때문입니다!]

니치 마켓(Niche market), 틈새시장을 일컫는 말입니다. 수요가 비어있는 시장이란 건데요. 보통 신상품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무기로 이 시장에 뛰어들곤 합니다. 그렇다면 현실 정치에서 니치마켓은 뭘까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기득권 양당들이 간판선수만 교체하는 정권교체는, 구 적폐를 몰아낸 자리에 신 적폐가 들어가는, '적폐 교대'만 반복할 뿐입니다. 이제는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입니다.]

민주당도 그렇다고 국민의힘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가 니치마켓이겠죠.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인데요. 오늘 20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중도층이나 무당층 성향의 시민들을 겨냥한 니치마켓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인 듯한데요. 이번이 세번째 대선 출마죠. 지난 2012년 첫 출마 때 안 대표의 일성 '새 정치'였습니다.

[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2012년 9월 19일) : '이제 좀 정치를 다르게 해보자, 새롭게 출발해 보자'는 뜻이었습니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새 정치란 말을 입에 담지 않았습니다. 이미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기성 정치인이 돼버렸기 때문일까요. 새 정치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 데 대한 자기 반성이 뒤따랐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안철수의 옷을 입고 안철수답게 정치를 하라는 것이었는데, 저는 여의도 정치의 옷을 입어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쩌면 안 맞는 옷을 어떻게든 입으려 했기에 기대하신 국민들께서 실망하고, 제가 그토록 힘들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새 정치 대신 안 대표가 꺼내든 화두, '시대교체'였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내년 2022년, 우리는 정권교체를 넘어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대통령, '시대교체'를 통해 새 시대의 마중물 역할을 할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20대 대선판, 지난 2번처럼 안 대표의 파이가 크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2012년에는 별의 순간을 잡을 신인으로 주목을 받았었죠. 2017년에는 잠시나마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앞서는 골든 크로스를 이루기도 했었는데요. TV토론 등에서 점수가 깎이는 바람에 일시적인 돌풍에 그쳤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지금은 일시적 돌풍은 둘째치고 미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죠.

[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29일) : 지지 후보가 없다는 비율, 9월보다 6% p 정도 더 낮아졌습니다. 안철수 대표 지지율도 0%로 떨어졌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안 대표로선 어떻게든 주목도를 끌어 올려야 할 텐데요. 그래서 준비한 비장의 카드, 바로 이 발언 아닌가 싶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저는 당선된 후 임기 중반에 여야가 합의하는 조사 방법으로 국민의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거나, 또는 22대 총선에서 제가 소속된 정당이 제1당이 못 되면 깨끗하게 물러나가겠습니다.]

임기 중간 평가제, 대통령 임기 중반에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면 대통령에서 물러나겠다는 공약인데요. 승부수라고 봐야 할까요 아니면 '선당후곰'일까요? '선당후곰' 아파트 분양 신청 시 쓰는 용어인데요. '당첨이 우선 고민은 나중에'란 뜻입니다. 경제적 여력이 없더라도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입니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당선이 우선 고민은 나중에'란 의미가 되겠지요. 안 대표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출마 때도 꺼낸 말이 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해 12월 20일) : 지금은 대선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 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제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선 출마는 하지 않겠다는 공언이었는데요. 이 말에 갇혀 대선 출마 명분을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저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서울시장에 당선이 되면 도중에 서울시장을 그만두고 대선에 나가는 일은 없다, 그렇게 말씀드린 겁니다.]

단순 커뮤니케이션 오해일 수도 있지만요. 대선 불출마 공언에 이어 합당 결렬 과정에서도 말 바꾸기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제 승부수여도 아니면 말고 식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인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아니면 말고 식의 공약을 잘 해야 성공하는, 얼굴 두꺼운 한국식 정치를…]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안 대표의 출마가 공식화되면서 대선판은 다시 한 번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안 대표가 독자 완주하느냐 아니면 또 다시 야권 단일화 판이 열리느냐가 최대 관심사일 텐데요. 우선 안 대표는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저는 당선을 목표로 나왔습니다. 제가 정권교체할 겁니다.]

당분간 독자 행보를 지속하며 몸집을 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제3지대의 김동연 전 부총리와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단 한 가지 단서를 달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김동연 (전 경제) 부총리 후보 같은 경우는 이번 정부 초대 장관을 지내셨습니다. 재경부 장관을 지내셨습니다. 그러니까 현 문재인 정권의 공과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히시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구애와 동시에 견제구도 던진 셈인데요. 김 전 부총리도 안 대표와 단일화는 선을 긋고 있지만요. "기존의 기득권 양당 구조를 깨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대화를 나눌 여지는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안 대표의 종착지는 결국 야권 단일화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여야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지금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단일화는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박주선/전 국회부의장 (지난달 29일 /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안철수 대표하고도 통화를 했습니다.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고 했고, 저도 그 역할을 잘 한 번 해서 또 반드시 관철을 시키려고 합니다. (네,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을 때, 안 대표의 반응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동의했습니다.]

이미 국민의힘 주자들은 안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죠. 홍준표 의원이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였는데요.

[홍준표/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중도지향적인 분들을 모시고 오려면 올라오면 안 대표가 없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안 대표와 같이 정권 창출에 공동 전선을 펴야 한다는 그 인식에는 서로가 동의를 했어요. 과거 DJP 연대하듯이 세력 대 세력을 서로 연대를 해서 공동 정부를 창출할 수도 있고.]

홍 의원, 합당이나 흡수 통합은 없고 가치동맹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안 대표와의 단일화는 다른 후보가 아니라 자신만이 가능하다고 장담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국민의힘에서 다른 분이 최종 후보가 돼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거라고 보세요? 어떻게 보세요?) 그것은 잘 모르긴 하지만 정치 역학상 어렵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봅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안 대표와의 단일화 필요성을 역설했는데요. 홍 의원과 마찬가지 논리로 단일화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어제) : 제가 후보가 되면 바로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저는 설득해낼 자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끝까지 대선에 나와서 몇 퍼센트라도 가져간다면 그거는 저는 중도보수의 분열이다…]

후보들 생각은 이럴지 몰라도요. 단일화는 이미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습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나 앞으로 선대위원장을 맡게 될지도 모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는 관계가 썩 좋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6월 1일) : '안철수 대표가 그렇게 하면은 'ㅂㅅ' 되는 거지'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저는 그것이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안철수 대표가 저에게 공적인 관계에서 잘못했던 일도 있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3월 18일) : 그 사람(안철수 후보)은 내가 보기엔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 같아.]

김 전 위원장, 안 대표에 대해선 늘 냉담한 평가를 내놨었죠. 안 대표의 세번째 출사표 역시 못마땅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을 텐데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달 15일 /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안철수 대표가) 자기가 대통령 후보로 나간다 했으면 결국은 또 진영의 분열을 가져오는 그런 짓을 갖다가 나는 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만일 윤석열 전 총장이 최종 후보가 된다면 김 전 위원장의 재등판 가능성이 큰 상황인데요. 그럴 경우 김 전 위원장과 안 대표의 숙명적인 단일화 샅바싸움은 피할 수 없을 듯합니다. 안 대표는 일단 이 대표나 김 전 위원장의 태클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저는 제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는 쪽에만 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그런 발언들에 제가 신경 쓸 여력이 없습니다.]

안 대표의 출마가 불러올 대선판 지각 변동, 현재로서는 쉽게 예측이 가지 않는데요. 복국장이 자주 쓰는 말이죠. 아무래도 정치부회의를 봐야만 하는 시즌인 것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제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 국장 고정회는 어떨까요? (고정회는 뭐예요?) 채널 고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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