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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축구팀도...경기 뛰기 위해 버스 타고 5400km

입력 2021-11-01 09:02 수정 2021-11-01 10:06

말리 빙가FC의 위대한 여정...돈 없어도 간절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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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 빙가FC의 위대한 여정...돈 없어도 간절한 도전


허름한 지프를 개조한 버스, 그 안에 사람들이 쪼그려 앉은 채 탔습니다. 몇 개의 물통, 자그마한 배낭이 전부입니다. 믿기 어렵지만 원정경기를 떠나는 축구 선수들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왕복 2700km 거리를 버텨야 했습니다. 오로지 축구 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아프리카 클럽 대항전에 첫 출전한 말리 빙가FC 선수들. 다른 나라로 떠나는 원정경기는 비행기 대신 미니 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프리카 클럽 대항전에 첫 출전한 말리 빙가FC 선수들. 다른 나라로 떠나는 원정경기는 비행기 대신 미니 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프리카의 말리의 작은 축구팀, 빙가FC 이야기입니다. 빙가FC는 말리 컵 준우승팀으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클럽 대항전 컨페더레이션컵에 참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말리를 벗어나 아프리카 곳곳의 축구팀과 맞붙을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그러나 구단을 둘러싼 환경은 너무 열악했습니다. 초록빛 잔디 대신 흙바닥 구장에서 공을 차던 선수들, 멀리 원정경기를 떠날 때 비행기를 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원정경기를 위해 작은 버스 안에서 쪼그려 앉은채 이동하는 빙가FC 축구 선수들.원정경기를 위해 작은 버스 안에서 쪼그려 앉은채 이동하는 빙가FC 축구 선수들.
그렇다고 대회 참가를 포기할 순 없는 일. 결국 최초의 아프리카 원정은 열정 하나만 믿고 시작했습니다. 선수들은 미니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9월 예선 1라운드는 라이베리아로, 10월 예선 2라운드는 코트디부아르로.
한 달 사이 두 번의 원정 경기에 나서면서 아프리카 대륙을 달린 거리만 5400km.
서울에서 부산을 7번 왕복한 것과 비슷합니다. 힘겨운 원정길, 선수들에겐 고된 여정이었지만 그래도 이겼습니다.
 
한 달 사이 두번의 원정경기를 위해 버스로 달린 거리.한 달 사이 두번의 원정경기를 위해 버스로 달린 거리.

[시세/빙가FC 구단주]
“구단 창립의 목적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었습니다”

한 경기를 뛰기 위한 간절한 도전이 통해서일까. 두 팀을 차례로 꺾어 이번엔 본선(16개팀) 티켓을 놓고 겨루는 32강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됐습니다. 이번엔 잠비아 축구팀 자나코와 만납니다. 한 달 뒤 원정경기가 있는데 또 얼마나 달려야 할까요. 이번엔 더 멀리 가야 합니다. 왕복 1만5000km의 대장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버스로 이동하는 게 가능할지, 벌써 걱정이 앞섭니다.
 
아프리카 말리의 빙가FC 선수들.아프리카 말리의 빙가FC 선수들.
아프리카를 유랑하듯, 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버스를 타고 대륙을 가로지르는 빙가FC. 동화 같은 이야기 같지만 세상엔 이런 축구팀도 있습니다.

인턴기자 조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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