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가밀리언' 가짜 사이트로 현혹
일당 36명 검거…66명이 160억 피해
지난해 12월 직장인 김모 씨에게 주식에 관심 있냐는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상담원은 김씨에게 미국의 로또로 불리는 메가밀리언을 소개했습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투자 방식 중 하나인데 숫자에 배팅해서 수익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5000원으로 시작해 23억원으로 불렸다고도 했습니다.
피해자들이 받은 투자 관련 문자. 〈사진=경남경찰청〉 김 씨에게 지금 시작해도 주식보다 수익률이 높다고도 했습니다. 김 씨가 관심을 보이자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메가밀리언이라 적힌 사이트였습니다. 김 씨는 보내준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한 뒤 사이트에 있는 계좌로 소액을 입금했습니다.
곧바로 가상계좌에 돈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수익이 났습니다. 일부 출금도 가능했습니다. 확신이 생긴 김 씨는 마이너스 통장에서 5000만원을 넘게 빌려 투자를 이어갔습니다.
허위 투자사이트. 〈사진=경남경찰청〉 수익률은 불과 며칠 만에 100%를 넘어 한 달 만에 200%까지 찍었습니다. 김 씨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출금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짧은 기간 수익이 너무 크게 나 금융당국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조사가 끝날 때까지 출금이 불가능하단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김 씨는 끝내 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모든 건 사기였습니다. 김 씨가 본 메가밀리언 사이트는 가짜였습니다. 미국의 메가밀리언과 전혀 관련 없었습니다. 김 씨를 현혹하기 위해 일부러 만든 겁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국내 총책 A(39) 씨 등 36명 검거해 이 중 13명을 구속했습니다.
범행 관련 텔레그램 대화 내용. 〈사진=경남경찰청〉 이들은 지역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조직폭력배도 포함돼 있습니다. 범행을 위해 가짜 유한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대포계좌를 개설하고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입금하면 인출지시, 인출 및 현금 수거, 전달까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경찰은 대포통장·체크카드 41개, 대포폰 35대를 압수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66명입니다. 피해액은 총 160억원에 달했습니다. 최대 2억 5000여만 원을 입금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를 유도하는 행위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