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3일) 야외수업을 하다 벌에 쏘인 초등학생들 가운데는 머리카락에 벌이 잔뜩 붙어있던 아이도 있습니다. 벌들이 머리카락처럼 어두운색을 보면 공격을 한다는 건데요, 정영재 기자가 직접 실험을 해보면서 그 이유도 알려드리겠습니다.
[기자]
묘지 주변 작은 건초 더미.
작은 구멍에서 말벌이 드나듭니다.
땅속 손바닥만 한 벌집에 장수말벌이 득실댑니다.
벌집 주변에 6가지 색의 실 뭉치를 놔봤습니다.
벌은 검은 실 뭉치에 주로 달라붙었습니다.
흰색과 검은색만 남겼더니 흰색은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짙고 어두운색을 먼저 공격하는 습성 때문입니다.
[최문보/경북대 식물의학연구소 연구교수 : 그 이유는 그 색깔들이 자기들의 천적 곰이라든지 담비라든지 오소리라든지 이런 포유동물의 털 색깔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이번엔 사람 모형을 세워봤습니다.
처음엔 벌집과 가까운 다리 쪽을 공격하더니 머리로 점점 올라갑니다.
검은색 머리카락에 반응한 겁니다.
어제 벌에 쏘인 초등학생들도 대부분 어두운색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한 학생은 머리카락에만 벌 수십 마리가 달라붙기도 했습니다.
실험 결과와 맞아떨어집니다.
벌 쏘임 사고는 7월에서 10월 사이 주로 일어납니다.
등산이나 벌초를 하러 온 사람이 벌집을 건드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수말벌과 땅벌은 주로 땅속에 집을 짓는데, 모르고 밟는 겁니다.
[최문보/경북대 식물의학연구소 연구교수 : 특히나 다져진 땅. 부드러운 땅에 집을 많이 짓습니다. 왜냐하면 흙을 파내야 하기 때문에(파내기 쉬운) 등산로라든지 무덤가 이런데…]
전문가들은 벌이 공격한다면 최대한 빨리 20m 이상 달아나야 쫓아오지 않는다고 조언했습니다.
(화면제공 : 국립공원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