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듄' 포스터. 제작비 1억 6500만 달러(약 1953억 원)의 대형 프로젝트 '듄(드니 빌뇌브 감독)'이 매력적인 세계관과 놀라운 스케일로 한국 관객을 놀라게 할 준비를 마쳤다.
20일 개봉을 앞둔 '듄'은 14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국내 첫 공개됐다. '듄'은 생명 유지 자원인 스파이스를 두고 아라키스 모래 행성 듄에서 악의 세력과 전쟁을 앞둔, 전 우주의 왕좌에 오를 운명으로 태어난 전설의 메시아 폴(티모시샬라메)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해외에서 먼저 개봉해 1억 달러 이상의 흥행 이익을 거뒀다.
영화 '듄' 스틸. 영화 '듄' 스틸. 1965년 프랭크 허버트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전 세계적으로 2000만부가 판매된 SF 역사상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베스트셀러로, SF계 노벨상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과네뷸러 문학상 제정 첫 수상작이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컨택트' 등을 만들며 천재 감독으로 불리는 드니 빌뇌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폴 역의 티모시샬라메부터 레베카 퍼거슨·오스카 아이삭·조슈브롤린·젠데이아·제이슨 모모아·하비에르 바르뎀·스텔스 스카스가드 등이 출연한다.
영화 '듄' 스틸. '제로 다크 서티'·'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의 촬영, '컨택트'·'시카리오'의 미술, '블레이드 러너 2049' 편집,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음향편집, '레버넌트'·'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의상, '다크 나이트' 3부작, '인셉션' 스턴트와 한스짐머까지 합류했다.
일단 눈이 즐거운 영화다. 155분간 신비롭고 경이로운 장면들이 이어진다. 요르단과 아부다비 등 사막 지역에서 촬영된 장면은 관객을 모래 행성 듄으로 데려간다. 실제 세트에서 촬영된 장면에서는 CG로는 느낄 수 없는 현실감으로 오히려 더욱 비현실적인 감각을 고스란히 전한다. 또한, 인물의 감정을 극적으로 담아내는 익스트림 클로즈업 숏과 자연의 풍광을 경이롭게 담아내는 익스트림 롱 숏을 번갈아 사용해 몰입감을 높인다.
영화 '듄' 스틸.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답지 않게 CG를 지양해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빈틈을 한스짐머의 음악이 채운다. 효과음만으로도 광활한 행성 듄의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음악으로 한 사람 몫의 캐스트를 해내는 듯 존재감을 드러낸다. 의상과 소품도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다. 중세·이슬람·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을 떠올리게 하는 코스튬이 이국적인 매력을 더하고, 숨은 뜻을 지닌 소품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놓여있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다. 폴이 아닌 티모시샬라메를 상상할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지금 가장 주목받는 배우인 그는 미성숙한 소년에서 우주의 메시아가 되어가는 과정을 소년과 청년 사이의 얼굴로 표현한다. 단순한 영웅이 아니라 종교적 상징을 지닌 인물로 변해가며 겪는 고뇌와 고통도 잘 담아냈다. 폴의 어머니 제시카 역의 베레카 퍼거슨, 레토아트레이데스 역의 오스카 아이삭, 던컨 아이다호 역의 제이슨 모모아, 블라디미르 하코넨 역의 스텔란스카스가드, 거니 할렉 역의 조슈브롤린, 챠니 역의 젠데이아 등 한데 모이기 힘든 배우들이 활약한다. 가치 없이 소비되는 역할 없이 모든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영화 '듄' 스틸. 다만,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를 크게 선호하지 않는 국내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한, 거대한 서사의 '파트 원'이기에 복잡한 세계관에 적응하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해 흥행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155분이라는 기나긴 러닝타임도 최근의 흥행작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츠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