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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인간실격' 불행한 전도연 웃게 만든 류준열…'역할 대행'에서 친구로

입력 2021-10-11 09:18 수정 2021-10-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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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방송된 JTBC 드라마 '인간실격' 10일 방송된 JTBC 드라마 '인간실격'


'역할 대행' 류준열(강재)이 어둠 속에 사는 전도연(부정)을 조금씩 세상 밖으로 이끌어 냈다.

10일 방송된 JTBC 1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인간실격'에서는 전도연과 류준열이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며 가까워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류준열은 '역할 대행'으로 전도연에게 고용됐지만, 진심으로 전도연의 아픔을 위로하며 그녀를 조금씩 치유했다. 호흡이 긴 편집, 직설적이지 않은 대사, 느릿한 스토리 전개, 극명한 조도의 차이를 통한 감정 연출 등 '인간실격'은 브라운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영화 감성을 선사하며 안방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겼다.

이날 산행을 함께 간 둘은 텐트 안에서 속 깊은 얘기를 나눴다. 매 순간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사는 전도연에게 류준열은 "뭐가 그렇게 슬프냐"고 물었다. 그러나 류준열의 말은 나약한 전도연을 타박하거나 채근한다기보단 그녀의 슬픔을 진심으로 공감하는 마음 속에서 나왔고, 그 마음을 읽은 전도연은 "아침이면 모든 게 사라질 것 같아 겁이 난다"며 명확하진 않지만 진심에 가까운 마음을 털어놨다.

평생 하류 인생을 살아온 류준열은 우울감에 시달리는 전도연에게 마음을 점차 뺏겼다. 전도연은 "사라지기 전에 한번 만져보자"며 류준열의 얼굴을 쓰다듬었고, 둘은 어느 때보다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둘은 말없이 가까워졌고, 숨이 멎을듯한 상황에까지 이르렀지만 전도연은 끝내 류준열을 밀어내며 그와 친구로 남아있길 선택했다. 류준열은 복잡한 마음에 텐트 밖으로 나갔다.

따라나온 전도연에게 류준열은 밤하늘 천문대를 바라보며 자신의 외로움을 고백했다. 자신의 직업 '역할 대행'을 '호박 마차'에 비유하며 약속한 시간만큼 누군가에겐 친구가, 누군가에겐 연인이 돼주지만 시간이 끝나면 모든 외로움을 짊어지는 사람은 항상 자신이었다고. 류준열은 "그들은 결국 원래 자리로 되돌아 가지만, 난 거기에 그대로 남아있는다"며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하듯 살아가는 삶의 힘듦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런 나와도 친구가 될 수 있겠냐"고 물었고, 전도연은 말없이 밤하늘을 쳐다봤다.

다음날 둘은 화창한 날씨 속에 터미널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지금껏 진지하고 우울한 얘기로만 가득했던 둘의 대화에 농담이 조금씩 스며들었다. 특히, 함께 얻어 탄 자동차에서 류준열이 곯아떨어지자 전도연은 어깨를 내주며 어느새 쌓인 그와의 정을 느꼈다.

도착한 터미널에서 둘은 선택의 기로에 노였다. 바다로 가는 버스, 서울로 가는 버스밖에 없는 터미널에서 류준열은 바다를 선택하며 함께 가길 권유했지만, 전도연은 아버지를 걱정하는 남편 박병은(정수)의 연락을 받고 서울행을 택했다. 류준열에게 애정이 생겼음에도 결국 현실로 복귀하는 길을 택한 전도연은 버스 안에서 눈물을 보였다. 또 다시 버림받은 류준열은 애써 웃었지만 전도연이 시야 밖으로 사라지자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슬픈 눈빛을 지었다. 지금껏 '인간실격'이 전도연의 불행에 집중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류준열의 외로움에 감정선의 포커스를 옮기며 새로운 전개를 기대케 했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

박상우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woo1@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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