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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BIFF' 박찬욱 감독 "욕망의 상상은 부도덕하지 않아…해독제 되기도"

입력 2021-10-11 08:54 수정 2021-10-1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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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10일 오후 부산 중구 롯데시네마대영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프로그램 '리퀘스트시네마'에 참석해 '금자씨로 보는 광기의 형상'을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박찬욱 감독이 10일 오후 부산 중구 롯데시네마대영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프로그램 '리퀘스트시네마'에 참석해 '금자씨로 보는 광기의 형상'을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금자씨, 마냥 착하게만 그리고 싶지는 않았어요"

박찬욱 감독이 '복수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한 작품이자, 한국 영화 역사에서 희대의 명작으로 꼽히는 '친절한 금자씨'를 '광기'라는 키워드로 다시금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찬욱 감독은 '금자씨로 보는 광기의 형상'이라는 주제로 10일 부산 중구 롯데시네마 대영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부국제) 커뮤니티비프 리퀘스트시네마에 참석해 오랜만에 직접 관객들과 인사하며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018년 신설된 영화제 속 복합문화축제 커뮤니티비프는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 영화제 안의 문화 축제'라는 슬로건을 내건 부산국제영화제 스핀오프 페스티벌이다.

이날 행사에는 박찬욱 감독 뿐만 아니라 관객 프로그래머와 허경 박사가 참석해 '광기'를 교집합으로 문학적, 종교적 관점 등에서 바라본 '친절한 금자씨'에 대한 해석을 내놨고, 박찬욱 감독은 연출자이자 창작자로서 내세웠던 의도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아낌없이 털어놨다.

2005년 개봉해 센세이션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친절한 금자씨'는 사람들을 사로잡는 미모의 금자(이영애)가 13년 교도소 복역 후 출소해 그간 치밀하게 준비한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다.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에 이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사진=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공식 스틸 사진=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공식 스틸

박찬욱 감독은 "해석의 중요성에 대해 완전히 동의한다. 감독, 창작자조차도 몰랐던,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특한 해석을 통해 듣게 되고 깨닫게 되면 창작 입장에서는 '내가 만든 작품을 이렇게도 볼 수 있겠구나' 정도가 아니라 몰랐던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정신분석을 당하는 그런 때 느낄 수 있는 어떤 해방감까지도 좋은 해석의 경우에는 갖게 된다. 감독으로서 내가 만든 작품이 독창적 해석에 의해서 풍부한 의미를 확장해 가고 있을 때 부자가 된 기분이다"며 16년 전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대한 토론을 흡족해 했다.

"'친절한 금자씨'를 소개할 수 있는 많은 표현들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복수를 다룬 영화'로 제일 먼저 규정될 수 있을 것이다"고 운을 뗀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와 함께 '복수 3부작'으로 묶였고, 애초 복수극으로 의도했던 것도 맞다. 사실 '복수 3부작'은 조금 더 특별한 의도로 이름 붙인 것이다. 첫번째 작품인 '복수는 나의 것'이 너무 흥행이 안됐다. 그래서 뒤에 만드는 작품이 좀 흥행이 되고, '복수 3부작'으로 명명한다면 '둘은 아는데 하나는 뭐지?' 생각해 볼 것 같더라. '복수는 나의 것'을 관객으로 하여금 찾아보게 하려고 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찬욱 감독은 "그런 면에서 '친절한 금자씨'는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도 중요했다. 여러가지 면에서 앞의 두 편과는 다른 모습으로 정리하는 작품의 성격을 띄게 됐다. 처음으로 여성 주인공이 등장했고, 복수 장르 자체에 대한 여타적인 관점을 취하려고 했다"며 "너무 명백하게 느껴지겠지만, 금자씨와 유족들이 행하는 장면들은 굉장히 연극적이고 한편의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비주얼로 기획했다. 공연을 기획하고 상연하는 과정을 기록한 것 같은. 연극공연 제작과정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자씨가 나중에 옷깃을 다 올려 눈만 나오게 하는 설정도 주인공이었던 사람이 관객의 지위로 물러나게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연극의 연출자면서 관객이기도 한 것이다. 관객 입장에서 벌여놓은 상황을 봤을 땐 얼마나 씁쓸하다. 내가 복수 실행자고 기획한 주체인데 자신의 과오로 인해, 백선생을 보호한 것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계속 죽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복수를 수행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라며 자위하고 물러나는 것이다. 복수 3부작을 기획하면서 메타 장르적인 성격을 가지려고 했던 내용이다"고 덧붙였다.

 
사진=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공식 스틸 사진=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공식 스틸

박찬욱 감독은 '복수'라는 키워드에 대해서도 사적 영역과 법적 영역 등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국가 기관이 법적 절차를 거쳐 처벌을 가해야 하는 일을 개인이 한다는 것이 복수극 장르의 특징일텐데, 또 막상 복수라는 것은 그런 요소만 있지는 않다"고 언급한 박찬욱 감독은 "아주 작은 것들, 법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복수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친구가 나를 섭섭하게 했는데 그것을 참을 수 없어서 뭔가 은밀하게 해꼬지를 한다던가, 제3의 친구에게 험담을 한다던가. 아주 소심한 복수들은 모두가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만 하는건 아니겠지"라고 읊조려 또 한번 현장을 폭소케 했다.

박찬욱 감독은 "광기에 대한 이야기도 거창하게 말해 광기지 사소한 미친 짓들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수 이야기 범주가 매력적인 것이고, 우리에게 언제나 흥미를 일으키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물론 사소하게 시작해 국가가 정해놓은 제도의 영역을 침범하면 큰 문제가 된다. 그것은 우리가 실제로 저지르기 어려운 일인데,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이나 동경하고 선망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주 당하지는 않겠지만, 어떤 일을 당했을 때 '갚아주겠다'는 욕망은 누구나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근데 현재 사법은 정의가 불충분하게 느껴진다. 가해자에게 변명의 기회가 주어지고, 피해자 입장에서 '내가 보기에는 정의가 희석되는 것 같은데' 생각할 수 있고. 이런 영화를 통해 행위를 권장할 수는 없어도 '욕망은 정당하다'는 것을 말할 수는 있지 않을까. 그저 상상해 보는 것이다. 나는 그게 부도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보다 정교하고 철저한 상상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어쩌면 더 나쁜 어떤 행동을 막아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아주 구체적이고 눈 앞에 보일 것 같이 생생한 상상이라는 것은 실제로 그런 일을 수행하는 것을 막아주는 해독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래서 나는 그런 상상을 해보는 것이고, 이런 영화로 나타내는 것이다. '상상하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 갈 것이냐'에 따라 광기로 넘어가는, 국경을 넘어가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너무 몰두하고 편하게 탐닉해 선을 넘어갈 수 있다. 근데 선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는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그곳에는 넓은 중간지대 어딘가가 있고, 때론 이성이라 불리는 영토로 복귀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광기라는 거창한 표현에서는 담을 수 없는,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감정들을 생각해 보자면 결국 광기와 정상 사이를 가로지르는 선이라는 것이 얼마나 취약한건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사람이 정상인지 미친 사람인지 가리기도 힘들다"는 말도 한 박찬욱 감독은 "어쩔 때는 정상이었다가 어쩔 때는 미치는 것이 사람이다. 물론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들어가야 하는, 남에게 해를 가하는 극단적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폭넓은 의미에서 광기는 모호한 경계를 갖고 있고, 영화, 예술 세계에서는 어두운 욕망에 대해 인정하고 그 존재를 제대로 들여다봐야하지 않나 싶다. 그것을 회피하고 아름답고 따뜻하고 희망적 낙관적인 것만 추구해서는 인간을 온전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반쪽짜리 묘사와 이해로는 계속 도돌이표만 돌게 될 것이다. 세상은 똑같이 나빠지고 있는데, 반쪽짜리로는 살아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사진=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공식 스틸 사진=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공식 스틸
이와 함께 박찬욱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의 명대사 "너나 잘하세요"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대사는 내가 썼다. 그리고 그 대사를 만든데는 어떤 일화가 있다"며 "'친절한 금자씨' 각본을 쓰기 한참 전에, 데뷔하고 나서, 그러니까 지난 세기다. 90년대 후반에 내가 쓴 영화 각본들이 영화사에서 너무 많이 거절 당했다. 정말 힘들던 때 대학부터 영화 공부를 함께 하던 친한 친구가 '대체 어떤 각본이길래 그렇게 거절을 당하냐. 좀 읽어보자' 해서 보여줬다. 읽고 나서는 찻집에서 만나 '왜 네가 이렇게 이 모양 이꼴인지 알겠다'면서 설교를 하더라. '투자자가 좋아할만한 각본은 이런 것이다. 네 시나리오는 무엇이 결여됐고 무엇이 지나치다'는 훈계를 엄청 했다"고 회상했다.

박 감독은 "그 친구도 영화 각본을 쓰는 작가 지망생이었는데, 듣다 듣다 마지막에 내가 저 대사를 날리고 일어섰다. 나도 내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스스로도 놀랐고, 나와서도 가슴이 콩닥콩닥 할만큼 떨렸다. 하지만 그 말을 할 정도로 내가 얼마나 상처 받았는지도 아주 생생했다. 그 기억은 잊혀지지 않아서 대사로도 썼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존대말과 반말이 적절히 섞여있고, 뉘앙스의 차이까지 한국말로 표현돼야 그 맛이 살아나는 대사인 만큼 번역에는 꽤 골머리를 앓았다고. 박찬욱 감독은 "정말이지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극중 전도사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것이거나, 아니면 최소한의 예의보다도 못한, 분노와 멸시를 담은 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막 번역을 함에 있어서는 아주 후회했다. '왜 저런 대사를 써서' 싶더라. 어떻게 해도 번역에서는 맛을 살릴 수 없었다.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을 비롯해 미국인, 심지어 당시 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님까지 나서서 상의했지만 결국 딱 맞는 표현을 못 찾았다"고 고백했다.

 
박찬욱 감독이 10일 오후 부산 중구 롯데시네마대영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프로그램 '리퀘스트시네마'에 참석해 '금자씨로 보는 광기의 형상'을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박찬욱 감독이 10일 오후 부산 중구 롯데시네마대영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프로그램 '리퀘스트시네마'에 참석해 '금자씨로 보는 광기의 형상'을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여성의 광기어린 복수가 여성들의 연대를 느껴지게 만들기도 했다"는 말에는 "애초 정서경 작가와 시나리오 구상을 할 때부터 그건 아주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말한 박찬욱 감독은 "'금자씨는 여성 교도소에서 긴 세월 복역하며 많은 사람 거쳐갈 것인데, 그들을 어떻게 자기 편으로 만들어 백선생을 생포하는데 깨알같이 하나하나 이용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다만 '여성 연대'라고 부르면 부를 수 있겠지만, 모든 캐릭터가 강한 연대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지적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는 "금자씨를 만난 교도소 동지들이 한 명도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왜 이렇게 변했어?'다. 금자씨는 여성 연대만을 추구하는 인물은 아니다. 나는 금자씨를 그렇게 무조건 긍정적인 사람, 따뜻하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여성 서사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규정할 권리는 없지만, 무조건 좋은 사람으로 규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좋은 것, 못된 것, 나쁜 것, 바보같은 것을 다 가져야 하는 사람으로 소개하고자 했다"며 "그리고 그렇게 교도소 동지들 다 이용해 마지막 한 발만 쏘면 되는데 그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지고 붕괴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반전의 순간이고, 금자씨를 둘러싼 장르적 쾌감 같은 것이 한 순간에 무너지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금자씨는 끝내 구원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에 활용된 음악도 언급했다. 'mareta mareta no'm faces plorar'는 1700년 알리칸테의 자장가를 조르디 사발이 리메이크한 것이다. 영화엔 조르디 사발의 부인 몽세라 피구에라스와 딸 아리안나 사발이 부른 버전으로 삽입했다.

"여러시대 자장가를 모아놓은 음반을 듣고 감동 받았다. '어떤 영화에서 언젠가는 이 음악을 꼭 쓰고 말리라'라는 다짐도 확고하게 했다"는 박찬욱 감독은 "어떻게 보면 이 곡을 사용할 영화를 찾아왔다고 할 수 있다"며 "원래는 멜로디만 쓰고 가사를 넣어 제니(권예영)가 부르게만 할 생각이었는데, 믹싱을 하면서 원곡을 영화 맨 끝에 넣어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공교롭게도 그 시기 조르디 사발 가족의 내한 공연이 있었고, 당초 프로그램에는 없었던 해당 자장가를 조르디 사발 반주에 맞춰 두 모녀가 앙코르 곡으로 불렀다는 후문. 당연히 찾아갔던 공연장에서 박찬욱 감독은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감동에 눈물까지 흘렸다는 후문이다.

박찬욱 감독은 "노래도 모녀, 우리 영화도 모녀 이야기가 담겼다. 노래 속 모녀는 서로 딴 소리를 한다. 가사를 보면 아기는 '나 인형 사줘요!'라고 조르는데, 엄마는 계속 '자라, 자라'만 할 뿐이다. 돈이 없어서였을 수도 있고. 그 내용을 영화로 영상화 했다. 제니가 '왜 나를 버렸어 엄마!' 하는데 금자씨는 '내일 소풍가자' 하면서 눈을 감긴다. 이 노래를 상상하면서 만든 장면이다. 원곡 사용하기로 결심한 날, 프로그램에 없던 곡을 노래로 불렀을 때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며 미소지었다.

 
사진=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공식 스틸 사진=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공식 스틸

박찬욱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를 '광기'로 뜯어본 것에 대해 "사실 '얼마나 흥미로운 관점일까?' 싶었는데, 오랜만에 영화를 보니까 '아주 재미있는 발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출소한 금자씨는 미용실 의자에 앉아 빙글 빙글 돌며 담배를 피우고 미친 사람처럼 웃는다. 그때 벽지는 '지옥의 불꽃' 형상으로 디자인 해달라고 했다. 악마같은 형상으로 웃는 모습, 이어지는 장면에서 개의 몸에 달린 백선생의 얼굴에 총을 쏘는 꿈 등 모든 것이 미친 사람같다. 구덩이 속 백선생의 얼굴에 총을 쏘고 나서 우는지 웃는지 모르는 얼굴도 광기의 상태에 들어가 있는 금자씨를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충분히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영애 씨가 연기를 진짜 잘하긴 잘한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고 읊조린 박찬욱 감독은 "다만 한가지 아쉬운게, 이영애 씨가 마지막에 짓는 웃는지 우는지 모르는 표정이 두고두고 아쉽다. 사실 영화 촬영 시작 전부터 영애 씨에게 '해당 장면 촬영을 후반부에 배치할테니 당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추한, 일그러진 얼굴을 찍자. 그때까지 거울을 보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연습을 해 달라'고 요청과 예고를 해뒀다. 근데 기껏 찍은게…. 이쁘기만 하잖아. 뭐 어떻게 할거야"라며 허탈한 미소를 짓더니 "어떻게 해도 망가뜨릴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볼때마다 아쉽기는 하다"는 진심을 표하기도 했다.

부산=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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