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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부국제…무사고 방역 속, 변함없는 '영화사랑' 확인

입력 2021-10-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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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부국제)가 지난 2년간 반 강제적으로 떨어져 있었던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오작교가 됐다. 영화를 애정하고 사랑하는 관객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시간. '우리만의 잔치'로 보여도 그것부터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화면이라는 장막을 걷어내고 직접 눈빛을 주고 받았다는 것 만으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지난 6일 개막한 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느 덧 반환점을 돌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2년만에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한 부국제는 철저한 방역을 첫번째 목표로, 10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한꺼번에 모이는 대규모 축제의 시험대 위에 올랐다. 영화제 자체 규모는 축소됐지만 이 또한 시국과 시대를 대변하는 영화계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 될 전망이다.

영화인들도 부국제, 오프라인 행사라는 키워드 만으로 힘을 보태기 위해 속속 부산을 찾았다. 부국제 시그니처 이미지였던 해운대 행사는 사라지고, 오후 10시 이후 집합금지로 '영화제의 밤' 풍경도 경험할 수 없었지만 그래서 더 간절하고 애틋한 만남이 됐다. 또한 다채로운 국내외 영화 상영과 OTT 콘텐트 등 글로벌 변화에 발 맞추려는 노력은 분명한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철저한 준비와 관객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중반부까지 치명적 사고없이 무탈하게 행사를 치러냈다. 후반부에도 굵직한 행사가 곳곳에서 관객을 기다리며 성공적 폐막을 향해 달린다. 올해 부국제는 70개국 223편의 영화를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상영한다. 개막작은 한국영화 '행복의 나라로(임상수 감독)', 폐막작은 홍콩영화 '매염방(렁록만 감독)'으로 15일 폐막한다.

2년만 대면 만남…감독·배우·관객 '울컥'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공식 SNS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공식 SNS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공식 SNS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공식 SNS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공식 SNS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공식 SNS
"너무 고맙고, 감동입니다" 올해 부국제에서 인사처럼 가장 많이 쏟아진 말이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송중기는 "화면이 아니라 진짜 모습으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니까 더 반갑고 감격스럽다. 우리의 소중한 일상이 고맙게 느껴진다"고 말했고, 조진웅은 "레드카펫을 걷는데 앞구르기를 하고 싶을 만큼 좋았다"는 진심을 숨기지 못했다. 모든 영화인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콘텐트, 더 나아가 매체 위기론이 대두 될 정도로 2년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침체기를 겪어야 했던 영화계는 이번 영화제를 발판으로 추후 위드 코로나 시대를 위한 분위기 환기에 나선다. 이를 확인하고자 아주 작은 행사 하나만 있어도 해당 영화와 관련된 배급사·제작사 관계자들이 총출동했고, 대표부터 신예까지 온 식구가 방문한 소속사들도 여럿있었다. 예년만 못해도 부국제는 부국제다.

우아한 '영화광' 봉준호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

전반부 부국제가 준비한 최고 게스트는 단연 한국이 낳은 글로벌 거장 봉준호 감독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이기 전 영화광이라는 명확한 정체성으로 영화제에 참석, 봉준호 감독이기에 할 수 있는 여러 그림들을 완성해냈다. 모두의 시선이 쏠렸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의 압박면접 뺨치는 대담은 무려 2시간30분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길이 회자될 기록물을 남겼다.

깜짝 에피소드도 전해졌다. 봉준호 감독은 부국제 참석자이자 한국인 최초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The Asian Filmmaker of the Year) 수상자인 임권택 감독에 대한 후배 감독으로서 의미있는 시상을 위해 개막식부터 모습을 드러낸 바,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시상은 봉준호 감독 홀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개막작 감독으로 현장에 자리한 임상수 감독에게 즉석에서 "감독님도 함께 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임상수 감독과 임권택 감독 모두에게 기분 좋을법한 예의로, 관계자들은 "봉준호 감독이라서 더 그렇게 보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역시 봉준호'라는 마음이 들더라. 찰나의 센스를 따라갈 수 없다"고 귀띔했다.

종횡무진 유아인·인기짱 한소희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공식 SNS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공식 SNS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
스타들의 활약도 빛났다. 개막작이 한국 영화로 결정되면서 시작부터 임상수 감독과 최민식·박해일 등 충무로 큰 형님들이 출격한 가운데, 개막식 사회자 송중기·박소담, 유아인·박정민·이제훈·전종서·한소희 등 젊은 배우들의 존재감이 눈부셨다. 해외 게스트로는 올해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이례적으로 두 편이 초청된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의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주목 받았다.

그 중에서도 유아인은 부국제 기간 치러진 30회 부일영화상과 15회 아시안필름어워즈(AFA)에서 '소리도 없이'로 남우주연상을 또 한번 싹쓸이, 부국제 행사에는 넷플릭스 신작 '지옥' 주역으로 나서 시대의 흐름에 앞서고 스스로도 끝없이 변주하는 배우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또한 한소희는 팬들과 만남을 통해 심상찮은 인기의 실체를 몸소 체감했고, 이제훈·박정민은 감독으로 새로운 매력을 선사했다.

OTT 영화제? '오징어게임' 열풍 부산까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 사진=JTBC엔터뉴스

다만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열기가 여전히 식지 않은데다가, 부국제가 올해 OTT 작품을 극장에서 상영하는 온 스크린 섹션을 신설하면서 일각에서는 "OTT 영화제 같지 않냐"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기도 했다. 실제 배우 참석 물량공세에 의한 스케일은 넷플릭스 '지옥'과 '마이 네임' 팀이 유난히 돋보였다. 하지만 관객이 선택하는 실질적 상영 티켓 예매 속도는 '영화'에 조금 더 쏠렸다. 작품의 성격과 상영 환경에 따른 이유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영화 티켓은 다큐멘터리 포함 상영 전날 오전 게스트 티켓까지 모조리 소진돼 피켓팅을 실감하게 한 반면, OTT 작품은 당일 오후까지도 티켓 확보가 가능했다.

그럼에도 부국제가 품을 만큼 대세는 OTT인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오징어 게임' 열풍 역시 부산까지 이어졌다. '오징어 게임'에서 프런트 맨으로 직접 등장했던 이병헌과 송중기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체감한 '오징어 게임' 인기를 대변했고,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례없는 글로벌 신데렐라로 떠오른 정호연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조진웅과 한예리는 "한국 콘텐트의 힘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근데 이제 알아본거야?' 싶기도 하다", "호연이가 너무 부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후반부에 만나는 영화인들
사진=일간스포츠 DB사진=일간스포츠 DB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반부를 책임진 화려한 별들은 순차적으로 부산을 떠나고 있지만, 후반부를 지키는 거물도 있다. 10일부터 박찬욱 감독과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부국제에 뜬다. 박찬욱 감독은 커뮤니티비프 리퀘스트시네마를 통해 '친절한 금자씨'를 보며 광기의 형상을 논하고, 항공 문제로 아찔한 일정 취소 및 변경 해프닝을 겪은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갈라 프레젠테이션 '아네트' 기자회견, 마스터 클래스, 관객과의 대화(GV) 등 빼곡한 스케줄로 보답할 예정이다. 또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 엄정화는 액터스 하우스 마지막 주자로 대미를 장식한다.

부산=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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