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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관계사 3천억 사모달러채 미상환…17조 달러채 디폴트 위기

입력 2021-10-08 11:46

4일 만기도래 사모 달러채 미상환…유예기간 없어 실질적 디폴트 상태
17조 공모 달러채 '자동 디폴트' 위기…헝다물업 매각대금으로 '진화'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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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만기도래 사모 달러채 미상환…유예기간 없어 실질적 디폴트 상태
17조 공모 달러채 '자동 디폴트' 위기…헝다물업 매각대금으로 '진화' 가능성도

헝다 관계사 3천억 사모달러채 미상환…17조 달러채 디폴트 위기

300조원이 넘는 부채를 짊어진 채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한 관계사가 지난 4일 만기 도래한 3천억원대 사모 달러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헝다가 이 채권의 보증인이어서 이를 계기로 17조원대 규모에 달하는 헝다의 공모 달러 채권이 연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일으키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8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헝다 협력사인 홍콩 쥐샹(鉅祥·Jumbo Fortune)이 발행한 2억6천만 달러(약 3천100억원) 규모의 달러 채권 만기가 지난 4일 도래했지만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쥐상은 헝다의 공동 경영 업체로 헝다 자회사인 헝다부동산(恒大地産)이 일부 지분을 갖고 있다.

헝다는 쥐상이 발행한 이 채권의 보증을 섰다.

계약서상으로 이 사모 달러 채권은 다른 공모 달러 채권과 달리 금융시스템 장애 등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는 유예 기간을 따로 두지 않는다.

이 채권 관계인은 차이신에 "헝다가 끝내 상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채권자와 헝다 간 소통이 줄곧 원활치 않다"고 밝혔다.

앞서 헝다는 지난달 23일과 29일 각각 예정된 달러 채권 이자 8천350만 달러(약 996억원), 4천750만 달러(약 557억원)를 지급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해당 채권들은 30일간의 유예 기간이 있는 공모 채권들이어서 헝다가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낸 것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채권자와 헝다 측이 공식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실질적으로 디폴트 상태에 빠진 것이다.

채권자들은 8일 헝다 측에 채무 상환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보내는 한편 별도로 내용증명도 송부할 예정이다.

홍콩 관계 법령에 따르면 채무자가 내용증명을 받고도 21일 이내에 빚을 갚지 못하면 채권자는 일부라도 채권을 강제 회수하기 위해 파산 신청을 할 수 있다.

350조원대에 달하는 전체 빚 규모에 비춰볼 때 이번에 문제가 된 3천억원대 채무의 규모는 비교적 작은 편이다.

하지만 헝다가 이 문제를 당장 해결하지 못하면 대규모 연쇄 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현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헝다의 전체 부채는 위안화로 약 2조 위안(약 370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대부분은 중국 본토에서 조달한 것이다.

역외에서 발행한 달러 채권은 다시 공모 채권과 사모 채권으로 나뉘는데 현재 남아 있는 공모 채권이 10건에 걸쳐 142억 달러(약 17조원), 사모 채권이 6건에 걸쳐 20억 달러(약 2조4천억원) 규모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헝다가 그간 처리에 신경을 쓰지 못한 사모 달러 채권 문제가 이제는 시장의 관심이 초점으로 부상했다.

10건의 공모 달러 채권의 계약서에는 헝다나 그 계열사가 2천만 달러 이상의 부채를 상환치 못하는 일이 발생하면 해당 채권 역시 교차 디폴트가 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즉, 헝다가 보증을 선 쥐샹 채권이 디폴트가 난 것으로 최종 선언되면 만기 여부와 관계없이 총 17조원에 달하는 헝다 공모 달러 채권 10건 모두가 연쇄 디폴트가 난 것으로 간주되면서 헝다 사태가 급속히 통제 불능의 사태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헝다는 은행과 계열사 지분 등 핵심 자산을 순차적으로 처분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는데 연쇄 디폴트로 파산 절차가 시작되면 핵심 자산이 동결되면서 헝다의 사업 정상화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다.

차이신은 "전체 그룹 차원에서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사모 달러 채권이 헝다의 향후 자산 처리에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헝다가 부동산 관리 사업 계열사인 헝다물업(物業) 지분 51%를 약 400억 홍콩달러(약 6조1천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만약 거래가 성사되면 헝다가 쥐샹 채권부터 상환하면서 최악의 연쇄 디폴트 사태를 피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있다.

헝다가 헝다물업을 다른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허성촹잔(合生創展·Hopson Development)에 매각한다는 보도가 나온 지난 4일부터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식은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8일 오전까지 헝다는 이번 연대 채무 불이행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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