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전환 수술을 한 고 변희수 하사를 군이 강제로 전역시킨 건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전역 심사를 할 때 변 하사를 여성으로 봤어야 했는데, 남성으로 보고 장애가 있다고 한 건 위법하다면서 전역 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고 변희수 하사는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군인으로 복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고 변희수/하사 (2020년 1월) :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제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하지만 육군은 고 변희수 하사를 지난해 1월 군에서 강제 전역 처분했습니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지 두 달 만이었습니다.
변 하사는 전역 취소 소송을 낸 후, 지난 3월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1심 법원은 변 하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군의 전역 조치는 위법이라고 했습니다.
육군은 성전환 수술 후 변 하사의 상태를 심신장애로 봤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역심사 당시의 성별인 여성을 기준으로 심신장애를 판단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봤습니다.
수술 직후 법원에 성별 변경을 신청하고 군에 알린 점, 전역 이후 결과가 나왔지만 통상 그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따라서 육군이 여성에게 남성의 성 기능을 잃은 것을 기준으로 삼은 건 '살펴볼 필요도 없이 위법'이라고 했습니다.
육군이 변 하사의 전역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성전환자들의 군 복무에 대해서는 기본인권과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육군은 항소할 것이 아니라 위법한 전역 처분에 대해서 반성해야 하며…]
국방부는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성전환자들에 대한 군 복무에 대해 올해 안에 관련 정책 연구 용역을 맡길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