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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차별·편견 맞선 'F20' 조현병 아들 감춘 장영남 짙은 모성애

입력 2021-09-30 15:28 수정 2021-09-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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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주영, 홍은미 감독, 장영남, 김강민이 영화 'F20' 개봉을 앞두고 3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KBS 한국방송(왼쪽부터) 김주영, 홍은미 감독, 장영남, 김강민이 영화 'F20' 개봉을 앞두고 3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KBS 한국방송

아주 작은 오해도 거대한 칼날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로 조현병을 소재로 다룬 영화 'F20(홍은미 감독)' 기자간담회가 30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홍은미 감독과 배우 장영남, 김정영, 김강민은 29일 공식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첫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F20'은 아들의 조현병을 숨기고 싶은 엄마 애란(장영남)의 아파트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엄마, 경화(김정영)가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다.

홍은미 감독은 'F20' 연출 의도에 대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 배척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현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이기 전 드라마 스페셜의 장점이 실험적인 것과 주제의식이 있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시너지로 발휘 돼 영화까지 나올 수 있게 됐다"며 "인물들의 서사와 심리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간 드라마 PD로 활동한 홍은미 감독은 "F20'을 통해 영화 매체도 경험하게 됐다. "좋은 기회가 생겨 브라운관으로 송출되는 콘텐트가 아닌, 스크린에서 선보일 수 있는 콘텐트도 만들게 됐다"며 미소지은 홍은미 감독은 "영상물 자체는 큰 차이가 없지만, 스크린은 TV나 태블릿 액정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종합] 차별·편견 맞선 'F20' 조현병 아들 감춘 장영남 짙은 모성애

제목 'F20'은 신선하지만 처음 접했을 땐 낯선 표현이기도 하다. 감독에 따르면 이는 조현병의 의학적 질병 분류코드로, 국제적으로 표현되는 표기법이다. 콘텐트를 한 단어로 각인시킬 수 있는 제목을 결정하기 위해 작가와 많은 고심과 시간을 보냈다는 홍은미 감독은 "공인 된, 의학적·과학적으로 질병으로 분류 된 병이기 때문에 치료할 수 있고 완치를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것에 방점을 둔다면 가장 중립적인 표현이 아닐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장영남과 김정영은 각각 조현병을 앓는 아들을 두고 있는 엄마 애란과 경아로 분했다. 같은 조현병, 같은 모성애로 경계짓지만 상황과 인물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영화와 두 배우는 여실히 보여준다.

장영남과 김정영이 'F20' 출연을 결정지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시나리오였다. 특히 "대본의 흡인력이 남달랐다"고 강조한 장영남은 "기획 의도에 편견과 차별에 관해 작가님이 써 둔 글이 있었는데 '내가 누군가를 오해했을 때, 그것이 언젠가 나에게 칼날이 돼 돌아올 것이다'는 글이 굉장히 좋아 '하고 싶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캐릭터를 위한 고민 또한 우열을 가릴 수 없다. 김정영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작품이 갖고 있는 묵직함과 깊이가 와 닿았는데, 그 중에서도 경아는 겉으로 보기에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온화한 인물이지만 사회적 부당한 편견이나 오해를 받을 땐 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꿋꿋하게 긍정의 마인드를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싶었다"고 단언했다.

 
[종합] 차별·편견 맞선 'F20' 조현병 아들 감춘 장영남 짙은 모성애
[종합] 차별·편견 맞선 'F20' 조현병 아들 감춘 장영남 짙은 모성애

"많은 작품을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역할은 처음이다"며 미소지은 장영남은 "한 인물의 감정을 오롯히 드러내야 했기 때문에 나에게도 고무적이었고, 책임감과 긴강도 많이 느꼈다. 무엇보다 애란은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 모성애가 짙은 엄마이기 때문에 감정의 쌓임과 섬세한 표현을 고심했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도 자칫 작은 표현 하나가 왜곡돼 보일까 조심 또 조심했다고. 홍 감독은 촬영 직전 미국에서 제작돼 국내까지 정식 출간 된 '조현병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직접 구매해 배우들에게 전달했고, 배우들은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꼼꼼하게 읽어 작품 뿐만 아니라 소재에 대한 이해도 완벽하게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최근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에서 흉부외과 레지던트 2년 차 임창민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김강민은 'F20'을 통해 스크린 주연 데뷔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캐릭터를 올바르게 표현하기 위해, 또한 작품이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감독과 꾸준히 이야기 하고 공부하고 조사하며 연기에 임했다.

 
[종합] 차별·편견 맞선 'F20' 조현병 아들 감춘 장영남 짙은 모성애

김강민은 "주변에서 축하 인사를 많이 해줬고 부모님도 응원과 지지를 보내 주셨다. 부모님께서는 내가 TV에 잠시만 나와도 좋아하셨는데, 이번엔 더 오래 볼 수 있다고 굉장히 좋아하셨다"며 "아직은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 본다는 자체가 어렵게 다가오지만 이번 작품은 선배님들이 계셔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그 경험이 앞으로도 깊게 남을 것 같다"고 진심을 표했다.

'F20'은 아파트라는 익숙한 장소, 낯설지만 신선한 음악의 힘도 크게 작용한다. 홍은미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살다 보니 관심과 배려를 받을 수 있는 만큼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공간' 모두를 표현할 수 있는 곳은 아파트가 가장 최적이라 생각했다"며 "음악 감독에게는 '음악이 장면과 감정을 먼저 끌고 가지 않기를 바라고 낯설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드렸는데 잘 나왔다"고 흡족해 했다.

마지막으로 홍은미 감독은 "이 작품은 어떠한 영화적 재미보다, 한 줄로 정의 내릴 수 없지만 관객들이 극장을 나설 때 '내가 누군가를 오해 하지는 않았나, 혹은 상처를 주지 않았나, 그저 툭 뱉은 말이 생각보다 크게 누군가를 찌르지는 않았을까'라는 마음을 한번씩만 느껴 준다면 충분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잘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내달 6일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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