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로야구에서 지난 9월 한 달 동안 4할 타율을 가뿐히 넘긴 선수 키움 이정후 선수입니다. 어떤 투수가 어떤 방법으로 던져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문상혁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방망이 끝에 맞았는데도, 누구도 잡지 못하는 안타를 만들고 무릎 밑으로 파고드는 공도 강한 타구로 바꿔버립니다.
누가, 어떻게 던지든 당황하지 않는 선수, 이렇게 키움 이정후는 타석에 설 때마다 안타를 쳐내며 줄곧 타율 1위였던 KT 강백호를 훌쩍 넘었습니다.
3할만 돼도 잘 친다고 하는데, 9월 한 달만 보면, 이정후의 타율은 5할에 가깝습니다.
[이정후/키움 : 좋았을 때는 타격 폼이 서서 부드럽게 시작했더라면…]
부드럽게 친다는 말처럼, 간결하고 정확한 스윙.
10번 휘두르면 한 번 공을 놓칩니다.
그만큼 헛스윙이 적고, 어떻게든 공을 맞힙니다.
투수들이 이정후를 까다로워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강병식/키움 투수코치 : 선구안이 원래 좋은데 타석에서 참을성도 많이 생기고 볼넷 비율이 높아지고…]
방망이를 유혹하는 공에 웬만하면 속지 않습니다.
올 시즌 440번 넘게 타석에 섰지만, 삼진은 30번뿐입니다.
그러면서 볼넷은 2배 가까운 58개를 골랐습니다.
공을 흘려보낼 때도 굳이 포수의 글러브를 확인하지 않습니다.
기회를 많이 얻은 동시에, 이때다 싶으면 짧고 빠른 스윙으로 때려냅니다.
[이정후/키움 : (타격왕을)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더 안 되더라고요. 손을 뻗으면 뻗을수록 그게 멀어져서…]
신인왕에 오른 뒤 타격왕에 도전했던 2년차 때와는 달리 이정후가 남은 24경기 동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아버지 이종범에 이어 '부자 타격왕'도 가능합니다.
프로야구는 물론, 143년 역사 메이저리그에서도 아직 나오지 않은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