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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인간실격' 전도연, 숨막히는 열연…류준열에게 "사라지고 싶다"

입력 2021-09-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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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방송된 JTBC 드라마 '인간실격' 캡처 화면25일 방송된 JTBC 드라마 '인간실격' 캡처 화면


벼랑 끝에 있는 전도연(부정)이 류준열(강재)에게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과 절망감을 드러냈다.

25일 방송된 JTBC 1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인간실격'에서는 인생의 내리막길 위에 있는 전도연이 '역할 대행' 류준열과 모텔에서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전도연은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면서도 특유의 덤덤한 표정과 차분한 말투로 숨 막히는 열연을 펼쳤다. 이에 류준열은 물론 함께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뭉클하게 하며 '인간실격'만의 농도 짙은 몰입감을 또 한 차례 높였다.

이날 전도연은 혼자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우울감 때문에 류준열을 다시 찾았다. 류준열은 모텔방에 먼저 도착한 전도연을 발견하고 "뭐 하고 싶어서 불렀냐"고 물었다. 전도연은 덤덤히 "그냥 누군가와 있고 싶었다. 집이 아닌 곳에서 가족이 아닌 누군가와"라며 쓸쓸한 기운을 내뿜었다.

이어 전도연은 한 편의 시 같은 대사를 독백하기 시작했다. 독백하는 동안 화면에는 그간 전도연의 인생을 힘들게 하는 것들이 지나갔다. 외도가 의심되는 남편 박병은(정수)부터 그의 첫사랑 김효진(경은), 폐지를 줍고 다니며 생활고를 겪고 있는 아버지 박인환(창숙), 또 오랜 기간 자신이 인생을 걸고 대필해준 작가 박지영(아란)까지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함께 등장한 그들의 모습에 전도연의 대사가 진한 슬픔에 가득 찼다.

전도연은 그들을 떠올리며 "내 가족이 아닌 누구하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하면서 가만히 있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류준열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안 해도 되고, 아무 생각도 안 해도 되고, 아무 걱정도 기대도 할 필요 없는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전도연의 한없이 쓸쓸한 모습에 류준열도 금방 동화돼 "그럼 편안히 누워 있어라"라고 위로했다. 전도연은 "너무 오랜만에 약속을 나오는 거라 뭘 가지고 나와야 좋을지 몰라서 식탁 위에 있는 귤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이에 류준열이 "소풍 가는 마음으로 왔구나"라고 말하자, "소풍은 아니고 사라지고 싶은 마음으로 왔다"며 괴로운 심정을 내비쳤다.

류준열은 그런 전도연을 어떻게 위로해 주면 좋을지 고민하다 "다음에 어디서 우연히 만나면 같이 죽을래요?"라며 치기 어린 말을 던졌다. 전도연은 대답하지 않고 "삼십 분만 누워 있다가 가려고 한다. 혹시 잠들면 먼저 가라"라고 대신 말했다.

이후 드라마 말미 전도연은 이전에 류전열과 만났었던 옥상으로 향했고, 옥상 안쪽에서 낮게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끌려 발길을 옮겼다. 전도연이 서서히 다가가던 그때, 인기척을 느낀 류준열이 돌아봤다. 또 한 번 운명처럼 만난 두 사람의 모습과 앞서 류준열이 했던 대사 때문에 긴장감이 높아졌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

박상우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woo1@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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