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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그 자리에서 김밥 팔던 할머니, 평생 모은 6억 기부했다

입력 2021-09-14 16:52 수정 2021-09-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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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자 할머니.〈사진=LG복지재단 제공/연합뉴스, JTBC 캡처〉박춘자 할머니.〈사진=LG복지재단 제공/연합뉴스, JTBC 캡처〉
50여년 동안 매일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들에게 김밥을 판 할머니가 있습니다. 바로 92세 박춘자 할머니입니다.

박 할머니는 이렇게 김밥 장사로 평생 모은 돈 6억 3,000만 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했습니다. 3억 3,000만 원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고, 3억 원은 장애인 거주 시설인 '성남작은예수의 집' 건립금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는 40세 무렵부터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도 해왔습니다. 60대에 김밥 장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지적장애인 11명을 집으로 데려와 자식처럼 돌봤습니다.

LG 복지재단은 이처럼 어렵게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고, 장애인을 위해 봉사해 온 박 할머니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박 할머니는 지난 5월부터 월셋집 보증금 가운데 2,000만 원마저 기부한 뒤 한 복지시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는 먼 훗날 남겨질 재산마저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남을 도울 때 가장 즐겁고, 장애인을 도울 때는 있던 걱정도 싹 사라진다"고 박 할머니는 말했습니다.

 
최복동 소방위, 김현필 경위, 이한나 씨, 정영화 소방교.〈사진=LG복지재단 제공/연합뉴스〉최복동 소방위, 김현필 경위, 이한나 씨, 정영화 소방교.〈사진=LG복지재단 제공/연합뉴스〉
이 밖에 15년째 폐품을 모아 번 돈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 58세 최복동 소방위, 물에 빠진 이웃을 구한 55세 김현필 경위와 36세 이한나 씨, 31세 정영화 소방교도 LG 의인상 수상자로 뽑혔습니다.

전남 담양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최복동 소방위는 폐품을 모아 번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휴일마다 폐품을 모아 수익금 600~7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렇게 기부한 돈만 벌써 1억 원이 넘습니다. 최 소방위는 "땀 흘려 노력한 대가를 기부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폐품을 모아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김현필 경위는 지난달 8일 야간 근무를 하다 실종 신고를 받았습니다. 실종자는 30대 남성이었습니다. 김 경위는 실종자 휴대전화 GPS에 마지막으로 잡힌 장소로 출동했고, 어둠 속에서 비명을 듣자마자 구명환을 끼고 10m 높이에서 물에 뛰어들어 남성을 구했습니다. 김 경위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물속으로 뛰어들기 두려웠지만, 곧 30살이 되는 아들이 떠올라 용기 냈다"고 했습니다.

어린이 수영강사이자 인명구조 자격증을 가진 이한나 씨는 지난 4일 자녀들과 전남 완도군 보길로 중리해수욕장에 갔습니다. 이 씨는 이날 조류에 떠밀려 가는 어린이 2명을 발견하고 50m를 헤엄쳐 구조했습니다. 이 씨는 "수심이 깊어 긴장했지만, 엄마의 마음으로 구조했다"면서 "아이들이 잘 버텨줘 고마울 따름"이라고 밝혔습니다.

대구 동부소방서 정영화 소방교는 지난달 2일 경북 포항 흥환해수욕장으로 휴가를 갔다가 엎드린 채 바다에 떠 있는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정 소방교는 곧장 바다에 뛰어들어 남성을 물 밖으로 끌어냈고, 심정지 상태인 남성에게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해 생명을 살렸습니다.

LG 의인상은 사회에 귀감이 되는 선행을 한 시민에게 주는 상입니다. LG그룹 3세 경영자인 고(故) 구본무 회장이 만든 상으로, 2015년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고 구 회장의 뜻을 담아 만들어졌습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62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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