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11 테러가 일어난지 어느덧 2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피해자들의 삶은 어땠을까, 저희 취재팀이 찾아봤습니다. 대부분 악몽과 끔찍한 기억 때문에 힘들어 했습니다. 한 미국인 유가족은 미국 정부의 대처와 아프간 전쟁에 대해 비판적이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20년 전 그 날 크리스틴은 남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잊지 못합니다.
남편은 크리스틴을 안심시켰습니다.
[크리스틴 브라이트와이서/9·11 테러 희생자 부인 : (그의 마지막 말, 마지막 메시지를 기억하세요?) '걱정 마. 나는 괜찮아. 사랑해'였어요. 다른 비행기가 자신이 근무하는 건물로 향하고 있었던 걸 그는 몰랐을 겁니다.]
몇 분 뒤 남편이 있는 건물엔 두 번째 비행기가 충돌했습니다.
그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두 살 배기 아이와 남겨진 크리스틴은 미국 정부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크리스틴 브라이트와이서/9·11 테러 희생자 부인 : (테러) 정보가 공유됐더라면, 즉시 탈출하라고 했더라면 그렇게 죽지 않았겠죠. 당연히 미국 정부가 테러를 못 막은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요. (정부를 상대로 소송하진 않았죠?) 그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막았어요.]
누구도 이 일에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와 싸워 온 시간이 부정당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크리스틴 브라이트와이서/9·11 테러 희생자 부인 : 정부는 그 치욕을 가리고 싶었겠죠. 하지만 (남편이) 살해당했는데 누가 관여했고 책임이 있는지 알아야죠.]
최근 크리스틴이 아프가니스탄을 보는 마음은 복잡합니다.
미국 정부가 시작하고 끝낸 전쟁에 또 많은 사람이 희생됐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틴 브라이트와이서/9·11 테러 희생자 부인 : 제 가슴에도 피가 납니다. (아프간에 갇힌) 무고한 민간인들을 생각하면요. 사랑하는 이를 잃은 기분을 저는 알고 봐왔잖아요. 저와 같은 일을 그 누구도 겪길 바라지 않습니다.]
(화면출처 : PBS)
(영상그래픽 :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