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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국민 앞에 사죄해야"…41년 만에 열린 고 이소선 여사 재심

입력 2021-09-09 15:30 수정 2021-09-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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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명예가 회복되고, 전두환이 국민 앞에서 사죄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가 법정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서울북부지법은 오늘 오전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故) 이소선 여사에 대한 첫 재심 공판을 열었습니다. 유죄 선고 41년 만입니다.

전태일 열사 동생 전태삼 씨가 오늘(9일) 오후 서울 북부지법 앞에서 계엄포고 위반 혐의로 처벌 받은 이소선 여사 재심 사건 첫 공판을 마치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어환희 기자〉전태일 열사 동생 전태삼 씨가 오늘(9일) 오후 서울 북부지법 앞에서 계엄포고 위반 혐의로 처벌 받은 이소선 여사 재심 사건 첫 공판을 마치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어환희 기자〉

이 여사는 1980년 5월, 고려대학교 시국 성토 농성에 참여해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알리는 연설을 했습니다. 또 한국노총 농성에서 노동3권 보장을 외치고, 신군부 쿠데타 음모를 규탄했습니다. 당시 계엄보통군법회의는 이 여사가 불법 집회를 주도해 계엄포고를 어겼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에 대해 검찰은 지난 4월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군사 정권 당시 내려진 유죄 판결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다시 구한다는 취지입니다. 오늘 재판에서 검찰 측은, "이 여사의 행위는 시기, 동기, 목적, 대상, 수단, 결과에 비추어볼 때 민주화 운동 관련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일어난 이러한 행위들은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행동으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오늘 재판에는 이 여사의 아들, 전태삼 씨도 참석해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전 씨는 “1980년 5월 전두환이 지명수배를 내리고, 어머니를 검거해서 서울형무소에 가두어 놓고 조그마한 몸에 오랏줄을 감았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재심을 통해 "정의로운 민주국가가 돼야 하고, 전두환은 국민 앞에서 사죄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습니다.

재판부는 전태삼 씨의 발언을 포함해 이 여사가 참여한 집회 및 연설 관련 진술과 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다음 달 14일 두 번째 공판을 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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