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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농기계, 포토샵으로 만든 가짜였다…농민들 속여 2억 뜯어낸 '중고사기' 일당

입력 2021-09-09 12:04 수정 2021-09-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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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캡처(좌), 분당경찰서 제공/연합뉴스(우)〉〈사진=JTBC 캡처(좌), 분당경찰서 제공/연합뉴스(우)〉
인터넷 중고장터에 올라온 글입니다. 중고 농기계를 판다는 내용입니다. 구입 시기와 판매 가격, 연락처가 적혀있습니다. 사진도 함께 올렸습니다.

판매자 A 씨는 "전체적으로 기본점검을 마쳤다"며 "구매하고 따로 손 볼 데 없다"고 적었습니다. "자세한 건 전화를 달라"고도 했습니다. 구매자들은 A 씨에게 연락했고, 거래 과정에서 돈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판매 글은 '사기'였습니다. A 씨는 직접 갖고 있지도 않은 농기계 사진을 포토샵으로 꾸며 교묘하게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87명, 피해 금액만 무려 2억 3,000만 원에 달합니다.

 
〈사진=JTBC 캡처〉〈사진=JTBC 캡처〉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인터넷 중고장터에 농기계를 판다는 글을 올리고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혐의로 A 씨 등 3명을 붙잡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동네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A 씨는 구속됐고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이들의 범행 수법은 치밀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농기계 사진을 확보해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마치 직접 갖고 있는 농기계인 것처럼 꾸며 사진을 올렸습니다. 귀농을 준비하거나 농민인 중장년층을 노린 겁니다.

같은 전화번호와 아이디로 범행을 반복하면 정체가 탄로 날 걸로 생각해 휴대전화 유심칩 10여 개를 구매해 번갈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A 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중고 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금액이 큰 경우엔 직접 실물을 확인하는 대면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면서 "거래 전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홈페이지 '사이버사기의심 전화계좌조회' 등을 통해 유사 피해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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