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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 기자회견 연 김웅…제보자·고발장 작성자 논란 가중

입력 2021-09-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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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에서 핵심 인물로 떠올랐죠. 고발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고발장 전달 여부는 여전히 '기억이 안 난다'고 해서 그간의 오락가락 해명을 되풀이 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고발 사주'의혹이 불거진 지 엿새만에, 의혹의 키맨,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첫 마디는, 문제의 고발장은 본인이 작성한 게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뉴스버스'와의 통화에선 직접 고발장을 작성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윤석열 캠프는 이 통화 내용을 들어서, 김 의원이 고발장을 썼다는 점을 강조했죠. 이 부분을 부인한 겁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 모 매체를 통해 보도된 해당 고발장은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님을 명백히 밝힙니다. 최모 의원의 관련 문제를 당내에서 최초로 제기했다는 점을 밝히는 것이었고, 실제 보도된 본건 고발장은 저와 관련이 없습니다.]

고발장 작성자 얘긴 조금 후에 다시 하고요. 김 의원은 손준성 검사에게 고발장을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기존의 해명을 되풀이 했는데요. 정황상 자료를 당에 전달했을 수는 있다고도 했습니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하는 이유도 밝혔는데요.

[김웅/국민의힘 의원 : (보도된) 이 자료들이 사실이라면 정황상 제가 손모 씨로부터 그 자료를 받아 당에 전달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의 단순한 기억력에 의존한 추측성 발언을 한다면 더 큰 혼란을 빚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로 방어적으로 대응한 김 의원 일각에서 제기된 "정치공작에 가담했단 루머엔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강공을 폈는데요. 김 의원이 기억난다고 말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당시 손준성 검사와 문자를 나눴던 건 기억난다는 겁니다. 이런 내용이었다고 하는데요.

[김웅/국민의힘 의원 : 제가 손준성 검사하고 사실 문자를 나눴던 것은 기억이 나거든요. '지금 대검 안에서 총장이 상당히 외로운 상황이라고 들었다' '너라도 잘 보필을 하고 힘내라' 이런 문자를, 격려 문자를 보낸 적은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손 검사에게 법리 검토를 받은 거냐는 질문에는 부인했습니다. 본인이 선거법 전문가인 데다가, "당에 법률지원팀이 있는데, 굳이 왜 공안 전문가도 아닌 손 검사에게 맡기겠느냐."고 한 겁니다.

'고발 사주' 의혹에서 새롭게 논란으로 떠오른 부분이죠. 바로 '제보자'가 누구냐 하는 겁니다. 김 의원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보자가 누군지 안다" "제보자는 윤석열 유승민 모두 잡으려는 거다" 또 "지금은 황당한 캠프에 가있다. 조작 등의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등의 말로 제보자를 흠집내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공익제보자 신분이라, 법적으로 제보자에 대해 얘기하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해당 제보자를 특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 그 당시에 자료를 줄 수 있을 만한 사람이 한 두세 분밖에 없습니다. 근데 제가 법무연수원 명함을 들고 다녔었을 때 만났던 분은 한 분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특정이 된다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제보자가 중요한 이유, 이번 '고발사주' 의혹의 성격이 규정되기 때문이겠죠. 윤석열 캠프는 여권 발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는데 문제의 제보자가 국민의힘 관계자라면 의혹의 결이 달라지는 겁니다. 김 의원은 오늘 정부 여당을 향해 "일체의 공작을 중단하라"고도 했는데요. '공익제보자'로 신분이 전환되기 전엔 국민의힘에서도 제보자를 압박했죠.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제보자가 숨어서 그냥 계속 뉴스버스하고 이런 일종의 협잡만 하고 본인은 책임 안 지고 안 나오고 하는 거는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보도의 신빙성이, 신뢰성을 오염만 시키는 거죠. 그니까 이제는 나와야 될 시점이에요.]

김 의원이 지목한 자료 전달자, 당시 미래통합당 선대위 관계자 A씨는 본인이 제보자가 아니라고 했다고 하죠. 자료를 받은 사람과 제보자가 다른 인물일 수 있는 겁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A씨는 '당시 대화한 텔레그램 방이 남아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으며 윤석열 전 총장과 관련된 내용은 기억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신은 제보자가 아닌데 황당하다며 제보자 색출로 프레임이 잡히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스버스' 측은 제보자는 국민의힘 관계자가 맞다고 다시 확인했는데요. 다른 캠프 활동을 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전혁수/뉴스버스 기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제보자 얘기는. 다른 캠프에서 활동하시는 분은 없는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뉴스버스' 기자는 당시 김웅 의원이 제보자에게 '대검 민원실'에 고발장을 접수하라고 특정했다는 내용도 새롭게 공개했는데요. 이 내용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게 김 의원의 답변입니다.

[전혁수/뉴스버스 기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웅 의원이 전화해서 이건 중앙지검으로 가지 말고 반드시 대검 민원실에 접수를 해라, 라고 얘기를 했다고 하고요. 검찰, 그때 당시의 상황을 봤을 때는 굉장히 좀 갈등이 심한 상황이었잖아요.]

고발장 작성자 얘기를 다시 해보겠습니다. 김 의원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얘기인 것 같은데요. 김 의원이 본인이 썼다고 했던 고발장은 지난 해 4월 3일과 8일 전달된 두 건의 고발장 중 8일에 전달된 거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겁니다. 문제는 이 8일 전달된 고발장이 실제 지난 8월 실제 접수된 고발장과 내용이 거의 똑같다는 거죠. 최 대표의 잘못된 주민등록번호도, 잘못된 유튜브 조회수도 그대로 복사됐습니다. 김 의원은 텔레그램 속 고발장은 본인이 쓴 게 아니라면서, 본인이 초안을 잡은 고발장은 수기로 쓴 거라고 정정했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 제 기억에는 A4 한 장이었고 제가 뭘 할 때 이렇게 연필로 써가면서 설명을 해 주거든요? 도표 같은 것도 그리면서. 그렇게 해서 보냈던 것은 제가 그건 확실하게 기억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제일 먼저 이게 유튜브 방송에 나온 것들을 보고 이건 이미 기소된 내용과 배치된다, 라는 걸 제가 알아냈거든요. 만약에 제가 작성을 했었으면 손모 검사한테 제가 그걸 받을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지난 해 8월 고발장을 썼다는 변호사는 고발장의 초안을 당에서 받았다고 했는데요. 고발장 초안은 언론에 보도된, 텔레그램에 등장한 고발장과는 다른 버전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럼 텔레그램 사진 속 고발장과 실제 접수된 고발장이 왜 거의 유사한지 김 의원이 쓴 초안은 어디로 전달돼 어떻게 소화된 건지 의문점이 계속 남는 대목입니다.

[조성규/최강욱 사건 담당 변호사 (음성대역) : 언론보도 초안은, 편집형태가 다르고 고민정이 당선자로 표기돼있습니다. 검찰이 예쁘게 고발장을 만들었으면 그대로 쓰면 될일이지 편집본이 버전이 다른 것이 존재한다는 게 이상합니다. (검찰이) 허접한 고발장을 당에 전달했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고발장 보냄'의 당사자 손준성 검사는 앞서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웅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죠. 결국 이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건 검찰일텐데요. 대검찰청 감찰부는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인정하고, 관련 자료 등을 제출 받았습니다. 손 검사가 당에 넘긴 것으로 알려진 고발장과 당시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 제보자의 휴대전화 등입니다. 대검은 손 검사의 컴퓨터도 확보한 상태인데, 아직 관련 보도는 나오지 않았죠. 윤 전 총장과 가까운 권성동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손준성 검사가 쓴 컴퓨터를 압수수색했다, 라는 보도를 봤는데 그 외 진행 상황에 대한 보도가 전혀 없거든요. 그런 걸로 봐서는 감찰 결과 소위 여권이 원하는 그런 자료를 입수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애초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윤석열 전 총장, 여론의 관심이 제보자와 고발장 작성자로 옮겨가면서, 한숨 돌린 상태라고 할까요.윤석열 캠프는 "김웅 의원과 제보자 간의 진실게임"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만일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자료를 전달했다고 하더라도, 윤 전 총장은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사주를 지시'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윤희석/윤석열 캠프 대변인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손준성 보냄'이) 캡처가 되었고, 김웅 의원이 전달을 받아 누구에게 주고 하는 이야기하고 거기에 윤석열 총장이 연루되었다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둘 사이의 연관관계를 뭐 하나라도 확실하게 댄 근거가 없지 않습니까?]

국민의힘 내부에선, 제보자가 누구냐, 어느 캠프 소속이냐, 공방이 벌어지면서시끄러운 상태죠. 이 대선 시기에 '고발사주' 의혹이 다른 이슈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도, 다른 후보들 입장에선 마뜩찮을 겁니다. 검찰수사와 공수처 수사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당이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선제적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단 주장이 나왔죠. 원희룡 전 지사입니다.

[원희룡/전 제주지사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같은 후보들 내에서도 사실관계를 앞질러 가면서 사퇴니 사과니 이런 서로 공격하는 내부 공격하는 이런 양상도 생기고 해서요. 매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선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혀서 그에 대한 성격 규명을 우리가 같이 한 상태에서 한 팀으로 대응을 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추미애 후보가 대표적인데요. 손준성 검사는 윤 전 총장의 '수족'이었다면서 지금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증거가 어딘가엔 남아있을 거라고 자신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여러 가지 중앙컴퓨터를 다 대청소를 했을 것 같거든요. 이미 윤석열 전 총장이나 또 누구죠. 손준성. 여러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본체의 증거가 사라졌을 텐데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 하고 큰소리를 땅땅 치는 것 같은데 디지털 증거의 특징이라는 건 어딘가 남아 있어요, 사실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법개혁 후속 입법과 2단계 검찰개혁 입법에 나서겠다고 했는데요. 윤 전 총장의 사죄와 관련자 전원 출당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검찰 수사권을 사유화하고, 사적 보복을 자행했습니다. 야당과 내통하며 선거에 개입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합니다. 국민의힘도 자체 조사를 통해 관련자 전원을 즉각 출당시켜야 할 것입니다.]

김웅 의원 기자회견, 논란 해소는 커녕 오히려 논란 더 키우고 있죠. 국민의힘 내에서도 불만이 나왔습니다. 윤 전 총장은 오늘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공작'에 대한 해명에 나섰는데요.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맹탕' 기자회견 연 김웅… 제보자·고발장 작성자 논란 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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