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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 통째로 방치한 학교…고3이 시험지 찍어 일부 유출

입력 2021-09-07 19:12 수정 2021-09-0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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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밤 10시쯤 경남의 한 고등학교에는
당직자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음날엔 수능 모의평가가 예정돼 밤 9시 50분쯤 모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3학년 학생이 집에 가다 말고 학교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교실에 놓고 온 물건을 찾으러 간 겁니다.

그 사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학생은 평소 대여용 우산이 있는 진학상담실로 향했습니다.
상담실 출입문은 잠겨있었지만 창문은 열려 있었습니다.
학생은 창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지난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이번 사건과 관련 없음.〈사진=JTBC〉 지난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이번 사건과 관련 없음.〈사진=JTBC〉

상담실에는 모의평가 시험지를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학생은 시험지를 보관한 상자를 봤습니다.
세계지리 과목 시험지 상자를 뜯어 그 안에 봉투를 열고
스마트패드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 뒤 역순으로 봉인한 뒤 학교를 빠져나왔습니다.

이후 학생은 시험지를 찍은 사진 파일을 모의평가 당일 아침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오픈 채팅방에 올렸습니다.
문제 풀이를 요청한 건데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한 민원인이
서울시교육청 국민신문고에 관련 내용을 제보하면서
수능 모의평가 시험지 유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이번 사건과 관련 없음.〈사진=JTBC〉 지난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이번 사건과 관련 없음.〈사진=JTBC〉

모의평가 시험지는 지난달 30일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학생들의 출입이 가능한 진학상담실에 두고 지난 1일 시험이 치러질 때까지
사흘 동안 상자째 놓여 있었습니다.

모의평가 시험지는 교무실 안 평가관리실에 보관해야 하고
이중으로 잠금장치도 해야 하는데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박스를 뜯고 그 안에 봉인된 봉투를 개봉했다면
아무리 원상태로 복구한다 하더라도 흔적이 남습니다.
하지만 학교 관계자는 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수능 시험지 유출 의혹이 제기돼 교육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다음 날인
지난 4일 학생 스스로가 시험지를 유출했다고 자백했습니다.

경남교육청은 경찰 수사와 함께 자체 감사를 통해 사안을 조사 중입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의 관리 부실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전했습니다.
시험지를 규정대로 이중 잠금장치를 한 뒤 교무실에 보관했다면
이날 이 학생은 우산만 가지고 돌아갔을 거라는 겁니다.
경남교육청은 감사 결과에 따라 학교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학교 보안시설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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