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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g 초미숙아 무사히 퇴원…전 세계 32번째 작은 아기

입력 2021-09-06 18:18 수정 2021-09-06 19:08

생후 5개월에 체중 2kg 돌파…"마음까지 큰 아이로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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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5개월에 체중 2kg 돌파…"마음까지 큰 아이로 키울 것"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가 153일간의 신생아 집중 치료를 마치고 지난 3일 퇴원했습니다.
생후 2주 경. 장염으로 금식하며 치료 중인 모습. 〈출처=서울아산병원〉생후 2주 경. 장염으로 금식하며 치료 중인 모습. 〈출처=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신생아팀(김기수·김애란·이병섭·정의석 교수)에 따르면
건우는 지난 4월 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24주 6일 만에 태어났습니다. 몸무게는 불과 288g, 키는 23.5cm였습니다. 어른 손바닥 한 폭에 들어가는 초미숙아였습니다. 의료진은 건우가 무사히 자라길 기원하며 288g을 거꾸로 읽어 '팔팔이(882)'라고 불렀습니다.
 태어난 지 4일째 된 건우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출처=서울아산병원〉 태어난 지 4일째 된 건우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출처=서울아산병원〉

건우는 태어난 직후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었습니다. 초미숙아들의 생존확률은 1%도 안 됩니다. 그래서 합병증 없이 건우가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400g 이하 체중의 초미숙아가 생존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200g대로 태어난 건우는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초미숙아 생존 사례 가운데 가장 작은 아기로 기록됐습니다.
태어난 지 한 달째 된 건우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출처=서울아산병원〉태어난 지 한 달째 된 건우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출처=서울아산병원〉

미 아이오와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미숙아 등록사이트에는 현재 286명의 미숙아가 등록돼 있는데, 건우는 32번째로 가장 작은 아기로 등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건우의 엄마는 다섯 달 동안 경남 함안에서 병원이 있는 서울을 오가며 건우에게 줄 모유를 유축했습니다. 그렇게 달려온 거리가 14,000km였습니다.
건우의 퇴원을 앞두고 건우 어머니가 주치의 김애란 신생아과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모유를 젖병수유하고 있다. 〈출처=서울 아산병원〉건우의 퇴원을 앞두고 건우 어머니가 주치의 김애란 신생아과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모유를 젖병수유하고 있다. 〈출처=서울 아산병원〉

의료진들은 자발호흡이 불가능한 상태로 태어난 건우에게 폐 표면활성제를 투여해 심장을 뛰게 했습니다. 이후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신생아 의료팀은 3년 전 302g으로 태어났던 사랑이를 건강하게 퇴원 시킨 경험이 있지만,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했다고 합니다.

건우는 장염으로 일주일간 금식을 하며 정맥관으로 영양분을 공급 받아야 했습니다. 폐동맥 고혈압과 미숙아 망막증도 있었는데 약물 치료로 다행히 잘 조절했습니다. 탈장 수술 한 번만 받고 합병증 없이 무사히 퇴원했습니다.

태어난 지 4개월 중반이 지난 건우가 체중 2kg을 넘어선 모습. 〈출처=서울아산병원〉태어난 지 4개월 중반이 지난 건우가 체중 2kg을 넘어선 모습. 〈출처=서울아산병원〉
생후 80일경 인공호흡기를 뗀 건우는 생후 5개월 즈음에는 체중이 2kg을 넘어섰습니다.

건우 엄마 이서은 씨(38세)는 "가장 작게 태어났지만 앞으로는 가장 건강하고 마음까지도 큰 아이로 잘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건우 퇴원일 날 건우와 건우 부모님의 모습. 〈출처=서울아산병원〉건우 퇴원일 날 건우와 건우 부모님의 모습. 〈출처=서울아산병원〉

주치의인 김애란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미숙아를 가진 많은 가족 분들이 건우를 보여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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