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커지는 '고발 사주' 의혹…"정치공작" vs "검찰 쿠데타"

입력 2021-09-06 17:1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윤석열 전 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죠. 윤 전 총장은 오늘(6일) 이준석 대표와 1시간 가량 독대를 했는데, 고발 사주 의혹은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회 법사위에선 긴급 현안질의를 열고 이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윤석열 전 총장 측이 범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들에 대한 형사 고발을 야당을 통해 사주했다는 의혹 진실은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과 비슷하다는 얘기도 나왔죠.

[영화 '더 킹' : (우리 한 부장님이 끗발 없는 야당까지 찾아오신 걸 보니까 이번엔 좀 바뀔 거 같은 가보네.) 이거 상대편 박살 내라고 가지고 온 건데. 하는 짓들 보니 겁나네 쓸데없는 짓 하는 걸까 봐. 잘 쓰세요. 차분히, 천천히, 쓸데없이 여유 부리지 말고…]

윤석열 전 총장 측은 당시 야당, 특히 야당의 후보로 이제 막 나선 김웅 의원에게 고발을 해달라고 할 필요가 없었단 입장이죠. 실제 고발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윤 전 총장은 오늘도 직접 나서서, '고발 사주' 의혹은 여권의 '정치공작' 프레임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단 둘이 1시간 가량 회동한 직후입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 제가 총장 시절에 국민들이 다 보셨지만 검찰총장을 고립화시켜 가지고 일부의 정치검사들과 여권이 소통을 해가면서 수사 사건들을 처리해 나간 것 자체가, 그게 정치공작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상시 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또 이 프레임을 만들어 가지고 하는 것이니 저는 국민들께서 이런 것 보고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윤 전 총장을 감싸기 보다는 거리를 좀 두고 있죠. 오늘 회동, 관심을 모았던 이유인데, 관련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했습니다. 당내 공조직, 즉 법률지원단에선 문건을 전달받지 못했단 입장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그런 대화는 저희가 나눌 계제가 전혀 아니고요. 제가 궁금한 게 없었는데 어떻게 설명이 있었겠습니까. 저희 당내에서 지금 파악한 것은 당에 이첩된 형태로 남아있는 문건이나 전달받았다는 공조직의 당사자는 아직까지 저희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해당 의혹이 제기된 직후, 이 대표는 '당무감사'를 하겠다고 했었죠. 당무감사에선 밝힐 수 있는 게 제한돼있다며 검찰의 빠른 감찰이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오늘은 후보 '보호'를 위한 네거티브 대응 조직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우리 후보들이나 우리 당에 대해서 제기되는 그런 어떤 아주 정치공세적인 성격이 강한 것들에 대한 네거티브 대응 성격의 조직을 만들자, 라는 공감대가 오늘 최고위에서 있었습니다.]

반면 민주당에선 파상 공세를 펴고 있죠. '윤석열 게이트'라 명명하면서, 검찰과 법무부, 공수처 수사까지 언급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국기문란, 검찰 쿠데타, 어떠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검찰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검찰 문을 닫아야 되는 게 아니냐, 라고 할 정도로 일선 검사들이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우리 대통령 선거사에 이런 대선 후보가 있었습니까? 윤석열 후보는 대선 후보로는 처음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즉각 수사를 받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문제의 '고발 사주' 의혹, 일단 키를 쥔 사람은 두 사람입니다. 현재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두 사람이죠. 먼저 고발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손준성 검사,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입니다. 그리고 손 검사에게 문제의 고발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웅 의원입니다. 의혹을 풀 첫 번째 열쇠, '키'가 있는 부분,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실제 전달했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두 사람 사법연수원 동기로 친밀한 관계라고 하죠. '뉴스버스' 취재기자는 해명 취재 과정에서, 김 의원이 전달받은 걸 인정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고발장에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얘기가 들어간 부분에 대해선 ""윤 전 총장 측이 그런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전혁수/뉴스버스 기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김웅 의원에게 이 관련 내용을 물어봤고 김웅 의원이 굉장히 당황해하면서 '준성이' '준성이'라는 표현을 계속했어요. 그래서 이야기를 한 건 맞다, 뭔가 온 건 맞다. 김건희 씨 얘기는 왜 들어갔냐, 라고 하니까 그때부터 이제 그건 아마 검찰 측 입장에서 전달이 된 것 같다, 라는 말씀을 하셨고…]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증거 중 하나, 이 실명 판결문 위에 찍힌 '손준성 보냄'이라는 글자죠. 텔레그램의 특성상 파일을 전달할 때 원 작성자 이름이 함께 뜬다는 겁니다. 윤석열 캠프는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이 '스모킹 건'으로 떠오른 실명 판결문 유출자, 는 의외로 알아내기 어렵지 않다고 하죠.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 kics)에 있는 판결문 열람기록을 확인하면 된다는 겁니다. 대검찰청은 일단, 손 검사의 컴퓨터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두 번째 '키'가 담긴 부분 손 검사가 만약 문제의 고발장을 전달했다면, 윤 전 총장의 지시였을까, 하는 대목입니다. 손 검사가 있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검찰총장의 지시 없인 움직이기 힘든 자리란 얘기가 나왔죠. 그런데 이 손 검사의 지위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데요. 윤석열 캠프에선 손 검사와는 선을 그었습니다. 조직체계상 검찰총장이 아닌 대검 차장검사 직속인 데다가, 윤 전 총장이 원했던 인물도 아니라는 겁니다.

[김경진/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당시 윤석열 총장 입장에서는 그 전임 김유철 수사정보정책관 유임을 강하게 원했거든요. 그런데 추미애 (당시) 장관이 그 전임자의 유임을 안 시키고 굳이 지금 손준성 정책관으로 지금 바꾼 것이고.]

반면, 추미애 전 장관은 손 검사가 윤 전 총장의 '눈과 귀'라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정책관을 교체하려고 하자 윤 전 총장이 강력 반발했단 겁니다. 본인에게 직접은 아니지만, 다른 경로로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연히 유임 의견이 있었고요. 당연히 대변인은 입이고요. 수사정보정책관은 눈과 귀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수족을 왜 다 자르느냐, 라고 강력한 반발을 했었고요.]

이 두 번째 키, 윤 전 총장이 지시했을 가능성, 당시 정황으로 봤을 때,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추 전 장관의 주장입니다. 당시 3월 31일 MBC의 검언유착 폭로 보도가 있었고, 그 직후에 만들어진 단체 대화방에 손 검사와 한동훈 검사장이 들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끝까지 열지 못했던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윤 (전) 총장 부부와 통화가 폭증하고요. 카톡에 주고받은 문자도 폭증을 했는데 이건 그런 횟수만 알 수 있을 뿐이지 비번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내용을 알 수가 없는 거예요. 그처럼 당당하다면 비번을 공개하고 밝히면 될 일이죠.]

윤석열 캠프에선 실제 고발이 되더라도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했습니다.. 고발도 안 됐지만, 정말로 고발을 '사주' 하려면 당시 당 법률지원단장인 정점식 의원에게 했을 거라는 거죠. 정 의원, 윤석열 캠프의 '공정과상식' 본부장인데 당시 해당 문건을 본 적 없단 입장입니다.

[김경진/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윤 (전) 총장이 굳이 확실한 고발대행자를 찾는다, 이렇게 만약 가정법적으로 가정을 한다면 당시 현역 의원 신분의 야당 법률지원단장에게 직접 보낸다든지 이럴 수는 있겠지만, 신참, 처음으로 선거 출마한 초선의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에게 이런 것을 보낸다? 이건 세 살짜리 애들도 안 하는 짓이거든요. ]

의혹을 보도한 '뉴스버스'는 "(증거가) 있으면 대라"고 한 윤 전 총장에 대해서 이제 윤 전 총장이 해명할 차례라고 했는데요. '정치공작'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이번 의혹의 제보자,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국민의힘 쪽 인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의혹이 드러나게 된 건 김웅 의원의 실수 때문인 것 같다고도 했는데요. 김 의원이 '방을 폭파'하자고 했단 건데 문제의 위법성을 김 의원이 알고 있었다는 근거라고도 했습니다.

[전혁수/뉴스버스 기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텔레그램 기능을 보면 방을 폭파할 때 상대방 걸 전부 지울 수도 있고요. 그냥 냅둘 수도 있어요. 제가 봤을 때 김웅 의원이 좀 실수를 한 것 같아요. 방을 폭파하면서, 방 폭파하라고 지시돼 있지 않습니까? 방을 삭제하면서 아무래도 좀 실수를 해서 상대방 걸 지우지 않은 게 아닌가.]

키맨인 김웅 의원은 언론과의 접촉을 삼가고 있죠. 김 의원은 앞서 '제보받은 내용은 당에 전달했고, 공익제보라면 문제 없다'는 취지로 말하했는데 오늘도 '고발 사주'라는 건 실체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손 검사는 오늘 출입기자단에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고발장 작성과 첨부자료를 김 의원에게 송부했단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 해당 언론, 한겨레와 뉴스버스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진실이 밝혀지기를 강력하게 바라는 사람들, 여권에도 야권에도 있는데요. 구체적인 입장까지 판박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 2일) : 총장의 양해 없이 가능했겠느냐. 박근혜, 이재용 공범으로 묶을 때 윤석열 검사가 묵시적 청탁설로 묶었습니다. 그 이론대로라면, 묵시적 지시설이 되는 겁니다.]

[최강욱/열린민주당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검사 경험이 있는 분이라서 그거를 그렇게 완곡하게 표현하신 것 같은데 정확히는 지시가 총장의 지시가 없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걸 그렇게 표현하신 것 같고요. 설사 본인이 지금 부인하고 있다 하더라도 검찰 조직의 내부의 생리와 그 조직의 위상을 볼 때 그걸 절대로 부인할 수 없다.]

주말 동안 직접 언급을 삼갔던 유석열 전 총장, 이준석 대표와 독대까지 했죠. '정치공작'이라는 입장을 다시 밝히며 정면 돌파를 하려는 모습인 듯 합니다. 민주당의 이재명 재사, 추미애 전 장관 뿐 아니라 국민의힘의 홍준표 의원까지 한 목소리로 윤 전 총장에게 공세를 펴고 있는데 '고발 사주'의혹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보이죠.

오늘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점점 커지는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정치공작" VS "검찰 쿠데타"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