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르포] 폭우 땐 150㎏ 바위 와르르…"사는 게 시한폭탄"

입력 2021-09-04 18:22 수정 2021-09-04 21:2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산동네가 많은 부산은 태풍이 오거나 큰비가 내리면 산사태 때문에 비상이 걸립니다. 얼마 전 폭우가 쏟아졌을 때도 곳곳이 무너져 내려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들의 후속조치가 부실해 주민들은 시한폭탄을 이고 사는 것 같다며 매일같이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2014년 8월 기장군 코리일반산업단지 옹벽 붕괴
2019년 2월 사상구 도시철도 공사장 주변 산사태
2019년 10월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4명 사망

올해도 부산은 폭우에 떨어야 했습니다.

지난 6월 한 야산 절개면.

흙먼지가 일더니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바위와 흙더미가 폭포처럼 떨어져 내립니다.

토사가 덮친 도로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두달이 훨씬 지난 지금, 복구는 어느 정도 됐을까? 취재진이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비바람이 조금이라도 부는 날이면 토사가 계속 쏟아져내리는 상황인데요.

추가 붕괴 우려에 이렇게 일부 도로는 여전히 통제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2012년 이후 4차례나 산사태가 나 자연재해 우려지역 중 가장 위험한 D등급으로 분류된 곳입니다.

하지만 도로쪽에 방호벽만 세워졌을 뿐 낙석에 대비한 안전망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옆 냉동공장 노동자들은 조마조마합니다.

[김태현/냉동공장 노동자 :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지. 빨리 조치를 해줘야 되지.]

관할 지자체는 추석 이후에나 손을 대겠다고 말합니다.

[부산 서구청 관계자/ : 그 흙이 다 떨어져야 장비가 들어갈 수 있거든요. 태풍이라든지 이런 게 어느 정도 지나간 다음에 응급복구를 할 계획입니다.]

지난 1일 큰 비에 언덕에서 굴러떨어진 바위가 주택을 덮친 금정산 자락도 비슷합니다.

바위 무게는 150kg. 그 충격에 이렇게 주택 담장은 깨지고 부서지면서 허물어지기 직전입니다.

당시 주민들이 급히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집 안 곳곳에 금이 가고 벽체가 기울어져 여전히 위험합니다.

[서영희/부산 금정구 : 폭탄 덩어리가 떨어지는 것처럼 '쾅' 소리가 나더라고요.]

그런데도 별다른 후속조치가 없어 잠 못 이루기 일쑤라고 분통을 터뜨립니다.

[서영희/부산 금정구 : (시청과 구청에) 8~9년 동안 수도 없이 쫓아다녔습니다. 몇 번을 얘기를 했는데 결국에는 이 사달이 났거든요.]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붕괴 우려가 큰, 산지 사면과 옹벽 110곳을 조사해 놓고 실제 관리엔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관련기사

게릴라 폭우에…차량 삼킨 싱크홀, 뒷마당 덮친 토사 학교 잠기고 제방 터지고…태풍 뒤 폭우, 더 매서웠다 태풍이 할퀴고 간 흔적…폭우에 만조 겹쳐 피해 속출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