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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기 싫다던 고1 아들, 집단 따돌림에 10층서 몸 던졌다"

입력 2021-09-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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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연합뉴스〉〈일러스트=연합뉴스〉
대구에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가운데 유족 측이 집단따돌림 때문에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청원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집단 따돌림에 내 소중한 보물을 잃었다'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지난 8월 마지막 날 아침, 소중한 제 보물인 17살 아들이 죽었다"면서 "우울증에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하며 10층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립중고등학교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아이가 너무나 똑똑했고 새롭게 시작할 중학교 생활의 기대감으로 마냥 밝기만 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어느 날부터 서서히 말이 없어지고 학교 가기를 싫어하게 됐다"며 "비대면 수업이 끝나고 시작한 고등학교 생활은 그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드러내듯 172cm의 키에 40kg을 겨우 넘는 몸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원인은 변해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학교 위기관리위원회 상담시간을 통해 아들이 3학년 시절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는 "학교 상담 선생님은 아이가 말로는 표현 못 할 수치심이 온몸을 채우고 있었고 우울 증상이 말기 암에 비교될 정도로 심해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하지만 아들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청원인은 "우울 상담 치료와 약물치료를 하던 8월 말 월요일 아침, 높은 곳을 싫어해 단독주택에 살고 싶어했던 우리 아이는 10층에서 뛰어내려 심장과 허파가 파열된 차디찬 시체로 발견됐다"며 "지금 제 아이는 파열된 심장을 부여안고 영안실에 누워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누가 제 아이를 이렇게 하늘을 날게 만들었고, 누가 제 아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렸냐"며 "3년간 담임선생님들 어느 누구도 제게 아이가 힘들어한다는 걸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을 숨기고 이야기해주지 않은 학교 측에 분노한다"며 "아이의 죽음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친 이가 있다면 찾아내 엄마아빠 없이 홀로 무서운 구천을 헤매고 있을 아이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해당 청원 글에는 1만4536명이 동의했습니다.

한편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오전 7시 22분쯤 북구 한 아파트에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아래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경찰은 학교폭력이 의심된다는 유족의 신고에 따라 학교 폭력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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