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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기름 유출' 파장…뉴욕시 뒤덮는 규모|아침& 세계

입력 2021-09-03 08:26 수정 2021-09-0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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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달 23일 시리아 항구 도시 바니야스에 위치한 정유 공장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그 사이 계속해서 유출된 기름은 지중해로 흘러 들었고 심각한 해양 오염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시리아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섬나라 키프로스. 바다 위에 시커먼 기름 덩어리들이 떠 있습니다. 주민들은 흡착제를 사용해 기름막을 걷어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미국 CNN 방송 등 외신들은 1주일 전 시리아 타르투스 주 항구도시 바니야스에 있는 대형 정유공장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시리아 정부가 사고 피해 규모를 축소하고 초동 대응에 미진했던 탓에 기름이 계속해서 유출됐고 결국 지중해를 가로질러 이웃 국가인 키프로스 해안가까지 흘러들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현재 지중해에는 미국 뉴욕시 면적과 비슷한 800제곱 킬로미터 규모의 기름막이 형성돼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키프로스 환경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고로 지금까지 2만 톤 가량의 기름이 유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당국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출된 기름은 2톤에서 4톤가량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제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며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한 위원회도 구성했다는 입장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타르투스 주 관계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바삼 하무드/시리아 타르투스주 관계자 : 사고가 발생한 후 타르투스 주지사는 관할 지역에 있는 모든 관계자들이 참여한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올해 지중해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건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2월에도 이스라엘 해안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아직까지도 가자 지구와 이웃 국가 레바논 해안가에는 타르 퇴적물들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발생한 모리셔스 기름 유출 사고도 마찬가지입니다. 1년이 지났지만 바다 깊은 곳이나 굴과 조개류 등에서는 기름의 흔적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완전히 피해를 복구하는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희귀 동식물 수천 종은 멸종 위기를 맞았습니다. 모리셔스 관광 업체 관계자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르우벤 필레이/모리셔스 관광업 관계자 : (사고 지역은) 멸종위기에 처한 지역 고유의 생물들이 있는 자연보호구역입니다. 분홍색 비둘기와 거대한 거북이, 400년 된 나무가 그곳에 있습니다.]

심각한 기름 유출 피해로 신음하고 있는 지중해의 상황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 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해양 기름 유출 사고 피해 복구, 얼마나 어렵나?

    우리 한국에서도 2007년 태안 기름 유출사고의 악몽이 여전합니다. 지금도 이제 생태계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고요. 그때 그렇고 수많은 사람들이 가서 조약돌을 닦고 기름을 제거하고 했는데도 상황이 이 정도인데 우리처럼 많은 사람이 가서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면 더 오래 가겠죠? 89년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세계 최대 정유회사 액손모빌의 유조선 액손 발데즈호가 좌초한 원유 유출사고는 지금도 인근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물범, 바다새들이 여전히 많은 피해를 입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 몇 년을 계속 가는, 몇십 년을 계속 가는 환경재앙이라고 하겠습니다. 여기 이렇게 기름이 유출되면 거기에 있는 휘발성 물질들은 날아갑니다마는 끈적끈적한 물질들이 빛을 계속 차단하고 빛의 교환을 막아서 거기 있는 식물들이 살지 못하게 막거든요. 조약돌에 묻은 기름만 문제가 아니고 생태계 전체를 교란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 키프로스 등 주변국 피해…외교적 갈등 이어질까?

    지금 시리아 주장대로라면 유출된 기름이 100km가 넘는 바다를 건너서 키프로스까지 오지도 않을 겁니다. 그런데 온 바다를 오염하고  그렇게 바다를 지나서 외부로 확산되는 걸로 봐서 지금 그렇게 수만 톤이 오염됐다는 얘기를 믿을 수밖에 없고요. 시리아는 한마디로 유출사고를 인정하지 않고 사고를 축소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자세인데 이건 좀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아도 마땅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키프로스에는 깊은 언덕과 모래사장으로 된 아주 야생이 뛰어난 지역이 많은데요. 그 지역이 벌써 오염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 시리아, 경제 위기 속 자력 복구 어려워…해결책은?

    지금 시리아가 뭘 할 수 있다고 보는 게 문제가 아니고요. 지금 주변국에서 피해를 보고 있으니까 당장 키프로스와 관련이 있는 터키 그리고 그리스 그리고 이제 그리스가 가입하고 있는 유럽연합에서 나서서 국제적으로 도울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문제에 예민한 유럽이니만큼 지원을 할 것 같고요. 그리고 키프로스도 북부의 터키계와  남부의 그리스계로 나눠져 있는데 각각 유럽연합에 방재선을 요청하고 그리고 터키에 어떤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 국제적인 어떤 협의체를 구성해서 지원할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방재 책임 문제, 피해 보상 등과 관련해서 국제중재재판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 어떤 국제적인 협력도 필요하다고 보겠습니다.


기름 유출 사고로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해안가 주민들입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시리아 항구도시 바니야스 주민들은 "이미 이곳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고 절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피해복구를 위해 스펀지와 물, 호스만 들고 왔는데 그걸로는 바다를 깨끗하게 할 수 없다. 그들은 이 문제를 다룰 능력이 전혀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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