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삼각관계에서 각자도생으로…제3지대 '3인 3색' 생존법

입력 2021-09-02 18:4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민주당과 국민의힘 바깥에 있는 제3지대 주자들도 많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 대표적인데요. 안 대표는 한층 더 강하게 현 정부를 비판하며 독자 노선을 걷고 있죠. 김 전 부총리는 다음주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입니다. 박준우 마커의 줌 인에서 관련 소식 다룹니다.

[기자]

오늘은 인물 선정에 앞서 오늘의 테마곡 먼저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한때 제 플레이리스트 첫번째칸을 장식했던 곡인데요. 애틋한 멜로디와 절절한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죠. 바비킴의 '사랑 그 놈'이란 노래입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은 3명인데요. 방금 소개한 곡이 세 사람의 관계를 아우르는 테마곡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지난달에도 같은 조합으로 다뤘던 인물들인데요. 과거의 저를 소환해 오늘의 인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19일) : 서로가 물고 물리는 세 사람의 삼각관계, 이제는 '제3지대'가 아니라 '허안김 삼각지대'라고 부르면 될까요. 허안김 삼각지대가 '버뮤다 삼각지대'가 될지 아니면 '철의 삼각지대'가 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네, 오늘의 인물 3명은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입니다. 제가 삼각관계라고 설명을 드렸었는데요. 그도 그럴것이 허 명예대표, 지난달 출마 선언에서 안 대표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었습니다.

[허경영/국가혁명당 명예대표 (지난달 18일)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 나라의 보배이고 기존 낡은 정치를 타파하고 진정한 약자 편에서 약자를 대변하는 정치를 하는 참신한 정치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그 열망과 애국심을 진심으로 높게 평가하며 존경해 마지않습니다.]

'나라의 보배', '참신한 정치 지도자',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칭찬 퍼레이드를 쏟아냈는데요. 목적은 단일화였습니다.

[허경영/국가혁명당 명예대표 (지난달 18일) : 국가혁명당과 국민의당이 정당 차원에서 서로가 추구하는 정책에 대한 토론과 국민의 뜻을 묻는 국민경선을 통하여 단일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님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애석하게도 안 대표는 아닌가 봅니다. '불러도 대답 없는 멜로디'일까요. 허 대표의 장단에 맞춰줄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한데요. 제안을 건넨지 2주가 넘었건만 묵묵부답입니다. 사실 안 대표의 마음은 이분에게 향해 있었죠.

[정치세력의 교체고 정치판 자체를 바꾸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가 들어서야 민생경제 중심 경제가 들어섭니다.]

과거의 자신을 보는 듯한 향수라도 느꼈던 걸까요. 허 대표에게는 닫힌 문이었지만 김동연 전 부총리에겐 열린 문이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달 23일) : 저는 어떤 분과도 뜻이 같다면 만날 용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인들끼리의 만남이라는 것이 필요할 때 서로 논의하기 위해 만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랑은 타이밍이듯 정치도 결국 타이밍인 것 같은데요. 김 전 부총리, 이제 막 정치판에 첫발을 내디뎠죠. 어느덧 10년이 지난 안철수의 새정치는 김 전 부총리에겐 더 이상 새정치가 아니었나 봅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26일) : (그럼 안철수표 새 정치와 지금 부총리님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은 어떤 점에서 다른 겁니까?) 글쎄요. 안 대표님의 새 정치는 제가 내용을 잘 몰라서. 처음에 시작하셨을 때와 지금이랑도 같으신 건지 저는 이번에 정치 창업이라고 할까요. 이걸 선언하면서 세의 유불리나 정치공학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안 대표와 단일화할 의사도 없음을 분명히 했는데요. 독자 완주 의지를 밝혔습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26일) : 끝까지 완주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단일화 없습니까?) 단일화 지금 그런 생각 하면 정말 우스운 얘기죠. (진짜 도장 꽝입니까?) 그렇습니다.]

국민의힘과 합당도 결렬되고 김 전 부총리와의 회동도 불발되고, 안 대표는 다시 나홀로 제3지대에 섰습니다. 먼길을 돌아 다시 또 그 자리로 온 건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달 16일) : 국민의당은 실용적 중도정당입니다. 다시, 미래를 향한 가파른 비탈길에 서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용기를 내어 걷겠습니다.]

안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독자노선을 걷기로 결심을 굳힌 듯합니다. 아직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최근 안 대표의 발언과 결기에서 수를 읽을 수 있는데요. 안 대표, 기득권 양당이 반복해온 적대적 대결정치를 끝내겠다고 다짐했었죠. 그 시작은 문재인 정권과 여당 심판인 듯합니다.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 수위를 이전보다 한층 더 끌어올렸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정부가) 표를 사기 위한 '퍼줄 돈'은 펑펑 쓰면서, 국민의 생명을 구할 돈은 없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 7개월간 정치 방역만 하다가 정작 요긴하게 써야 할 곳에는 나 몰라라 하며 보건의료진을 파업으로 내몰았던 겁니다.]

오늘 보건의료노조가 정부와 협상 끝에 파업을 철회했습니다. 파업 철회는 물론 다행이지만요. 이번 사태는 정부가 그간 코로나 방역 일선에 있는 의료진을 위한 예산 지원에 인색했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비판입니다. 안 대표는 여당이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통과에도 제동을 걸었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달 30일) : '언론재갈법' 폐기되어야 합니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는 타협의 대상이 아닙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화면출처 : 유튜브 '안철수') : 한국의 언론중재법처럼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이 있나요?]

'국경 없는 기자회' 측과 언론중재법을 놓고 영어로 대화하는 영상도 공개했군요. 안 대표는 공개 활동 폭도 넓히고 있는데요. 어제는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었죠. 이 자리에서도 핵심 메시지는 역시 문재인 정부 비판이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IMF 때보다 더 어려운 시기가 닥쳐온 것 같습니다. 정부가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규제 개혁이라든지 또는 산업구조 개편이라든지 노동 개혁이라든지 이런 일은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할 소득주도성장이라든지 또 주먹구구식 사회적 거리두기 이런 것들로 더 중소기업, 소상공인들 옥죄고 있습니다.]

안 대표가 내민 손을 뿌리친 김동연 전 부총리도 '마이웨이'를 걷고 있죠. 지난달 20일, 정치 참여 선언을 끝으로 비교적 잠행을 이어왔는데요. 지금은 출마 선언문 다듬기에 한창이라고 합니다. 다음 주에 대선 출마 선언식을 열 예정인데요. 하지만 잉글하트의 '조용한 혁명'이라도 꿈꾸는 걸까요. 선거 활동의 전반적인 콘셉트를 '조용한 행보'로 잡은 것 같습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페이스북/음성대역) : 조용히 현충원을 찾은 것을 시작으로 '야단법석 안 하기, 민폐 안 끼치기'를 원칙으로 선거캠페인을 벌일 예정입니다. 오직 '미래를 준비하는 비전과 콘텐츠로 승부'하겠습니다.]

반면 이렇게 왁자지껄하게 출정식을 치른 분도 계시죠. 허 명예대표도 이제 짝사랑은 멈춘 것 같습니다. 안철수는 '변수(變數)'라고 생각한 걸까요. '상수(常數)'로 눈을 돌렸는데요. 국민의힘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손을 잡은 겁니다.

[허경영/국가혁명당 명예대표 (지난달 31일 / 화면출처: 유튜브 '허경영TV') : 지역 개발에는 아마 나는 우리 이 참 안 시장님, 이 안상수 시장님만 한 분이 없다고 생각해요. 인천이 그렇게 바뀔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안상수/전 인천시장 (지난달 31일 / 화면출처: 유튜브 '허경영TV') : ?????? 이재명 후보의 정책은 지출, 막 퍼준다는 그런 내용으로는 많이 국민들한테 어필이 됐는데 어떻게 할 거냐라는 거에 대해서 오히려 허 후보보다 저는 부실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복지적 성격의 자금은 오히려 우리 허 후보가 차라리 낫다.]

허경영 타운이라 불리는 곳이죠. 하늘궁에서 만난 두 사람은 힘을 합치기로 하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는데요. 사실 기성 정치권 인사 중에 허 대표와 정식으로 손을 맞잡은 건 안 전 시장이 처음입니다. 국민의힘 후보 가운데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안 전 시장이 허 대표를 끌어들여 '관종 마케팅'에 나섰다는 분석인데요. 어찌 보면 허 대표와 일부 코드가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안상수/전 인천시장 (지난달 25일) : 자 실패한 정책은 쓰레기일 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같이 경험 없는 사람이 하다 보니 이렇게 쓰레기를 양산하는 겁니다. 자 이 쓰레기 제가 다 치우겠습니다. 문재인 정권 쓰레기 제가 다 치우겠습니다.]

허 대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회의원 전원을 정신교육대에 보낼 텐데 안 전 시장 만큼은 제외하겠다고 호감을 표했군요.

오늘은 이렇게 '삼각관계'에서 이제 '각자도생'으로 넘어간 세 사람의 소식을 살펴봤는데요. 앞으로도 '줌 인'에서 종종 소식 전하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삼각관계'에서 '각자도생'으로…3인방의 생존법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