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패럴림픽 소식입니다. 선수들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우지 않아도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몸의 어디가 다르다는 식의 설명도 이들의 도전과 성취 앞에 별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직접 보시겠습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 태국:모로코|5인제 축구 >
4명의 선수를 사이를 휘젓고 멋진 골까지 터뜨립니다.
풋살의 한 장면 같지만, 골을 넣은 선수도, 이를 막아선 선수도 모두 안대를 차고 있습니다.
앞을 볼 수 없는데, 공이 어디로 가는지, 골대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아낼까.
선수들은 손으로 벽을 더듬으며 달려가고, 공 안에 든 방울 소리를 귀로 듣고 따라갑니다.
떨리는 페널티킥은 이렇게 찹니다.
이 선수들과 함께 하는 가이드가 양쪽 골대를 차례로 두드린 다음, 골키퍼 뒤에서 소리를 질러 줍니다.
그 소리만 듣고서 문지기도 막지 못하는 골을 만들어냅니다.
< 사이클 남자 도로(C2) 독주 >
두개의 페달, 그러나 한쪽 다리만으로 두 바퀴의 자전거에 속도를 붙입니다.
호주 대표 힉스는 7년 전 트럭을 몰다가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뒤 남은 한 다리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대런 힉스/호주 사이클 대표 : (사고 전에는) 저 자신을 몰랐어요. 제 안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잠재력이 있었어요.]
이번 대회에선 24km를 34분대로 들어오면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습니다.
손 대신 발을 뻗어 활을 잡고, 어깨로 활시위를 당깁니다.
두 팔이 없어도 과녁의 한가운데로 화살을 꽂아넣는 미국의 스터츠만.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은메달을 땄지만 이번 대회에선 시상대엔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두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패럴림픽에 나섰고, "할 수 없는 것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뿐"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들은 장애를 극복한다는 말을 하진 않습니다.
그저 인간의 한계에 스스로를 끝없이 밀어붙이면서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