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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역선택' 룰 전쟁 악화일로…고심 빠진 정홍원

입력 2021-09-0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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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역선택 방지 문제를 놓고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일부 후보들은 정홍원 선관위원장의 사퇴까지 요구한 상태죠. 조금 전에 선관위는 각 후보 측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지금도 진행 중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 위원장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정홍원/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 (지난달 26일) : 제 나이 80을 바라보고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가 좀 이제 편안한 자리에서 쉬고 싶은 마음 간절했습니다만 우리 이 대표님께서 간곡하게 요청을 하시기에 제가 고사하려다가 받아들였습니다.]

지난주 취임한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 예상대로 결코 편한 자리는 아니었나 봅니다. 업무를 시작한지 일주일도 채 안 됐건만 벌써부터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는 건데요. 경준위가 준비한 경선 룰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정 위원장의 말 한 마디가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죠. 이 말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입니다. 후보들은 역선택 조항을 두고 연일 거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데요. 오늘 '줌 인'이 선정한 인물은 정홍원 선관위원장이지만요. 정 위원장 1명에게 집중하기 보다는 정 위원장을 둘러싼 5개의 시선에 포커스를 맞춰보려고 합니다.

[정홍원/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 (지난달 26일) : 처음부터 공정이고 나중도 공정이고 최대의 목표를 공정에 삼고 사심 없이 제가 해나가겠습니다.]

정 위원장의 취임 일성, 공정이었습니다. 선관위는 오늘 각 후보들의 대리인을 모아 역선택 관련 찬성·반대 의견을 수렴했는데요. 공정한 경선은 곧 역선택을 방지하겠다는 의미였을까요? 선관위의 무게추가 역선택 방지쪽으로 기운 듯하다란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자 정 위원장의 공정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미 둘로 나뉘었습니다. 신예 주자들은 정 위원장에게 신뢰를 보내는 반면 기존 주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건데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역선택 방지 찬성파죠. 정 위원장을 적극 감싸고 있는데요.

[최재형/전 감사원장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아마 정홍원 위원장님께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두지 않고 여론조사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정 위원장님이 어떤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서 룰을 만드실 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저는 경기를 심판하는 주최 측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운영을 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운영 방식에 승복하고 따를 생각입니다.]

윤 전 총장 측은 오늘 선관위 의견 수렴 자리에서도 찬성 의견을 전했다고 합니다. 반대파의 선봉에 선 인물, 홍준표 의원이죠. 정 위원장과 윤 전 총장에게 곧바로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주요 공격수단은 역시 페이스북인데요. 정 위원장이 선관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 윤 전 총장과 따로 만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심판이 특정 선수와 부적절한 만남을 두 번이나 갖고도 선수가 심판 말을 무조건 따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오늘 / 페이스북 / 음성대역) : 모처럼 불붙은 야당 경선에 찬물을 끼얹는 특정 후보 편들기 시도는 경선 파탄을 불러오고 이적행위로 국민적 비난을 받을 겁니다.]

정 위원장이 노골적으로 윤 전 총장을 편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일단 윤 전 총장은 역선택 방지와 관련해선 홍 의원에게 별다른 반격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오히려 최 전 감사원장이 역공에 나섰습니다. 홍 의원의 역선택 방지 반대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크게 두 가지 부분이 잘못됐다고 했는데요. 먼저 확장성 논리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30일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당은 마음에 들지 않으나 후보는 마음에 든다는 그 논리는 역선택 논리가 아니고 확장성 논리입니다.]

[최재형/전 감사원장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역선택 방지를 하자는 그 대상은 중도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여론조사 단계에서 민주당 지지를 이미 밝힌 분들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린 것이기 때문에 중도확장성을 가지고서 논의하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조금 빗겨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중도층이 아닌 여권 지지자들의 선택은 확장성 측면에서 볼 수 없다는 말인데요. 홍 의원, 역선택 방지를 채택할 경우 호남 민심을 배제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죠. 이른바 호남소외론인데요. 최 전 원장은 이 역시 말장난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최재형/전 감사원장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민주당 지지자가 모두 호남은 아니죠. 또 호남이 모두 민주당 지지자인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마치 역선택 방지 조항을 주장하는 후보는 호남을 소외시키는 것이다, 이건 교묘한 말장난 같은 생각이 들고요. 홍 후보님 답지 않은 발언이신 것 같습니다.]

홍 의원의 주적은 윤 전 총장이죠. 그래서 그런지 아직 최 전 원장을 직접 저격하진 않았는데요. 지금 홍 의원,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 같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30일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선거의 ABC도 모르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해요. 선거의 기본… 갑자기 전화받는데 역선택 할 생각이 있습니까? 우리당이 싫으면 우리당 후보 여론조사한다 그러면 바로 전화 끊어버리죠?]

유승민 전 의원은 홍 의원보다 한층 더 강한 톤으로 정 위원장을 비판하고 있는데요. 정 위원장의 사퇴까지 거론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어제) :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경선 룰'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미 확정된 경선 룰은 토씨 하나도 손대지 마십시오. 그런 식으로 경선판을 깨겠다면 차라리 그냥 선관위원장에서 사퇴하십시오.]

역선택 방지 도입의 결말은 파국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오신환/유승민 캠프 종합상황실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거는 뭐 경선판을 깨자는 거니까 저희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거고요. 파국으로 치닫는 거죠.]

유 전 의원은 5년 전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 사건까지 꺼내들었습니다. 정 위원장을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 빗댄 건데요.

[유승민/전 의원 (어제) : 2016년 총선에서 180석도 자신 있다고 큰소리치던 우리 당은 겨우 122석을 얻고 기호 1번을 민주당에 빼앗겼습니다. 패배의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청와대의 지시대로 공천 전횡을 일삼던 이한구 공관위원장 때문이었습니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제2의 이한구가 되려고 하십니까?]

잠시 과거 탐구 좀 떠나볼까요? 박 마커의 40초컷 '슬기로운 과거탐구생활'입니다.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비박계 공천 학살을 주도하며 공천 전횡을 휘둘렀다는 비판을 받았는데요. 이른바 그 유명한 김무성 대표의 '옥새 들고 나르샤' 사건도 이때 벌어졌죠. 새누리당 공천 파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사실상 공천을 받지 못하게 된 유 전 의원은 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했는데요. 이 위원장은 유 전 의원을 원색 비난했던 바 있습니다.

[이한구/당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 (2016년 3월 24일) : (유승민 의원은) 우리 당에 입당한 이래 꽃신을 신고 꽃길만을 걸어왔습니다. 본인은 정치적 희생양 행세를 하는 것도, 우리 당을 모욕하고 침을 뱉으며 자기 정치를 위해 떠난 것입니다.]

이렇게 후보들 간 갈등이 커지자 당 지도부도 난감한 상황에 빠졌는데요. 이준석 대표는 후보들 사이 중립을 지키면서 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한 모양입니다. "정 위원장에게 경선 규칙과 관련한 전권을 위임했다"며 각 후보 캠프에 "선관위를 흔들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고위는 경선 룰 결정에 어떤 개입도 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정미경/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이번에 선거관리위원장을 모시면서 중립적인 인사를 모셨고요. 그 모든 문제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 전권을 그분들한테 드리고 위원장한테 드리고 거기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저희가 한 거죠.]

정홍원 위원장, 오늘 각 후보 측 공식 입장은 모두 전해 들었을 텐데요. 내일은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결론을 내리든 후유증을 피해 가긴 어려울 듯한데요. 정 위원장의 최종 결정도 잘 챙겨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역선택' 룰 전쟁 악화일로…고심 빠진 정홍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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