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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아마존 원주민 보호구역 축소' 논란…연일 시위|아침& 세계

입력 2021-09-01 08:41 수정 2021-09-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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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브라질에서 아마존 원주민 보호구역 축소 법안에 반대하는 원주민들의 시위가 점차 거세지고 있습니다. 해당 법안은 지난 6월 말 브라질 하원을 통과했지만 대법원의 위헌 판결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아마존 원주민들의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루타 펠라 비다(Luta pela Vida)' 우리 말로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불리는 시위에 170개 부족 약 6천 명의 아마존 원주민이 참여했습니다. 시위는 지난 6월, 보우소나루 정부가 개발을 위해 원주민 보호구역을 축소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3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마존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야노마미족 추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다비 코페나와/야노마미 부족 추장 : 우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원하지 않아요. 그는 (원주민 보호구역) 땅은 너무 많고 원주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의 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원주민들은 원주민 보호구역 축소 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1988년 개정된 헌법에 따라 아마존 땅에 대해 원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무간섭 무접촉 원칙을 정책적으로 보장해왔기 때문입니다. 현재 브라질 대법원은 원주민 보호구역 축소 법안의 위헌 판결을 보류 중입니다. 원주민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자신들의 생존권이 위협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마존 밀림의 파괴도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보우소나루 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서, 아마존 밀림 파괴는 이미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브라질 환경 연구 단체인 '맵비오마스'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활동하는 불법 금광 개발 업자들이 495%나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마존의 삼림 벌채 비율 역시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아마존 환경연구소 관계자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앤 알렌카/브라질 아마존 환경연구소 이사 : (올해 상반기 아마존 삼림 벌채 비율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80% 증가했습니다. 여전히 너무 높습니다.]

브라질 원주민 보호구역 논란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 가톨릭대 중남미 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원주민 보호구역 축소 법안 통과 시 우려되는 부분?

    그렇습니다. 이 법안의 핵심은 1988년 10월 5일 헌법 공포일을 기준으로 해서 그 이전에 원주민들이 그곳에 살았다는 것을 입증을 해야 원주민들의 토지 점유를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현재는 1988년 헌법이 보장하는 그 원주민 토지 점유권에 따라서 연방정부가 소유한 보호구역에 살고 있고요. 그런데 그 전에는 군사정부가 조상 대대로 살던 원주민들의 터전을 몰수해서 그 땅에 거주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것을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 법안이 원주민들의 재산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개발업자들에게는 원주민들의 동의가 없어도 그 땅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목재 생산이나 발전소 건설 또 목축산업과 금광 개발과 같은 개발 사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 아마존 원주민, 법안 위헌 주장…대법원 판결은?

    이번 저항은 민주화 이후에 가장 큰 규모의 원주민 저항입니다. 이미 원주민 보호지역까지 침범한 그 개발업자들과 원주민들의 충돌이 빈번하게 지금 발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법안이 올라온 것입니다. 현재 상원 상임위원회에서 토론 중인데요. 이 법안이 원주민 인권 보호라는 국제노동기구 협약을 위반한 것이고 원주민 자산 보호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 231조를 위배한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또 현지의 아마존 개발 행태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크기 때문에 상원 통과나 대법원 판결에서 원주민들 보호를 우선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아마존 개발 밀어붙이는 보우소나루…이유는

    그렇습니다.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고요. 특히 곡물과 광물 가격이 오르면서 브라질 경제 회복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생산량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미국 대신에 브라질로부터 대두를 수입하고 있어서 미국 생산량을 늘리려고 아마존에 불을 지펴서 개간을 하고 있습니다. 또 전체 수출에서 농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8%나 되기 때문에 경제적 이익도 있지만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을 해야 대통령이 농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사법부 산하의 원주민 지역 개발 전담 부서를 농림부로 이관을 했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는 원주민 보호보다는 개발이 우선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9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취임한 후 아마존 밀림의 파괴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1년 동안 파괴된 아마존 밀림의 면적은 서울의 17배가 넘습니다. 지구 산소의 20% 이상을 생성해 '지구의 허파'로까지 불리는 아마존의 파괴는 인류 전체에 대한 위협입니다. 지금이라도 아마존 원주민들의 호소에 우리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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