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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처리 불발…협의체 숙의 거쳐 추석 이후 처리

입력 2021-08-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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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가 오늘(31일) 본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을 뺀 나머지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언론중재법과 관련해서는 여야 의원과 언론인들이 참여한 협의체를 구성해서 조금 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고요. 다음달 27일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관련한 여야의 움직임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이번 회동에서도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에 따라서 오늘 예정되었던 본회의는 열리기가 어렵습니다. 오늘 마지막 회동에서는 여야 양당이 조금 새로운 제안을 각각 내놓았기 때문에…]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최종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닙니다만 어떻게든 국회를 원만하게 잘 운영하기 위해서 우리 야당 입장에서도 새로운 제안 관련해서 우리 당 의원들의 의견을 더 수렴한 다음 내일 오전 10시에 회동해서 다시 타결 지을 방안을 찾도록 할 것입니다.]

어제 밤, 국회 본회의는 결국 열리지 않았습니다. 여야 원내대표가 어제 4차례나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겁니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언론중재법을 밀어붙이자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 많았다고 하죠. 국민의힘 역시 수정안이 아닌 법안 폐기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한때는 다정했던 양 당의 원내대표지만, 여야의 간극을 좁혀내진 못했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김기현 원내대표님과 예술적인 정치를 한번 해보고 싶은 그런 욕망을 느끼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멀리에서 보면서도 미소가 아름다운 남자 그리고 마음도 아름다운 분. 이렇게 윤호중 의원님을 제가 기억하고 있어서…]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드릴말씀이 없는데요.]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7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아직도 타결이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9시에 다시 회동을 하기로 했으니까…]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이번 회동에서도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다시 내일 오전 10시죠? 10시에 다시 회동해서…]

어제 밤 늦게 예정됐던 송영길·이준석 대표의 맞짱 토론도 취소됐죠. 저는 어토류로서 즐거운 마음으로 토론을 기다렸는데요. 너무 늦은 시간이라 일단 퇴근을 하고, 슈퍼밴드2를 보다가 시간을 맞춰서 토론 채널로 옮겨봤더니, 토론이 취소됐더라고요. 이 토론 취소의 책임을 놓고서도 여야는 공방을 벌였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토론이 성립될 수 있는 전제조건은 민주당이 불합리한 방법으로 이 입법을 강행 처리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을 때입니다. 무리하게 강행 처리를 시도할 경우 이 토론은 무산되게 될 것이고, 전적으로 그 책임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귀속되도록 할 것이고 그렇게 국민들에게 알리겠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방송 30분 전 출연 보이콧'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도덕 없는 행동을 한 것, 유감스럽습니다. (국민의힘 대변인이) 결방의 책임을 민주당 쪽으로 돌리는 유체이탈, 정신이탈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정말 '그 대표에 그 대변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력히 유감을 표합니다.]

오늘 오전 다시 만난 여야 원내대표,, 결국 언론중재법 처리를 다음 달, 추석 이후로 미뤘는데요. 여야 의원과 언론계 인사 8명이 모여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서 숙의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은 법안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논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한병도/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협의체는 양당의 국회의원 각 2인, 언론계·관계 전문가를 각 당이 2인씩 추천해서 총 8인으로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협의체의 활동 기간은 9월 26일까지로 한정하기로 했고요. 다섯 번째는 언론중재 및 피해 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9월 27일 본회의에 상정,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 의석수, 170석이죠. 내부에 일부 신중론을 펴는 의원들이 있지만, 무소속으로서 민주당 성향인 의원들과 열린민주당 의원 수까지 감안하면, 사실 강행 처리도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발 물러서게 된 계기, 청와대 이철희 정무수석의 국회 방문 이후란 분석이 나왔는데요. 이 수석은 어제 본회의 개의를 놓고 여야 원내대표 협상이 한창이던, 저녁 6시 40분 쯤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했습니다. 청와대 입장을 전달했을 거란 얘기가 나왔는데요. 국민의힘은 언론중재법 강행과 관련해 청와대의 역할을 강조했죠. 국제 언론단체들이 언론중재법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도 청와대 입장에선 부담이란 얘기가 나왔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필리버스터를 뚫고서 설사 자기들이 본회의에서 가결 처리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할 것이고, 그뿐만 아니라 만약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에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모든 절차를…]

민주당은 법안 강행, 청와대는 만류하는 모습으로 보이는데요. 굿캅과 배드캅의 역할 분담일까요?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분명한 것은 민주당의 절대 다수 의원들은 언론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 법안을 완성해나갈 거다… 청와대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국민 모두가 국난극복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가급적이면 여야가 합의처리하는 모습을 원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강경파들의 발언이 많았던 이유, 당내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강성 지지층', 검찰과 언론의 중단없는 개혁을 요구하는 동시에 야당과의 상임위원장 배분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죠. '언론 10적'으로 지목한 의원들에겐, 어김없이 문자 폭탄이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문자를 받았다는 5선의 이상민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원래 강경파는 말하기 좋습니다. 눈치 안 봐도 되니까. 박수 받고. 그런데 이제 조금 타협하자, 좀 절충하자, 조금 속도를 좀 늦추자 이러면 회색분자로 몰리게 되고…'국민의힘으로 가라' 그래서 제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요새는 못 간다. 답장을 합니다. (갈 생각 없다, 못 간다. 가라고 밀어도 안 간다.) 속으로는 '너나 가라' 하고 싶은데…]

강경파의 돌출발언은 또 있었습니다. 어젯 밤 김승원 의원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인데요. 여야 회동을 주재, 혹은 중재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정말 감사하다. 역사에 남을 거다"라고 쓰면서 "GSGG"라고 쓴 겁니다. 박 의장에 대해선 '국회의장' 호칭도 생략했는데요. 이 'GSGG'란 단어가 저는 MZ 세대를 겨냥해 신조어를 쓴 건가 해서 폭풍 검색을 해봤는데, 인터넷에서 노골적인 욕설을 순화해서 약자로 쓰는 표현이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논란이 되자 김 의원은 "Government Serve General G"라는 표현을 줄여서 썼다고 해명했는데요. 그래도 해석이 어려워서 이 문장을 인터넷 영어 사전에 써봤더니 "정부 서비스 장군 G"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결국 김 의원은 글을 수정했는데요. 문제의 'GSGG'표현을 삭제하고 박병석 '의장님' 이라는 호칭도 붙였습니다. "governor 는 국민의일반 의지에 충실히 봉사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는데요. governor라는 표현 보통 '주지사'로 쓰이죠. 국회의장은 '체어맨'이나 '스피커'라고 표현합니다. 김 의원이 영어를 잘 못하는 건지, 아니면 비속어에까지 능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김 의원, 당 미디어 혁신특별위원회 위원이자 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 언론중재법안 처리에 깊게 관여했고, 원내대표 비서실장직도 맡고 있습니다. 2시부터 열린 국회 본회의에선 언론중재법을 뺀 상임위 배분안 등 다른 법안을 차례로 처리했는데요.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나흘 만에 또다시 입을 연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얘기 짚고 가겠습니다. 사실 입을 열었다기보단, 페이스북에 글을 썼는데요. 본인이 의원직 사퇴안을 내지 않았다면서 민주당 의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스스로를 '허위보도의 피해자'라고 했는데요.

[윤희숙/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여당 의원이나 TBS나 아예 마음먹고 조직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악의적 허위보도의 피해자가 언론재갈법을 오히려 반대하고 가해세력들은 언론재갈이 필요하다고 떠들고 있으니 세상이 온통 블랙 코미디입니다.]

윤 의원이 문제 삼은 내용은 이 대화입니다.

[김승원/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 어제) : 그래서 저는 약간, 이게 쇼 아닌가. (쇼다.) 예.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진정성이 없다는 거죠. (진정성이 없다.) 예. 사퇴서도 안 내고, 또 국민의힘당 쪽에서 의장님한테 안건으로 올려달라는, 아마 그 요청도 강력하게 안 드린 걸로 알고 있거든요.]

문제의 발언은 앞서 언론중재법을 주도했던 김승원 의원인데요. 윤 의원은 지난 25일에 사퇴서를 제출했다는 의안 정보 시스템 화면을 캡쳐해서 올렸습니다. 본인과 관련한 논란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히는데,, 여야 의원들 역시 의원직 사퇴 관련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의원직 사퇴는 의원직에 당선되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민주당에게, 뭐 민주당 손에 맡기겠다, 어쩌겠다 하는데 이건 안 되는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거예요.]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의원직 내놓아라, 뭐 내려놔라, 책임져라, 사퇴해라, 늘 그랬었던 분이 민주당 분들 아닙니까? 정작 그렇게 하니까 또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이유가 뭔지 이해가 안 돼요.]

언론중재법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은 일단 봉합된 걸로 보이죠.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은 여야가 언론중재법 협의체를 구성하고 '숙의'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했는데요. 관련 내용 들어가서 더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언론중재법 처리 불발…협의체 숙의 거쳐 추석 이후 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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