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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년 넘게 달린 송지효, 차기작 '마녀식당' 택한 이유

입력 2021-08-29 08:02 수정 2021-08-3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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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효송지효
진작 만났어야할 캐릭터였다.
배우 송지효(40)가 티빙 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이하 '마녀식당')를 통해 '멍지효' 이미지를 벗고 '마녀' 조희라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데뷔 20년 만에 시도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어색함은 없었다. 화려한 비주얼부터 탄탄한 연기력까지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남지현·채종협·하도권 배우와 차진 연기 호흡을 뽐내며 타이틀롤로서 중심을 이끌었다. 이는 송지효의 OTT 첫 작품이기도 하다. 플랫폼의 틀을 깨고 나와 보다 다양한 활동을 예고했다.

-종영 소감은.

"이제 진짜 떠나보내야 할 것 같다. 어떤 작품이든 끝나면 아쉬운 생각이 들지만 내겐 새로운 걸 도전했다는 것 자체가 좋았던 시간이었다."

-본업 복귀 1년 만이었다. '마녀식당'의 어떤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나.

"JTBC '우리, 사랑했을까' 중반쯤에 읽었던 작품이다. 성격상 멀티가 되지 않아서 그때는 간단하게만 읽었다. 제목부터 마녀고 판타지스럽겠다는 생각에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우리, 사랑했을까' 끝나고 원작 소설을 읽었다. 사실 난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것에 대한 갈망이 컸다. 판타지도 안 해봤고 캐릭터 적인 면에서도 무겁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끌렸다. 도전 의식을 일깨워준 것 같다."

-조희라 캐릭터와 닮은 점이 있나.

"내 안에도 친근한 이미지와는 다른 차갑고 냉정한, 단호한 면들이 있다. 그런 부분을 그간 많이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내 안에 있는 모습 중 하나라서 그걸 꺼내 연기하다 보니 비슷한 면이 많았다."

-연기하면서 어떤 점에 가장 집중하며 연기했나.

"사실 마녀가 굉장히 서양적인 캐릭터이지 않나. 시청자들에게 너무 낯설지 않으면서도 너무 가볍지만은 않은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었다. 근데 연기하다 보니 마녀라는 틀 안에 너무 갇혀있었던 것 같다. 내가 엄청 고민하고 헤맬 때 감독님이 '희라는 마녀지만 인간 세계에서 살고 있는 마녀이기 때문에 너무 마녀답지도 않고 너무 인간답지도 않은 중간 부분을 왔다 갔다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날 깨부수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겉모습은 차갑지만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소울 푸드를 만드는 따뜻한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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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현 배우와 모녀란 사실이 반전이었다.

"반전은 소설에 있는 부분이라 작품 시작 전부터 알고 시작했다. 어느 부분에 와서는 그게 반전으로 다가가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반전이 더 크게 와 닿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

-실제로 마녀가 된다면 발휘하고 싶은 능력이 있나.

"교통체증이 심해서 날아다니고 싶다. '뿅' 하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싶다. 그런 능력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마녀식당'을 손님으로 찾는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나.

"뻔한 답변일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다. 불과 4~5년 전에 아무렇지 않게 길을 걷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촬영이 끝나거나 작품이 끝나면 스태프들과 그동안 있었던 후일담을 나누며 웃었던 시간, 가족과 보내는 그런 시간이 그립다. 촬영할 때 마스크를 쓴 스태프들의 얼굴을 봐야 하고 그 얼굴들이 기억에 남는 것도 속상하다. 주변에 힘든 분들이 많기 때문에 과거 일상이 아무렇지 않게 다시금 스며드는 순간이 빨리 오길 바란다."

-극 중 화려한 의상과 진한 메이크업으로 외적인 변화를 많이 시도했다.

"내 몸을 4개월 동안 불편하게 만들다 보니 버겁고 힘들었다. 초반에 의심도 많이 들었다. 익숙한 것만 해왔던 내가 '과연 이게 어울릴까'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 불편하고 힘들었다. 근데 잘 어울린다는 얘길 들으니 뿌듯하고 좋았다. 비주얼적인 부분은 스태프들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해주는 대로 하는 스타일인데 '마녀식당'을 하면서 '이번엔 너희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수 있다'라고 했다.(웃음) 그랬더니 스태프들이 진짜 하고 싶은 걸 다 하더라. 당황할 때도 많았지만,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녀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시청자들의 피드백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플랫폼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처음으로 해본 OTT다 보니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어디서 봐야 하는 건지 잘 몰랐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듣는 게 다였다. 잘 어울린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 최고의 칭찬이었다."

-새로운 플랫폼 OTT를 직접 경험해보니 어땠나.

"지상파 드라마에도 사전제작이라는 게 있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OTT라는 플랫폼 자체가 후반 작업에 많은 공을 들이다 보니 3~4개월 정도 찍었는데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완성도 면에 있어서 만족스러움이 더 큰 것 같다."

-남지현·채종협 배우와 호흡은 어땠나.

"젊은 친구들의 에너지가 현장에서 느껴져 너무 좋았다. 항상 웃는 얼굴로 현장에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지현 배우 같은 경우 극 중 진이의 긍정적이고 똑 부러지는 모습이 닮았다. 연기도 너무 잘하고 똑똑하고, 주변 사람들도 잘 챙기더라. 채종협 배우도 '웃상'이다. 이 친구의 에너지가 정말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시간이었다. 좋은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뻤다."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남지현 배우가 실제로 요리를 잘하더라.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게 재밌었다. 셋이 있을 때 음식 얘기가 나오면 파생되는 다른 음식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먹는 신이 나오면 먹는 걸로 시작해서 먹는 걸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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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런닝맨' 멤버들의 반응은.

"예고편 보고서 (유)재석 오빠가 '지효야 너 무섭더라'라고 하더라. 이 정도 반응은 들었는데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직 들은 게 없다.(웃음) 최근에 (김)종국 오빠가 티빙 가입했다고 하더라. 날 보려고 가입한 게 아니라 축구 보려고 가입했다고 해서 꼭 좀 봐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런닝맨' 멤버들도 언젠가는 봐주지 않겠나."

-송지효에게 '런닝맨'은 어떤 의미의 프로그램인가.

"'런닝맨'은 10년 넘게 해와서 이젠 익숙해진 것 같다. 이젠 삶의 일부란 생각이 들지 프로그램이란 생각은 잘 안 드는 것 같다. 번외로 가야 할 것 같다."

-평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

"요즘 관리를 못해서 살이 살짝 쪘다. 개인적인 체력 관리는 그냥 쉬는 것이다.(웃음) 성의 없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어떠한 외적인 부분에 날 많이 끼워 넣었던 시간이라 그 시간이 끝나니 내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하고 싶은 것과 하는 것의 차이를 많이 느꼈다. 이걸 해야겠다 생각하면 그것만 생각하지 다른 번외를 생각하지 못한다. 융통성이 좀 부족하다. 하고 나서 '이렇게 다르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다. 캐릭터 적으로도 그렇고 판타지 작품도 처음이었다. CG가 이렇게 많이 들어간 것도 처음인데, 촬영할 때 상상하며 찍었던 장면들을 보면서 내가 했던 것보다 좀 더 표현을 해도 되겠구나 싶었다. 체감할 수 없는 부분이라 어디까지 가능한가란 생각이 들었는데 보다 보니 연기적으로 조금 모자란 부분들이 보이더라. 덕분에 상상력이 좀 더 풍부해진 것 같다."

-성취감이 큰 것 같다.

"해보지 못했던 장르와 캐릭터였기 때문에 도전을 해 잘 끝냈다는 성취감도 크고, 나에 대해 무언가를 또 깨달았기에 다음엔 좀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됐다."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나.

"가족, 동물, 생명이 없는 것 등 다양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면 좋을 것 같다. 남녀의 사랑을 다룬다면 좀 더 딥한, 뜨거운 사랑을 하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최근 생일이었다. 팬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매년 이렇게 축하를 해주니 너무 감사한데 죄송하다는 생각도 든다. 드린 게 없는데 이렇게 받기만 하는 게 미안하다. 해드릴 수 있는 게 뭔가란 생각을 많이 한다. 팬분들은 내게 정직하게 그리고 열심히 일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좀 더 정직하게 일하려고 노력한다. 든든한 지원군이자 날 정신 똑바로 차리게 해주는 존재다."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집순이라서 쉴 때 밖에 잘 나가지 않는다. 고생한 드라마 현장 스태프들과 오래 함께했던 내 스태프들과 술 한잔하고 싶은데 그걸 못하니 아쉽다. 요즘은 그냥 소소하게 샵에서 만나면 인사하고 사무실에 오면 인사하는 걸로 대체하고 있다. 가깝게는 가족끼리 국내 여행도 좋을 것 같고, 반려 동물과 같이 지내고 있는데 이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가질 것 같다. 함께 잘 지내고 싶다."

-집순이의 일과는 어떻게 되나.

"집에서 할 게 뭐가 있냐고들 하는데 집에서 할 일이 진짜 많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데 작품 하나 끝나고 나면 자리 못 잡고 헤매던 짐들 정리도 해야 하고 거실이나 주방도 청소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반려 동물과 매일 산책하는 것도 일과다."

-새로 가지게 된 취미는.

"정리의 왕이 된 것 같다. (웃음) 집 청소도 하다 보면 늘더라. 어떻게 해야 쌓여가는 짐을 잘 정리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 보니 청소가 취미가 되고 특기가 된 것 같다. 요리는 진짜 못한다. 요리하는 사람들의 보조 역할은 자신 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은 드는데 아쉬움이 크다. 남지현 배우나 채종협 배우의 나이로 돌아간다면 좀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다."

-어느덧 40대가 됐다. 40대 송지효의 인생 모토는.

"난 워커홀릭이다. 일하는 게 너무 좋다. 그래서 뭔가 도전하고 새로운 걸 익숙해지게끔 하는 게 너무 좋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게 소중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꾸준하게 변하지 않고 가는 게 목표다. 앞으로의 시간이 많이 없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하반기 혹은 차기작 계획은.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또 도전하고 싶은 게 있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하반기든 언제든 기다리지 않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 아이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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