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틀 전 서울 선릉역에서 한 배달 노동자가 트럭과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는데요. 사고 당일, 고인의 어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는데 어디 갔느냐"고 보낸 메시지가 뒤늦게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오늘(28일)도 사고 현장에는 추모 발길이 이어졌는데요.
정종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고가 난 건 지난 26일 오전.
고인의 어머니가 오후에도 연락이 닿지 않자 아들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내일 백신을 맞는다면서 어디 갔냐"고 물었지만, 아들은 끝내 읽지 않았습니다.
사고는 부지불식간에 일어났습니다.
트럭이 정차해 신호를 기다리는 사이 오토바이가 그 앞에 멈춰섰습니다.
신호가 바뀌고 트럭이 출발하면서 앞에 있는 오토바이와 부딪혔고, 균형을 잃은 오토바이가 그대로 쓰러져 사고가 났습니다.
이 사고로 40대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숨졌습니다.
트럭 운전자 B씨는 오토바이를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 선릉역 앞에 마련된 추모 장소엔 오늘도 추모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운행 중에 들린 배달 노동자도 있었고, 시민들 역시 잠시 발길을 잠시 멈추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민주노총은 배달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안전망을 마련하겠다며 배달오토바이 공제조합 설립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숨진 A씨가 교통법규를 일부 위반했다며 비난하는 이들을 향해서도 입장을 냈습니다.
"아직 경찰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자제해달라는 당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