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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이상 비주류 아냐"…이낙연, '개혁시리즈' 승부수

입력 2021-08-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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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골품제로 따지면 향·소·부곡민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내 위치를 이렇게 자조했었죠. 본인은 '아웃사이더'라는 건데요. 오늘(27일)은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개 지지를 선언한 사람이 많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겁니다. 선명성을 강조하며 '개혁 전도사'로 나선 이낙연 전 대표의 움직임도 활발한데, 관련 내용을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내년 3월 9일에 치러지는 차기 대선, 이제 6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이른바 'F4'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누가 지지율 1위냐, 한마디로 대혼전입니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고 있죠. 이재명, 윤석열 두 주자가 엎치락뒤치락 양상입니다.

갤럽조사에 따르면 최근 6번의 대선, 선거 6개월 전 지지율 1위 후보자가 대부분 청와대로 직행했습니다. '후보 단일화'나 '탄핵' 같은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있지 않는 한 이변은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아직 양강 사이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죠. 승자를 점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듯합니다. 더욱이 두 사람이 맞붙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각각 여야 수위를 다리고 있지만, 아직 당의 대선 후보 타이틀을 거머쥐진 못했죠.

먼저 타이틀 도전에 나선 건 이재명 경기지사입니다. 오는 31일부터 민주당의 대선 선거인단 투표가 시작되는데요. 이재명 캠프는 이미 샴페인을 터뜨릴 준비를 마친 듯합니다. '어대명'을 넘어 이젠 '무대명', 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이 아니라 무조건 대선후보는 이재명이라는 분위기입니다. 1차 투표에서 한 번에 끝내겠다, 희망찬 전망을 내놨습니다.

[우원식/이재명 캠프 선거대책위원장 (지난 25일, 캠프 주간 브리핑 / 음성대역) : 경선 과정을 평가해보자면 현재 이재명 대세론은 흔들림 없이 진행되는 중입니다. 흐름대로면 이재명 후보가 1차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지사도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당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향·소·부곡민'에 빗댔었죠. 이랬던 이 지사가 이젠 '주류다' 선언을 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음성대역) : 이제 이재명이 비주류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게 됐습니다. 전국 각지 각계에서 함께 걸어주시겠다고 선언해 주고 계십니다.]

63개 단체, 13만 명. 지난 두 달 동안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한 인사들의 숫자인데요. 이 정도면 대세다, 판단이 선 듯싶습니다. 벌써 시선은 대선 본선을 향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래서일까요, '부자 몸조심' 중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입학 취소 논란에 침묵을 지켰죠. 논란이 된 언론중재법 처리 문제도 말을 아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어제) : (언론중재법에 대해서 찬성하시나요?) (저희가 현안에 대해서 말하면 정책이 다 묻혀버려가지고…)]

"의원도 아닌데"라며 "원내 일은 원내에서 알아서 할 거다" 거리를 둔 겁니다. 이 신중했던 입장, 어찌 된 일인지 두 차례나 말을 조금씩 바꿨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언론중재법에 원래부터 찬성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다만,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단서를 하나 달았습니다. 당장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은 게 아니냐, 해석이 나왔죠. 그런데 오늘은 다시 이 단서마저 떼 버렸습니다. "일부 아쉬움이 있더라도 언론 개혁의 첫발을 뗄 때"라고 말입니다. 애초에 본인이 주장했던 입장으로 돌고 돌아 돌아온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지난 2일) : 지금 제가 보니 5배도 너무 약하다. 저는 고의적으로, 악의적으로 가짜 뉴스를 내면 언론사가 망한다고 생각할 정도의 강력한 징벌을 해야 된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언론중재법이 그만큼 복잡한 문제인 걸까요? 아니면, 여론의 눈치를 살핀 걸까요? 민주당 경선 초반처럼 이 지사가 다시 '고구마 모드'로 전환하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고구마의 원조 격이죠,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 최근 지지율이 하락세를 타며 일부 조사에서는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졌는데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절치부심 중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부터 찾아야겠죠. 정치권에서는 이런 쓴소리가 나옵니다. 이 전 대표, '디스 랩'을 하는 '남도 무형문화재' 같다는 겁니다.

[김성회/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남도 무형문화재가 무형문화재로서 가치는 있는데 사람들이 좀 지루해하잖아요. 그럼 내가 랩을 하면 쳐다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랩을 하시는 건데…]

한마디로 이미지에 맞지 않는 '네거티브' 공세가 문제였다는 겁니다. 사실 이 전 대표, 직접 누군가를 공격하지는 않았죠. 무형문화재 옆에서 박자를 맞춘 고수들이 모든 설화의 근원이었습니다.

[설훈/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 (JTBC '썰전라이브' / 지난 10일) : 이재명 후보가 형과 형수에 대한 욕설을 듣고서 우리 지지자들이 듣고서 도저히 이건 지지할 수 없다.]

[신경민/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7일) : (황교익 씨는)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돼요.]

정치적 부메랑은 이 전 대표가 고스란히 맞았지만 말입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지난 12일) : 제 사전에는 불복은 없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지난 19일) : 저희 캠프의 책임 있는 분이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 대표, 결국 방향을 '개혁'으로 돌렸는데요. 선명성을 강조해 이른바 '친문' 지지층의 표심을 확실히 잡겠다는 계산입니다. 흥행몰이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데요. 어제는 박용진 의원과 1대 1 맞짱토론을 벌였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이낙연TV') : 저 문자폭탄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 당의 어떤 강성 지지층 혹은 주류의 목소리 이쪽은 되게 적극적으로 이렇게 대변을 하시는데 조금 설득을 하거나 다른 방향을 제시하시거나 리더십을 발휘해서 이렇게 끌고 가셨던 기억은 없어서 혹시 눈치 보시는 것 아닌가.]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이낙연TV') : 정치인은 참는 것도 직업이다. 그 대신에 문자폭탄을 보내시는 그런 지지층, 강력한 지지층은 절제하는 데서 더 많은 에너지가 나올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만약 그렇게 계속하면 안 봐버리거든요. 안 보면 무슨 소용 있어요.]

이 전 대표의 노선 변경, 일부에서는 이른바 '강성 지지층'에 기댄 전략이라며, 이미 실패한 초식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그냥 대세에 안주해 가지고 그다음에 민주당의 주류죠. 강성 친문들 그다음에 그 밖에 있는 강성 지지자층에 그냥 얹혀서 가려다가 결국은 자기 순간을 놓쳐버린 게 아닌가.]

더욱이 이미 개혁의 선명성을 선점한 분이 있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인데요. 거침없는 공격 본능으로 본인의 색깔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종민 의원의 검찰 인사청탁설을 제기하는가 하면, 최근엔 조민 씨 문제로 유은혜 교육부 장관도 공개 저격했습니다. 언론중재법 처리 문제도 가장 강경한 입장입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왜곡보도도 양산이 되고 그걸로 인해서 피해가 많이 생기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좀 이런 법이 필요하다 하는 것이 국민 80%가 동의를 하고 계시죠.]

꿩 잡는 매로 통하죠, 윤석열 전 총장을 향한 날 선 발언도 변함이 없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꿩을 잡은 건 제가 맞죠. 그런데 이제 꿩에 대해서도 사실은 닭이 잘 안 찾아지니까 꿩 대신 닭을 찾는데. 그 꿩은 높이 날 수가 없어요. 어차피 본선 못 갑니다.]

그런데 낮게 나는 '꿩'을 잡느라 '매'인 추 전 장관도 아직 저공비행 중인 걸까요?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입니다.

당장 민주당 경선 투표가 코앞입니다. 현재의 지지율, '이변이 없는 한'이라는 가정이 붙어있죠. 이변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노무현의 기적'이라는 극적인 예가 있기도 합니다. '무대명'이 될지, 대역전극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죠.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야구계의 이 격언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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