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단독]일산에서 2조원대 건설 비리…고양시, 적발하고 '쉬쉬'

입력 2021-08-26 15:44 수정 2021-08-26 16:20

초대형 주상복합단지 '요진와이시티'
기부채납 약속 미이행에도 입주 허락
고양시, 감사 결과 축소 의혹도 제기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초대형 주상복합단지 '요진와이시티'
기부채납 약속 미이행에도 입주 허락
고양시, 감사 결과 축소 의혹도 제기

일산 요진와이시티 전경 일산 요진와이시티 전경
JTBC는 얼마 전 경기도 킨텍스 일대의 대형 건설비리 의혹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보도 후, 경기북부경찰청이 비위에 연루된 공무원들을 수사 중입니다. 그런데 추적을 더 해보니, 경기도 일산 요진와이시티 건설 사업에서도 갖가지 특혜 의혹이 발견됐습니다.

요진와이시티 조감도. 동그라미 부분이 요진건설이 학교를 짓기로 한 용지. 현재는 빈 공터로 남아 있음 요진와이시티 조감도. 동그라미 부분이 요진건설이 학교를 짓기로 한 용지. 현재는 빈 공터로 남아 있음

일산 요진와이시티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2500세대로 분양가만 2조 원이 넘는 초대형 주상복합단지입니다. JTBC 취재를 종합하면, 고양시가 뒤늦게 감사를 해보니 불법적 특혜 탓에 시가 떠안게 된 손해가 현재 시세로 1500억 원이 넘었습니다.


고양시 문건 등 취재 내용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시간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우선 고양시가 유통업무용인 땅을 주상복합용으로 용도를 변경해 줍니다. 대신 땅 주인인 요진건설이 기부채납 형식으로 학교와 공원, 업무용 건물을 지어 시에 주기로 했습니다. 양측의 협약서엔 입주가 시작되기 전까지 기부를 완료한다고 돼 있습니다. 2016년 6월, 고양시가 요진와이시티의 준공을 승인해줍니다. 기부채납이 완료되지 않았는데, 입주를 허락한 겁니다.

고양시와 요진건설이 두 차례 맺은 공공 기부를 약속하는 협약서고양시와 요진건설이 두 차례 맺은 공공 기부를 약속하는 협약서

수상한 정황은 또 있습니다. 당초 약속한 업무용 건물의 연면적은 약 85,000㎡(2만 6천평). 하지만 담당 공무원이 임의로 기부 면적의 20%(6천평)가량을 줄여줬습니다. 건축 허가 당시엔 자율형사립고, 이후엔 사립초등학교를 짓겠다고 홍보했지만 역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고양시는 감사에서 약속 자체가 사실상 허위였다고 결론 냈습니다.


교육청이 허가할 확률이 적단 걸 알면서 맺은 특혜 약속이란 겁니다.


학교를 못 지을 경우 고양시에 기부하기로 한 학교용지는 사학재단인 휘경학원에 넘어갔습니다. 재단 이사장은 당시 요진건설 대표이사의 아버지였습니다. 땅을 사학에 넘기려면 시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관련 절차도 없었습니다.

JTBC는 이번 감사 내용에 대해 요진건설 관계자에게 수차례 반론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고양시와 요진건설이 약속한 공공기부 내역 고양시와 요진건설이 약속한 공공기부 내역

고양시가 감사 발표를 미루면서, 수사 의뢰해야 할 공무원이 너무 많아 숫자를 줄이고 있단 의혹도 나왔습니다. 또 고발 대상에 전임 고양시장 등 윗선은 거의 빠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양시 관계자는 "감사 결과를 축소하지 않았으며,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