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작전명 '미라클', 말 그대로 기적과 같은 군사 작전이 펼쳐졌습니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뒤 필사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우리 군 수송기 석 대가 긴급 투입돼 현지인 391명을 구출했습니다. 탈레반의 보복 위협 속에 "제발 구해달라"며 SOS 신호를 보낸 우리 정부의 조력자와 직계 가족들입니다. 이들을 태운 군 수송기 한 대가 우리 시간으로 오늘(26일) 새벽 4시 53분 파키스탄 공항을 출발했습니다. 11시간 뒤인 오후 3시 53분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이 인원 가운데 100여 명은 갓난아이와 어린이들입니다.
임소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우리 군 수송기 1대가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 정부를 위해 일했던 아프간 현지인 391명은 석 대의 수송기에 나눠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올 예정입니다.
300여 명 가운데는 갓난아기 3명을 포함해 어린이 100여 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은 탈레반을 피해 가까스로 아프간 카불 공항에 도착해 우리 군 수송기에 탑승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 한국 정부 아프간 재건사업 조력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한국에 들어와야) 했습니다. 집을 떠나 공항으로 향할 때 탈레반의 검문소를 마주치지 않기만을 바랐습니다.]
이후 아프간 현지인들은 파키스탄으로 이동해 한국으로 오게 됐습니다.
앞서 카타르로 철수했던 주아프간 한국대사관 직원들은 카불 공항으로 돌아가 이들의 탈출을 도왔습니다.
버스 6대를 미리 섭외해 아프간인들이 안전하게 공항에 도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영유아들을 위해 수송기에 분유와 젖병도 준비했습니다.
수백 명의 현지인을 이송하는 우리 군의 이 같은 작전은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외교부는 인도주의적인 측면은 물론 한국을 도왔던 사람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인식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 2년 동안 한국인들과 일했습니다. 매우 친절하고 좋은사람들이었습니다. 한국 정부에 감사합니다.]
우리 정부가 구출 작전에 나서지 않았다면 이들은 탈레반 세력들로부터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탈레반은 이들이 일하던 한국 병원과 직업훈련소 건물을 폭파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