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서울에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을 1년 만에 확정했습니다. 주민들 반대 때문에 늦어진 건데 결국 태릉 골프장엔 원래보다 30% 넘게 줄어든 6800가구만 짓고, 과천은 청사 부지 대신 아예 다른 데다 집을 짓기로 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노원구 태릉 골프장 부지입니다.
지난해 정부는 이곳에 주택 1만 가구를 짓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린벨트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속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모 씨/초록 태릉을 지키는 사람들 (지난 7월) : 졸속으로 강행한 정책이기 때문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취소되는 게 당연하다고 보고요.]
정부는 당초 계획을 변경해 이곳 골프장 부지에 6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녹지율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호수공원도 조성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계획보다 30% 이상 줄어든 규모입니다.
하지만 이런 발표에도 주민들의 시선은 달갑지 않습니다.
[김모 씨/초록 태릉을 지키는 사람들 : 그냥 가만 놔두면 100% 녹지인 곳에 60% 면적에다가 콘크리트를 부으면서 40% 녹지를 확보했다는 궤변이었고요. 교통 대책은 역시 '찾아보겠습니다' 수준이지 전혀 없었고요.]
정부는 1만 호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대체부지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재탕' 대책이 섞였단 지적이 나옵니다.
[김규철/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 : 하계 5단지 같은 경우에는 서울시에서 기공개된 입지지만 사실 사업 진척이 더디거나 약간 불투명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본격화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 같고요.]
당초 정부과천청사 일대를 개발해 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도 주민 반발로 계획을 백지화했습니다.
대신 과천의 다른 부지 두 곳에 4300가구를 짓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보니 다른 곳에서도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냔 우려도 나옵니다.
용산캠프킴 부지는 최근 용산구청이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를 지정해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고, 상암동 역시 서부면허시험장 등에 대한 정부 공급 계획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