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석 달 전 충북 청주에서 친구의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던 여중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요. 오늘(22일) 여중생의 부모가 딸이 남긴 유서를 공개했습니다. 유서에는 마음 여린 아빠가 걱정이지만 그만 아프고 싶다는 내용과 함께 '가해자 꼭 벌 받게 해달라'는 부탁이 담겨 있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나 너무 아팠어."
14살 A양이 남긴 유서입니다.
글 전반에는 성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합니다.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한 그날의 심경을 아팠다는 말과 상처라는 단어로 표현했습니다.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도 언급합니다.
온 가족이 바닷가를 다녀온 경험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린 마음의 아버지를 남은 가족이 잘 챙겨달라고도 했습니다.
부탁도 남겼습니다.
가해자에 확실한 처벌을 부탁한 겁니다.
[A양 아버지 : 너에게 아픔을 준 나쁜 사람은 꼭 벌 받을 거야. 절대 너의 아픔이 두 번 다시 안 되도록 아빠 엄마 열심히 노력해서 너의 바람대로 벌 받게 최선을 다할게.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에 우리 가족 웃으면서 함께 안아보자.]
A양은 지난 5월 친구 B양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피의자는 B양의 의붓아버지 C씨였습니다.
C씨는 지난달 23일 열린 첫 공판에서 A양과 의붓딸 B양에게 저지른 성범죄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다만 술을 먹이는 등 학대한 혐의만 일부 인정했습니다.
오늘 유서를 공개한 A양 유족은 피의자 C씨의 엄벌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