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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김종인 재등판…정치권 백전노장들의 '승부수'

입력 2021-08-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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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여당은 황교익 리스크, 야당은 이준석 리스크로 시끄러웠죠. 당내 갈등이 바깥으로 표출되자 원로들에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표적 인물이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두 사람의 소식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줌 인'은 소매를 걷어붙인 '백전노장'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정치권에서 산전수전 다 겪고 이제 '큰 어른'이 되신 2분을 선정했는데요. 인물 소개를 위해 한 분이 찬조 출연을 해주실 예정인데요. 이 분은 '모두까기' 스타일이라 좋은 말씀은 못 해주시겠다고 하는군요. 그럼 첫번째 인물 소개부터 들어볼까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2017년 5월 4일) : 자, 문재인의 상왕은 이해찬입니다.]

네, 오늘의 첫번째 인물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입니다. 홍준표 의원이 '상왕'이라고 표현했는데요. 민주당의 상왕이 이 전 대표라면 그럼 국민의힘의 상왕은 누구일까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3월 18일) : 지금은 마이크를 독점하는 것은 김종인이야. 80 넘은 할배가 나와서 다른 사람 말 못 하게 하고 자기 말만 하니까. 다른 사람이 일어설 기회가 전혀 없는 거야.]

두번째 인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입니다. 홍 의원이 '80 넘은 할배'라고 디스하긴 했지만요. 여전히 국민의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분이죠. 오늘 '줌 인'은 이렇게 여야의 상왕들을 모시고 달려보겠습니다. 먼저 이해찬 전 대표입니다.

[황교익/맛 칼럼니스트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어제) : 이재명과 이낙연, 둘은 대통령 자리를 놓고 둘이서 선거전을 할 때 네거티브도 하고 뭐도 하고 하겠죠. 제가 대통령 후보로 나섰습니까. 왜 저한테 네거티브를 합니까.]

민주당, 누누이 원팀 정신을 강조했지만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였는데요. 이재명 캠프와 이낙연 캠프의 기싸움은 '황교익 리스크'를 두고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황교익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한 게 적절한지가 쟁점이었는데요. 특히 이낙연 캠프와 황씨 사이에 내전 수준의 험한 말이 오갔죠.

[신경민/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7일) : (황교익 내정자는)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돼요.]

[황교익/맛 칼럼니스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8일) : 연미복 입고 행사에 참석하시고 하는 이런 모양을 보니까 일본 정치인으로 잘 어울려요.]

[안민석/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어제) : 황교익 논란은 어제 이낙연 정치생명 끊겠다는 발언으로 상황이 저는 종료되었다고 봅니다. 이것은 수류탄이 아니라 핵폭탄을 경선 정국에 투하를 한 꼴이고요.]

이낙연 전 대표가 황씨에게 먼저 사과의 뜻을 전달하긴 했지만요. 교통정리를 마무리한 건 이해찬 전 대표였습니다.

[황교익/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제 인격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 막말을 했습니다. 정중히 사과를 드립니다. 그럼에도 이해찬 전 대표가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황씨는 오늘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는데요. 물러나면서 특별히 이 전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 전 대표가 직접 나서 황씨에게 위로를 건네며 상황을 수습했기 때문입니다.

[이해찬/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음성대역) : 이번 일로 마음이 많이 상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을 대신해 원로인 내가 대신 위로드립니다. 너그럽게 마음 푸시고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앞으로도 늘 함께해주리라 믿습니다.]

이 전 대표가 당내 자중지란을 잠재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6월 경선 일정 연기 문제를 놓고 각 캠프 진영 간 갈등을 빚었을 때도 등장했는데요. 전면은 아니었지만 막후에서 사태를 진화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6월 25일) : 이해찬 (전) 대표님 말씀은 이런 일이 발생할 줄 알고 미리 특별 당규를 만든 것이다. 논쟁이 없도록, 1년 전에. 그리고 '그 당시에는 이재명 후보가 존재가 별로 없었다'…]

이 전 대표가 자발적으로 나선 거라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상황이 약간 다른데요. 반자발 반강제로 소환당한 느낌입니다. 국민의힘 역시 이준석 대표와 일부 후보들 간 설전으로 당이 시끄러운 상황이죠. '이준석 대 윤석열'의 싸움은 '저거 논란'을 거치며 '이준석 대 원희룡' 싸움으로 번졌습니다. 두 사람은 녹취록 공개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였는데요. 간신히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내홍의 불씨는 남아있습니다.

[원희룡/전 제주지사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어제) : 결국 이준석 대표의 주장의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보고 앞으로는 이런 공방과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계기로 삼자고 어제 제가 공개 글을 올리고요. 일단은 정리한 상태입니다.]

'이준석 리스크', 지금 당 내분 사태의 중심에는 이 대표가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인데요. 헝클어진 당의 분위기를 추스르려면 '어르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도부의 입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그 어르신이 바로 이 대표의 멘토이기도 한 김 전 비대위원장입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그런데 오히려 그분 같은 분이 오셔서 좀 제대로 리더십도 발휘하시고 좀 질책도 좀 하시고 호통도 치시고 그게 낫겠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전 위원장의 주특기, 일명 '츤데레'입니다. 무심하고 쌀쌀맞은 듯하지만 속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분인데요. 말로는 당과 거리를 두겠다던 김 전 위원장도 슬슬 몸을 풀기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어제 광주 5·18민주묘지를 다시 찾았습니다. 비대위원장 시절 '무릎 사과'를 한지 꼭 1년 만인데요. 국민의힘이 호남 지역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조언을 남겼습니다. 녹취록 공방 등 당내 파열음도 곧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연합뉴스 / 음성대역) : 정당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 개인적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요. 이 대표는 내년 대선 승리를 이끌지 못하면 정치 커리어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고 본인도 잘 인식할 거예요. 이 문제를 단시간 내에 해소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다시 국민의힘에서 역할을 맡을 생각은 없다고 선을 긋긴 했지만요. 애정이 담긴 훈수를 둔 것 같은데요.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죠.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1년 되셨는데 광주 5·18묘지에 가신 것 자체도 굉장히 정치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저도 김종인 위원장님 오랫동안 제가 모시고 일도 해 봤는데 역시 오실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여야의 두 '킹메이커'들이 다시 한 번 일합을 겨룰 채비를 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두 사람의 전적을 살펴보면요. 4전 2승 1무 1패로 이해찬 전 대표가 앞서고 있습니다. 둘의 첫 승부는 1988년 13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김 전 위원장은 민주정의당 후보로, 이 전 대표는 평화민주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습니다. 결과는 무명으로 평가받던 이 전 대표의 승리였습니다. 그 이후 김 전 위원장은 비례대표로만 5선 의원이 됐는데요. 그랬던 김 전 위원장이 지난 2016년 총선에서는 이 전 대표의 상관으로 복귀합니다.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은 김 전 위원장, 친노 좌장이던 이 전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했는데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16년 03월 14일) : (이해찬 의원은 어떤 이유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되었는지…) 그런 이유를 갖다가 나한테 물어보지 말아요. 정무적 판단을 갖다가 어떻게 내가 언론에다 대고서 얘기를 해요.]

이 전 대표는 즉각 반발하며 탈당했고, 이후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됐는데요. 김 전 위원장이 대표에서 물러나자 복당에 성공했습니다. 무승부였던 셈입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년 9월 19일) : 이해찬 의원님의 복당을 추진하기로 그렇게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3번째 승부처, 지난해 21대 총선이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었는데요. 민주당의 압승으로 이 전 대표가 1승을 챙겼죠. 하지만,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김 전 위원장이 설욕에 성공했습니다. 이 전 대표가 막판에 박영선 후보의 장외 지원군으로 나섰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해찬/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3월 19일 / 화면출처: 유튜브 '딴지방송국') : 저는 선거가 아주 어려울 줄 알고 나왔는데 요새 돌아가는 걸 보니까 거의 선거는 이긴 것 같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3월 26일 /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 사람이 진짜 선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면 내심 '이 선거 졌구나' 그랬을 거예요.]

만일 두 사람이 이번 대선에서 사령탑이든 후방 지원이든 재등장한다면 다섯번째 승부를 치르게 되는 셈인데요. 사실상 마지막 승부이자 가장 큰 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웃을 사람은 누구일지 벌써 기대가 되는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여야 백전노장들의 재등판…마지막 승부의 승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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