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정상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서 연일 대외 메시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와 우호적 관계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서방에 협력한 사람을 색출하는 등 2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모습입니다. 아프간에서는 탈출 시도뿐 아니라, 저항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버들 기자입니다.
[기자]
기다란 아프가니스탄 깃발을 든 시위대가 카불 거리를 누빕니다.
102년 전 영국으로부터 독립된 이 날, 다시 탈레반에 장악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섰습니다.
'릭쇼'들도 깃발을 달고 거리를 달렸고, 남녀 가릴 것 없이 모인 시위대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시위 참가자 : 그들(탈레반)이 정말 이 나라를 사랑한다면, 시위대를 겁낼 것 없습니다. 이 나라는 우리 것이고,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지킬 겁니다.]
탈레반도 독립기념일 행사를 열었습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은 "미국 등 전 세계와 우호적 관계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드시 인정받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탈레반의 이런 의지를 인권, 특히 여성 권리 보장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UN 사무총장 : 유일한 (협상) 지렛대인 적범성, 인정에 대한 탈레반의 욕구를 이용하려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탈레반은 대외 유화 메시지와 다르게 안에서는 공포 통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시민 (현지시간 19일, 카불공항 인근) : 그들이 맞춘 27번째 사람입니다. (총알로요?)네, (점령)나흘째인데, 27명입니다.]
공항 근처에서는 탈출을 시도하다 총을 맞는 일이 빈번합니다.
또 UN에는 탈레반이 '누구에게도 복수하지 않겠다'던 약속과 달리 미국이나 나토 회원국 등과 일했던 사람, 전직 공무원과 군인들을 색출하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갔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