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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vs 원희룡 확전 자제…'역선택' 놓고 경선 룰 싸움?

입력 2021-08-19 17:30 수정 2021-10-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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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원희룡 전 지사의 통화녹취 전체 공개요구에 응하지 않았죠. 원 전 지사는 "공개하지 않은 건 이 대표가 잘못을 인정한 것"이라고 했는데, 이 대표는 말을 아끼며 확전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대선 주자들은 경선 룰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놓고도 갈등을 보이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10년도 더 전이죠. 정치권에 주어 논란이 있었는데요. 때아닌 주어 논란이 또 벌어졌죠. 바로 "저거 곧 정리됩니다"의 '저거' 논란입니다. 원희룡 전 지사가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을 저격했다고 폭로하자 이 대표가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죠. 이 대표는 '저거'가 윤 전 총장과의 갈등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아버지 뻘 윤 전 총장을 사물을 지칭하는 '저거'로 표현하긴 어렵지 않냔 해석이 나왔는데요. 반면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을 지칭한 거라고 했습니다. 맥락이 중요하다면서 저희 박성태 앵커까지 설득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원희룡/전 제주지사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썰전 회의 때마다 나를 욕하고 유튜버 동원해서 댓글, 나를 그냥 매도하는 댓글을 매일 달고 있는 거 내가 모를 줄 압니까? 그리고 나라고 시청률 조사 안 하고 있겠습니까? 저거 곧 정리됩니다. 그리고 그쪽은 아는 형님들이시죠. 축하드립니다. 시청률 오르고 있습니다.]

[박성태/앵커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잠시만요. 이거 은근히 몰입되는데요. 시청률로 얘기하시니까 은근히 몰입되면서 저건 썰전이 정리된다고.]

녹취록을 공개했는데도 논란이 이어지자 원 전 지사는 녹취 전체 파일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는데요. 이 대표, 응하지 않았죠. "그냥 딱합니다" 6자만 남겼는데요.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잘못을 인정한 거라면서 경선에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원희룡/전 제주지사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결국 이준석 대표의 주장의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보고 앞으로는 이런 공방과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계기로 삼자고 어제 제가 공개 글을 올리고요. 일단은 정리한 상태입니다.]

이 대표 역시 더이상 확전을 하지 않는 걸로 마음을 정리한 듯 합니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할많하않'이라고 할까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저는 별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그런데, 원 전 지사의 이 '정리' 발언, '토론회 취소' 결정으로 정리돼 가던 당내 갈등을 더 어지럽힌 것 같죠. '이준석 대 윤석열' 구도를 '이준석 대 원희룡'구도로 바꿔놓은 겁니다. 두 사람의 폭로전, 두 사람 모두 손해를 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단 하태경 의원은 원 전 지사를 비판했죠. "후보자격이 없다"면서 이 대표에게 사과하라고 했습니다. 최근 원 전 지사가 문제제기했던 부분들이 다 사실이 아니었다면서 이런 비유도 했는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원 후보가 최근에 보면 저는 '늑대야' 세 번 외친 양치기 소년이라고 보는데 자기가 들었다고 하는 게 전부 다 부정확하잖아요. 보이콧이란 말도 없었고 윤석열 정리한다는데 윤석열 이름도 없었고 그리고 그 지라시에 나오는 기자는 부정했고, 이러니까 사실 허위폭로 전문후보 아니냐…]

이란 말도 없었고 윤석열 정리한다는데 윤석열 이름도 없었고 그리고 그 찌라시에 나오는 기자는 부정했고, 이러니까 사실 허위폭로 전문후보 아니냐, 윤 전 총장과의 갈등 때부터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줬던 홍준표 의원도 원 전 지사가 성급했다고 했습니다. 토론회와 전화 녹취를 둘러싼 당 대표와 대선 주자들의 논쟁, 싸잡아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는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참 하는 짓 자체들이 유치하다. 전부 힘을 합쳐 가지고 상호 검증하고 치열하게 경선을 해서 하나의 후보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인데 토론을 하네, 안 하네로 또 논쟁을 하고, 또 전화 내용이 이렇다 저렇다 서로 논쟁을 하고. 참 유치하다.]

이 대표와 원 전 지사, 두 달 전만 해도 이렇게 함께 킥보드를 타고 제주도를 누볐죠. 문제의 통화도 18분 이상 이어졌을 정도로 친분이 돈독한 듯 한데요. 과거 새누리당 탈당, 바른 정당 창당도 함께 한 사입니다. 두 사람이 끝장 폭로전까지 간 이유, 원 전 지사의 인지도 높이기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자기 이름을 알리려고 정권교체를 방해했다"는 의견까지 나왔는데요. 실제 MBC 야권 대선 주자 적합도 조사에선, 최재형 전 원장을 제치고 원 전 지사가 국민의힘 내 4위 주자로 올라선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비판도 나왔죠. 당 대표가 모든 통화를 녹취하면 누가 편하게 전화해서 속내를 드러내겠냐는 겁니다. 만약에 복국장 휴대 전화에도 자동 녹취기능이 있다면, 저도 전화를 잘 안 하게 될 거 같은데요. 정치원로로 통하는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중진의 목소리를 이렇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선배님, 그때 방송에 나와 가지고 그렇게 이준석을 띄워주더니 지금 이준석 때문에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 (국민의힘 중진이?) 네. 저한테 원망 조로 일종의 '우리 당 망치게 하려고 당신 그런 소리 한 거 아니냐?']

당 상황에 눈물이 난다는 사람도 있었는데요.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정권교체'고지가 코앞입니다. 그런데 우리 당은 고지로 오를 생각은 안 하고 내부총질과 싸움박질로 날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국민적 배신자', '역사의 죄인'이 되는 길로 치닫고 있습니다. 저도 속이 상해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외부에서 어른을 모셔와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당 상황엔 '지리멸렬' 이라는 표현까지 썼는데요.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사실 김종인 위원장의 도움을 받지 않고 이번 대선을 치렀으면 하는 마음이 분명히 있었는데 최근에 오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아예 뭐 어른을 모셔와서 좀 앉혀놓고 호통을 좀 듣더라도 그게 훨씬 낫겠구나. 그만큼 우리 당이 좀 지리멸렬하다는 의미겠죠.]

어쨌든 이준석 대 윤석열, 이준석 대 원희룡 갈등은 봉합 국면으로 가는 듯 하죠. 후보 등록 전 토론회도 이미 취소됐습니다. 하지만 경선 룰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된 듯 한데요. 다름아닌 '역선택' 방지 조항을 두고섭니다. '역선택' 이란 말이 어렵죠. 얼마 전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했다고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 김 최고위원의 선택, 진짜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한 선택이라고 보긴 좀 어렵겠죠. 이런 경우를 뜻합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입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기로 결정한 경선준비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했는데요.

[박대출/최재형 캠프 전략본부장 (어제) : 우리 국민의힘의 지지자와 그리고 외연을 확장하는 의미에서 중도층의 지지자들을 포함한 그런 지지율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가 되어야만 왜곡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바로 여기 있는 것입니다. 축구 국가대표 대항전을 앞두고 우리 한국의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하는데 일본 사람들에게 한국 국가대표 선수 뽑아달라, 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일본 사람들이 과연, 그러면 우리의 손흥민 같은 선수를 과연 뽑겠느냐.]

앞서 윤석열 캠프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범여권의 지지가 월등하게 높은 후보들이 있다. 역선택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는 논평을 냈었습니다. 윤 전 총장 측이 말한 '범 여권이 지지가 높은 후보들', 바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인데요. 두 사람 모두 역선택 방지 조항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중도확장성이 필수라고 본 건데요. "역선택 운운으로 우물 안 개구리식 선거로는 본선에서 필패한다"고 한 홍 의원, 과거 본인에게 "확장성이 없다고 지적하더니, 최근 진보 좌파 진영, 20~30대, 중도층에서 지지율이 오르니 역선택이라고 비난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중도확장성을 키우기 위한 행보를 강조하고 있죠.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후보님이 얻는 지지와 맞먹는 정도의 지지를 국민의힘 이외의 층에서도 여론조사를 보면 얻고 계세요.) (그러니까 후보님의 인식 변화가 어느 정도 통한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오늘처럼 김어준 씨와 이런 토론을 하는 것이 중도층이나 진보층에 저에 대한 비호감을 줄여주는 큰 효과가 있죠.]

유 전 의원도 역선택 방지 조항은 "편협한 생각"이고 했습니다. 특히 축구 국가대표 선발에 비유한 최재형 캠프를 겨냥해서 "국민의힘 지지 안하면 일본 사람인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습니다.

역선택 방지 조항, 선거때마다 불거지는 쟁점이죠. 어제 나온 MBC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다시 볼까요. 윤석열 전 총장이 22.8%로 1위를 기록했고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최재형 전 원장은 6위인데요. 역선택 논란에 불씨를 지핀 최 전 원장은 4명 컷오프에 들기 위해서라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윤석열과 최재형, 국민의힘에 가장 늦게 입당한 두 사람이 '당심'에 기대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주장하는 점이 좀 이례적이긴 한데요. 지금과 같은 형태의 국민 경선을 먼저 도입한 민주당에선, 역선택에 대한 해법 이렇게 제시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2017년 2월 17일) : 더 근원적인 해결책은 우리가 보다 많은 국민들이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에 선거인단으로 참여해 준다면 역선택조차도 희석이 되면서 오히려 우리 당의 경선을 더욱 붐업시켜주는 그런, 오히려 우리 당에게 도움 되는 그런 결과가 될 것이다.]

국민의힘 경준위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빼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당 선관위가 새로 구성되면 또다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경선 관리를 둘러싼 이준석 대표와 대선 주자들의 갈등도 일단은 봉합되는 분위기인데요. 앞으로도 관련 소식은 다정회에서 확인해주세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준석 vs 원희룡, 확전 자제…'역선택' 놓고 경선 룰 싸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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