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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사망' 권대희 사건 병원장 징역 3년…법정구속

입력 2021-08-19 15:36 수정 2021-08-19 15:37

법원 "공장식 수술 라인 돌리느라 골든타임 놓쳐"
유족 "의사들에 관용 베푼 판결…수술전 유서 써야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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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공장식 수술 라인 돌리느라 골든타임 놓쳐"
유족 "의사들에 관용 베푼 판결…수술전 유서 써야할 판"

'수술실 사망' 권대희 사건 병원장 징역 3년…법정구속

성형수술 도중 피를 흘리는 고(故) 권대희 씨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원장 장모(52·남) 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훈 부장판사는 19일 업무상 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장씨는 이날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는 "피고인 장씨 등의 업무상 과실로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 복학을 앞둔 20대인 피해자가 숨지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고 유족의 고통이 매우 클 것"이라며 "이른바 공장식 수술 라인을 돌리느라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의 어머니가 수술실 CC(폐쇄회로)TV를 수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관계자 행적을 분·초 단위까지 세밀하게 확인했다"며 "진실을 밝히려는 수년 동안의 처절하고 고된 행적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함께 기소된 동료 의사 이모 씨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으며, 의사 신모 씨는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간호조무사 전모 씨는 선고를 유예받았다.

장씨 등은 2016년 9월 권씨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경과 관찰과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수술 당시 장씨 등은 다른 환자를 수술한다는 이유로 간호조무사인 전씨에게 30분가량 권씨의 수술 부위를 지혈하도록 지시해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다만 재판부는 동료 의사가 진료기록을 허위 작성한 것과 관련해서는 장씨에게 의료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신씨의 경우 권씨의 사망을 막을 수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장씨는 실형 판결에 "피해자의 가족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은 백 번 말씀드려도 부족하지 않다"며 "어떤 판결이 나온 건지 판단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에서 판결 선고를 지켜본 권씨의 어머니는 "법이 의사들에게 왜 관용을 베푸는지 모르겠다"며 "5년 동안 (의료 과실이) 아니라고 해왔는데, 판결 직전에 죄송하다고만 하면 죄가 다 없어지나"라고 토로했다.

권씨 어머니는 또 "사건 자체로도 엽기적이지만 판결도 엽기적"이라며 "대한민국 사람들은 유서를 써 놓고 수술실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해치사죄나 살인죄로 기소하지 않은 자체가 문제"라며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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