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와 보낸 시간은 이제 1년 반이 넘습니다. 그동안 일선 간호사들은 희생과 헌신, 그리고 이른바 'K-방역'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들이 보름 뒤부터 총파업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모두 8만 명 정도입니다. 칭찬과 격려도 감사하지만 이제 사람 좀 늘려달라고 호소합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감염병 전담병원 간호사 : 많은 사람들이 한동안 의료인 '덕분에' '늘려요' 캠페인을 했지만 모두들 저희를 잊었습니다. 작년과 변함없이 똑같이 일하고 있는데…]
쏟아진 찬사에도 달라진 건 없습니다.
동료가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걸 그저 지켜봐야 했습니다.
[코로나 병동 간호사 (11년 차) : 뭐라고 잡을 말이 없어요. 가지 말라고, 같이 더 동고동락하면서 일하고 싶다 얘기하고 싶어도 어떻게 이 환경이 더 나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건 사람입니다.
5월부터 정부와 교섭해왔지만 진전이 없습니다.
결국 '총파업' 카드를 꺼냈습니다.
[나순자/보건의료노조 위원장 : 제발 이제는 말이 아니라, 구체적 실천과 예산으로 답해 주십시오.]
노조 요구는 1인당 환자 수를 제한하고 코로나 치료 '인력 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겁니다.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등 공공의료 확충도 핵심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136개 의료기관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 안 되면 찬반 투표를 거쳐 다음달 2일부터 파업합니다.
조합원 수는 약 8만 명입니다.
다만 필수유지 인력은 파업에서 빠집니다.
[김정은/서울 서남병원 간호사 : 환자들 생각하면 솔직히 '파업을 하는 게 맞는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지금 아니면 우리 현실을 바꿀 수 없는 시기라고 생각해서 다들 모진 마음을…]
방호복을 입고 할머니 확진자의 화투 친구까지 돼 줬지만, 이젠 나서야할 때라는 게 간호사들의 말입니다.
[코로나 병동 간호사 (20년 차) : 수고한다, 희생한다, 정말 고맙다고 얘기하지 마시고 간호사들 처우 좋아져야 한다, 개선해야 한다, 밥 먹여야 한다 얘기해 주십시오.]
정부는 인력 기준을 만들고 있다며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