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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논나' 장명숙 "인생 계획에 없던 유튜버, 일흔에 바빠질 줄 몰랐다"

입력 2021-08-18 16:30 수정 2021-08-18 17:36

에세이 출간…"덤으로 받은 것 돌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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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출간…"덤으로 받은 것 돌려줘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밀라논나' 장명숙씨. 〈사진=김영사 제공〉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밀라논나' 장명숙씨. 〈사진=김영사 제공〉

"70에 바빠질 줄은 몰랐어요."

한국인 최초의 밀라노 패션 유학생에서 지금은 구독자 87만여 명의 70세 유튜버가 된 '밀라논나' 장명숙씨. 그는 18일 열린 에세이집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김영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밀라논나'는 '밀라노'와 할머니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논나'를 결합한 말입니다. 이 밀라노 할머니에겐 서울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의상 디자이너, 이탈리아 정부 명예기사 작위 수여자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왔는데요. 유튜브를 시작한 이후엔 '무해한 영감을 주는 어른'으로 불리며 패션 유튜버를 넘어 인생 유튜버로서, 젊은층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습니다.

"어쩌다 유튜버"

유튜버가 되는 건 인생 계획에 없었다고 합니다. 치열한 젊은 시절을 보낸 뒤, 50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유로워졌다고 느낀 장씨는 '나의 24시간을 살자'고 다짐했었다 말합니다. 젊은 시절 호기심이 많아 자신에게 온 기회를 다 받아들여 "항상 동동거리며 살았다"면서 "더이상 일에 밀려 살지 않겠다"고 말이죠.

그러다 '어쩌다 유튜버'가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후배들이 "선생님 이렇게 사시는 거 아깝다"며 권했다는 겁니다. 유튜브가 뭔지는 알았지만, 댓글도 구독과 좋아요도 낯설었던 장씨. 초창기엔 구독은 돈이 나가는 건 줄 알고, '구독 눌러달라'는 말도 못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젊은 사람들한테 늙은이 영상을 보고 돈을 내라고 해"라면서요. 그런데 구독은 무료였고, 조회수가 올라가면 돈도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럼 내가 어린이들한테 더 좋은 간식 해줄 수 있잖아?"

"나눔은 취미이자 의무라 생각"

장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행한 제 취미이자 의무'라면서, '자연스럽게' 기부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요. "어린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제 삶에서 허락받았다는 건 축복이에요. 그것도 건강하니까 할 수 있는 거잖아요"라며 봉사 활동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장씨. 이번 에세이집으로 받는 인세도 보육기관이나 미혼모 지원단체 등에 모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유튜브로 얻는 수익도 모두 환원하고 있는데요. 책을 쓰는 것도, 유튜브를 하는 것도 모두 덤으로 한 일이라면서 "덤으로 받은 건 모두 다른 분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사진=김영사 제공〉책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사진=김영사 제공〉

"남보다는 나부터 만족시켜야"

살아있는 패션의 전설인만큼, 옷을 잘 입는 법에 대해 묻자 "자기 맘대로 입는 게 제일 좋다"고 답했습니다. "남이 아니라 내가 보기에 만족스러운 게 더 중요하다"면서 "나를 긴장시키지 않는 옷"이 좋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패션 철학은 인생 철학과도 맞닿아있습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존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는 건데요. 장씨는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라는 고유한 존재를 내가 인정하는 삶"을 살라고 조언합니다.

"세대 차이? 이해 못할 건 없어"

'라떼'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장씨. 젊은 사람들과의 세대 차이를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해 못할 건 없다"고 답합니다.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면 된다면서 "'옛날엔 안 그랬는데'와 같은 말은 하지 않는다"고요. 그러면서 자신과 같은 기성세대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합니다. "왜 굳이 정해진 틀에 모든 젊은이를 끼워 넣으려고 하세요? 기성세대는 인생을 숙제 풀듯 살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축제처럼 살게 해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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