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이 공개 석상에 나선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슬람 법안에서'라는 단서를 붙이면서도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말한 것은 훨씬 더 예상 밖이었습니다. 일단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탈레반 대변인의 말과 달리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는 여성에 대한 탄압이 이미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버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몸도 제대로 가려야 할거야!]
[미안하지만, 네 아버지에게 음식을 사와 달라고 하거라.]
[계집애야! 멈추라면 멈춰!]
20년 전 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을 그린 애니메이션입니다.
여성들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거리에 나서지도 못했던 20년 전 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을 그린 애니메이션입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거란 우려에 일단 탈레반은 변화를 언급했습니다.
[탈레반 (현지시간 17일) : 여성들도 사회의 주축입니다. 이슬람 법의 제한 안에서 권리 보장을 약속합니다.]
히잡만 쓴다면, 학업과 취업 등 외부 활동을 허용한다는 겁니다.
탈레반 대변인은 또 방송 뉴스에 나가 여성 앵커와 마주 앉아 17분간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 국제 사회의 비난을 피하고 정상국가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아프가니스탄 학생 (현지시간 17일) : 이틀 간 카불 길거리에서 여자애들을 못 봤습니다. 탈레반에 겁을 먹고 있습니다.]
여성 모델의 사진을 페인트로 지우는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현지에 있는 외신 기자의 옷차림도 바뀌었습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다시 중단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말랄라 유사프자이/여성 인권운동가 : 벌써 많은 여성들이 대학교에서 다시 (집으로)돌아왔고, 12~15살 소녀들이 결혼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앞서 탈레반이 장악한 바다흐샨 주 등에서는 대원들과 결혼을 시킬 여성 명단이 작성됐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화면출처 : 'The Breadwinner' 홈페이지)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