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열일곱 신유빈 선수의 병아리 같은 기합 소리가 다시 울려퍼졌습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출전을 놓고 국가대표 선발전이 시작됐는데요.
그 현장에 최하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온몸을 감싼 방호복을 입고도 발랄했던 신유빈은 부모님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선수와 맞서도 당당하게, 또 팔꿈치가 쓸려 피가 나도 즐겁게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생애 첫 올림픽이 마무리되자 아쉽고, 또 미안하다며 울먹였습니다.
[신유빈/탁구 국가대표 : 앞으로 시합할 때는 더 여유 있게 해야 한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아요.]
집에 가면 마시멜로를 구워먹고 싶다고 했듯, 올림픽만 끝나면 여느 17살 청춘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귀국한지 2주만에 다시 라켓을 들었습니다.
이번엔 석 달 뒤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누가 나갈지를 결정하는, 국가대표 선발전입니다.
정체모를 기합이 마치 병아리가 내는 소리 같다며 삐약이란 별명까지 얻은 신유빈은 첫 날, 같은 팀에서 뛰는 3명의 선수와 잇달아 싸웠습니다.
아홉살 선배 이은혜와 맞선 첫 경기에선 첫 세트를 따낸 뒤 내리 두 세트를 내줬다가
다시 따라붙어 세트스코어 4대2로 이겼습니다.
나머지 두 번의 경기에선 한 세트도 뺏기지 않고 끝냈습니다.
지름 40mm, 무게는 2.7g밖에 되지 않는 가벼운 공에 무거운 긴장을 실었지만, 경기장에 갑자기 벌레가 나타나자 앳된 모습도 보였습니다.
[신유빈/탁구 국가대표 : 어, 여기 있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3명의 선수만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습니다.
그 자리를 놓고 신유빈을 비롯해 8명이 경쟁에 들어갔습니다.
이미 세계랭킹 20위 안에 들어 대표 자격을 얻은 전지희와 서효원은 이 대회엔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