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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철수한 안철수…대권 재수 홍준표, 윤석열 때리기

입력 2021-08-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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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선언했죠. 이제 제3지대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힘을 합쳐 몸집을 불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오늘(1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두 사람의 소식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3월 16일) : 서울시장이 되어, 국민의당 당원동지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저는 오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되었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립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결국 결렬됐습니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 때 후보로 나섰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 여론조사를 앞두고 승부수로 합당 카드를 띄웠는데요. 정확히 5개월 만에 원점으로 철수하고 '마이 웨이'를 선언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첫 번째 인물 안철수 대표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또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안 대표가 합당을 철회한 이유는 뭘까요.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정권 교체를 위한 실익이 없다는 점입니다. 합당의 궁극적인 목적은 야권 지지층의 확대일 텐데요. 안 대표는 지금은 합당한다고 해도 중도층 표심을 흡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정권교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합당에 대한 말씀들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역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야권의 지지층을 넓힐 수 있는 그런 통합을 제가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현실은 그렇게 하기 힘든 것이고…]

특히 국민의당 정체성을 합당 정신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본 듯합니다. 1대1 합당보다는 국민의힘에 일방 흡수된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은데요. 합당 협상에서 국민의당은 당명 변경과 차별금지법 제정 찬성을 요구했었죠. 하지만 마지막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그중에서 우리가 할 수가 없는 게 당명 변경하고 차별 금지 부분이었었죠. 차별 금지 같은 경우는 민주당도 대선을 앞두고 상당히 힘들어하는 부분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걸 받아들일 여건이 안 됐기 때문에.]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안 대표의 복잡한 속내를 읽을 수 있는데요. 안 대표가 합당을 번복한 개인적 이유 한 가지를 꼽자면요. 바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껄끄러운 관계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4일) : 계속 반복해서 묻습니다. 예스입니까 노입니까.]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 4일) : 2차대전 때 일본이 싱가포르를 침략했잖아요. 그때 싱가포르는 영국이 점령하고 있었거든요. 그때 이 야마시타 중장이 했던 말이 '예스까 노까' 항복할래 말래?]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5일) : 이준석에게서 일본군 전범이 연상된다고 하면 국민의힘은 그렇다면 2차대전 때 일본군 정도 된다고 인식하는 것입니까. 상식을 벗어나는 발언입니다. 사과하십시오.]

두 사람, 원래 그다지 사이가 좋지 못했는데요. 합당 과정에서도 갈등이 표출됐습니다. 사적인 감정이야 둘째치고 설사 합당을 했다 하더라도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서 조기 하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안 대표, 이미 몸값이 현저히 낮아진 상황이죠. 국민의힘 내 지지 기반도 미약합니다. 합류해봤자 차기 대선의 '불쏘시개'로 쓰일 수밖에 없다는 정치적 현실을 고려했을 텐데요. 그 결과 국민의힘 컷오프 통과에 힘을 쓰느니 독자 노선을 걷는 게 낫다는 계산이 선 거겠죠. 그럼 앞으로 안 대표 앞에 놓인 시나리오는 뭘까요. 우선 내년 대선을 3자 구도로 만들어 레이스 막판에 야권의 캐스팅보트를 쥐겠다는 심산인 듯한데요. 안 대표는 곧바로 제 3지대에서 세 불리기에 나설 전망입니다. 연대의 대상으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꼽히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사실상 야권 제3지대에서는 '대표님과 김동연 전 부총리 두 분만 남았다' 이런 분석도 좀 있는데요. 두 분이 손을 잡으시거나 그런 가능성을 좀 모색하고 계시나요?)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그리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어떤 분이든 만나서 의논할 그런 자세가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두 사람이 손을 잡을 경우 스윙보터들이 제3지대로 흡수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비슷한 예측을 내놨던 바 있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음성대역 / 지난 12일) : 안철수 대표가 대선 출마를 완전히 접고 김동연 전 부총리와 함께 세력화에 나선다면 제3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요.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하지 않고, 대선도 출마한다고 하면 일말의 가능성도 없습니다.]

김 전 위원장, 제3지대 세력화 성공을 위해서 한 가지 단서를 달긴 했군요. 안 대표가 대선 출마 욕심을 내선 안 된다고 말이죠. 그런데 안 대표, 그럴 생각은 또 없어 보입니다.

[권은희/국민의당 원내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대선 출마와 관련해선 따로 입장을 조만간 정리를 해서 밝히실 예정이고요. 얼마 전에 제가 출연해서 말씀드렸다시피 제3지대에 안철수 대표가 대선 출마하는 것이 필요하다, 라는 것이 저의 견해이고…]

어디까지나 권은희 원내대표의 사견이라고 밝히긴 했지만요. 안 대표와의 어떤 교감도 없이 이런 발언을 했을 가능성은 아무래도 낮겠죠. 안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좀 더 두고 보기로 하고요. 이제 두 당의 합당은 물 건너갔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연대를 추진하겠다는 인물이 있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두 번째 인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안철수 대표는 어차피 단독 출마는 안 할 겁니다. 제가 당 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합당을 하지 않더라도 과거 DJP 연대처럼 세력 간의 연대로 정권 탈환에 나서도록 추진하겠습니다.]

홍 의원, 오늘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는데요. 출마 선언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 한 말입니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국민의당과 어떤 형태로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본 것 같은데요. 그럼 홍 의원이 대선 재수를 결심한 이유, 잠시 살펴볼까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이 나라를 바로잡아 정상 국가로 만들고 선진국 시대를 열겠습니다.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한 베네수엘라를 따라가는 무상 포퓰리즘이 판치는 나라가 되어갔습니다. 오늘만 살 것처럼 거위의 배를 가르고 청년과 미래 세대에게 빚더미를 물려주는 퍼주기 대한민국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무상 포퓰리즘, 퍼주기 대한민국, 모두 여권의 유력 후보 누군가를 겨냥한 말 같은데요. 대외적인 주적이 그분이라면 내부의 적도 있겠지요. 홍 의원의 타깃은 분명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 지난 시절처럼 후보의 능력 부족과 가족 검증 문제로 대선을 2번이나 망쳤던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 정치 활동 내내 저와 가족 모두는 정권과 국민의 철저한 검증을 받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검증될 일도 없습니다.]

가족 관련 논란이 잇따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말인 텐데요. 당 경준위가 추진하던 토론회가 윤 전 총장 등 일부 주자들의 반발로 결국 비전발표회로 대체됐지요. 윤 전 총장에게 선전포고를 했던 홍 의원, 못내 아쉬웠던 걸까요. 토론 안 할 거면 후보도 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토론을 지금 하자, 말자 하는데 나는 저런 어처구니없는 경우는 26년 정치에서 처음 봤어요. 토론에 나오는 거를 겁을 내고 토론을 회피하고 토론을 안 하려고 하면서 무슨 대선후보를 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내 참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겁이 나면 지금 드롭(Drop) 해야죠.]

토론도 못 하면서 어떻게 대통령을 하겠냐는 말인데요. 어디선가 들어봤던 말 같기도 하지요?

[김종인/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3월 15일) : 그렇게 자신이 없는 사람(안 후보)이 무슨 출마를 하려고 그래요. 아니 토론도 할 수 없는 사람이 가서 시장 노릇은 어떻게 할 거예요.]

당 밖에서 풍찬노숙을 하던 시절, 홍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을 향한 악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왔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닮게 되기도 하나 봅니다. 똑같은 말로 상대방을 응징하는군요. 화살을 겨눈 대상만 달랐을 뿐인데요. 김 전 위원장의 과녁은 안철수 대표였죠. 만일 안 대표도 이번에 홍 의원을 따라 대권 재수 대열에 합류한다면 혹시 이 장면을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2017년 4월 23일 / 화면제공: KBS) : 이게 초등학생 감정싸움인지 대통령 후보 토론인지 내 참 알 길이 없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합당 철수한 안철수…대권 재수 홍준표, 윤석열 때리기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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