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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숨진 가장…아들 떠난 그 자리에 아버지가 남긴 쪽지

입력 2021-08-16 19:06 수정 2021-08-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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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응답하라 의정부' 페이스북 캡처(좌), JTBC 캡처(우)〉〈사진='응답하라 의정부' 페이스북 캡처(좌), JTBC 캡처(우)〉
"제 아들이 사망한 자리입니다. 꽃이 시들 때까지만이라도 치우지 말아주십시오. 가는 길 혼이라도 달래려는 아비의 마음입니다"

경기 의정부에서 고등학생과 시비 끝에 숨진 30대 남성의 아버지가 아들이 떠난 자리에 꽃과 함께 남긴 쪽지입니다.

어제(15일) 지역 커뮤니티 '응답하라 의정부'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바닥에 놓인 꽃다발 사진 한 장이 올라왔습니다. 게시자는 "의정부 30대 사건 (피해자) 아버지가 그 자리에 놓고 가셨다. 주저앉아서 울고 계셨다. 마음이 아파서 올린다"며 "꽃이 시들 때까지만이라도 치우거나 건들지 말아달라"고 적었습니다.

사진 속 꽃다발에는 쪽지도 함께 붙어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글자 하나하나에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이 게시글에는 5,800여 개의 '공감'과 함께 8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누리꾼들은 "너무 마음이 아파요" "가슴이 찢어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한 누리꾼은 현장에 다녀온 사진을 올리며 "지금 보고 왔다"고 남기기도 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폭행치사 혐의를 받는 10대 2명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의정부지방법원에서 폭행치사 혐의를 받는 10대 2명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밤 의정부 한 번화가에서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30대 남성 A 씨는 고등학생들과 시비가 붙었습니다. 당시 넘어지면서 머리 부분을 부딪쳐 크게 다친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결국 숨졌습니다.

경찰은 고등학생 일행 가운데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정확한 사망 원인과 그 사망에 피의자들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사고 경위가 기존에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다르다. 피의자들이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방어권 보장을 위해 청구를 기각한다"고 했습니다.

숨진 남성은 두 자녀를 둔 가장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고인의 친구라고 밝힌 한 시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가해 학생들이 상습적으로 현장 인근에서 술을 마셔왔다"며 "술 취한 성인을 대상으로 금전적인 이득을 목표로 시비를 걸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지금까지 6만 7,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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