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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직 대표의 대선 도전…황교안은 '북풍' 홍준표는 '반윤'

입력 2021-08-13 18:07 수정 2021-09-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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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가운데는 전직 대표 출신 두 명이 있죠. 황교안 전 대표와 홍준표 의원인데요. 황 전 대표는 '4·15 총선 조작설'과 '간첩게이트'를, 홍 의원은 '반윤석열'을 앞세우며 대선 레이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두 사람의 활발한 활동이 눈에 띄는데 '줌 인'에서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제가 굉장히 감명 깊게 봤던 영화인데요. 남들과 달리 시간을 거꾸로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80세 노인으로 태어난 주인공은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젊어지는데요. 명대사가 참 많았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뭔가 가치가 있다면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른 것은 없단다. 네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에는 시간제한은 없단다. 원하는 건 언제든 시작하렴.]

뭔가를 시작하기에 너무 늦거나 이른 때는 없다, 이 말이 참 와닿았는데요. 요새 야권 대선주자들 중에 벤자민 버튼처럼 시간을 거슬러 살아가고 싶은 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첫번째 인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입니다.

[황교안/당시 미래통합당 대표 (지난해 4월 15일) :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지난해 4·15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죠. 어느덧 1년여가 지났지만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금도 여전히 '4·15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뭔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는 벤자민 버튼의 조언을 너무 진지하게 새겨들은 걸까요. 지난달 말부터 '4·15 총선 조작설'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지난달 23일) : 투표용지 위조 또는 조작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 모두가 사전투표에서 유독 나온 결과입니다. 이 순간부터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4·15 부정선거 진상 규명에 본격 나서겠습니다.]

사전투표 용지가 조작됐다는 주장인데요. 황 전 대표가 대선 러닝메이트로 삼은 인물은 아마 이 분인 모양입니다.

[민경욱/전 미래통합당 의원 (화면출처 : 화평방송 HPBS) :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국제사회에 피 끓는 심정으로 목청을 다해 외칩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사라지는 것을 막아주시기 바랍니다.]

[민경욱/전 미래통합당 의원 (3월 25일) : (국제 검증단은) 지난해 4월 치러진 총선은 여러 면에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부정선거라고 지적해 국제 사회의 파장이 예상됩니다. Election Fraud South Korea 2020…]

민경욱 전 의원, 지난해 말 미국 전역을 누비며 4·15 총선 부정 의혹을 주장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대선 직후 투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불복을 선언했는데요. 민 전 의원, 머나먼 타지에서 동지를 만나니 반가움을 숨길 수 없었겠죠. 민경욱과 트럼프의 앞글자를 따서 '민트 동맹'이란 이름을 붙였는데요. 8개월여가 흐른 지금, 황 전 대표가 이 동맹에 가담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입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지난달 23일) : 지난 6월 28일 인천 연수을구 민경욱 후보의 선거구에 대한 대법원의 투표용지 재검표 이후 구체적인 물증을 들어서 제기하고 있는 부정선거 주장은 국면을 전혀 달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전 대표가 '민초단'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럼 이제 '민트황 동맹'이 되는 건가요? 황 전 대표, 정말 틈날 때마다 지칠 줄 모르고 같은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민경욱 영구 퇴출을 요구했던 분이죠. 그러다 하태경 의원에게 한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지난달 29일) : 부정선거의 증거물이 될 수 있는 그런 투표용지 나왔기 때문에 이점에 관해서는 명확히 밝혀야 된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9일) : 황 후보님이 말씀하는 것 전혀 반대로 굉장히 왜곡이 심하고 오해도 많고 괴담성의 그 괴담성의 이 의혹들이다.]

황 전 대표, 여기에 굴하지 않았는데요. 민경욱 전 의원보다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북한의 총선 개입설도 강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처치뉴스tv') : 엊그제 북한에 통(일) 전(선) 부가 지난 총선에서 우리 자유한국당과 저의 이름 딱 꼭 집어서 황교안을 패망케 하겠다. 이렇게 지시를, 패망케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가까운 청주에서 발생한 청주 간첩단 사건 듣지 않으셨습니까. 간첩단에게 이런 지시를 했다는 거예요.]

황 전 대표의 페이스북 활동, 최근 이준석 대표 뺨 치는 수준입니다.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들이 북한 '간첩단' 혐의로 국정원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죠. 관련 소식을 복국장의 속보 처리 만큼이나 발빠르게 중계하고 있습니다. 해당 활동가 4명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4·15 총선에 개입해 '반보수투쟁'에 나서란 지령을 받았다는 보도도 있었죠. 황 전 대표는 이를 공유하면서 간첩단 사건의 특검까지 요구했습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지난 9일) : 저는 이 사건을 북한의 정치공작 게이트로 규정합니다. 소극적 수사 태도와 미진한 수사 결과로 미봉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국회 차원의 특검을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간첩단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자신이라는 점을 어필하기 위함일 텐데요. 강성 보수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모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총선 조작설'과 '간첩 게이트' 두가지를 꾸준히 들고나올 전망인데요. 이 두 가지를 재도약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삼은 것 같군요.

자, 이제 오늘의 두번째 인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 분도 전직 당 대표 출신입니다.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8년 6월 14일) :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습니다.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오늘부로 당대표직을 내려놓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두번째 인물은 홍준표 의원입니다. 홍 의원,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죠. 이제 다음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입니다. 캠프 꾸리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 홍 의원이 당내 '주적'으로 지목한 사람이 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보수 우파 궤멸에 앞장서다가 토사구팽되어 선회하신 분이 점령군인양 행세하며 일부 철없는 정치인들을 앞세워 좌충우돌 돌고래쇼나 보여주고 국민과 당원이 뽑은 우리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참으로 가관입니다.]

돌고래쇼나 보여주는 분, 바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입니다. 홍 의원, 윤 전 총장 측이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빚자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건데요.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권의 선봉에서 적폐 수사로 보수 진영을 궤멸시킨 사람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오늘/연합뉴스 인터뷰, 음성대역) : 나는 이 정권 초기 윤 전 총장에게서 피맺힌 피해를 당했습니다. 단일 사건 수사로 5명이나 자살했어요. 내가 그 포악한 짓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윤 전 총장은 이 수사에 대해 해명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국민 앞에서 석고대죄해야 합니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과 없이 점령군 행세를 하는 건 묵과할 수 없다며 불쾌감도 드러냈는데요. 홍 의원, 이를 갈았나 봅니다. 아예 "토론 때 보자"고 윤 전 총장에게 선전 포고를 했죠.

[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먹어 줄게]

토론할 때 윤 전 총장만 공격할 심산인 것 같군요. 윤 전 총장과 함께 도매급으로 묶어 비판한 이들도 있습니다.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당내 인사들인데요. "인사청문회 때 게거품을 물며 '검찰총장으로 부적격'이라고 외치던 사람들이 지금은 앞장서서 대통령 후보로 적격이라고 한다"고 말이죠. 게거품을 문 사람, 아마 이 분을 가리키는 거 같은데요.

[장제원/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2019년 7월 8일) : 욕을 먹더라도 그렇게 새벽에 무차별적으로 아이들이 자고 있는 그 집에 들이닥쳐서 압수수색하는 것은 옳은 수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늘 하루 깊은 고민을 해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2019년 7월 8일) : 네. 말씀 유념하겠습니다.]

[장제원/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다음 날에 어떤 스케줄에 대한 얘기도 하기 위해서 댁에 가는데 라면도 끓여주시고요. 라면 끓이면서 '계란 두 개?' 이렇게 말씀도 하시고 굉장히 투박하고…]

장제원 의원, 지난 2017년 '홍준표 체제'에서 핵심 당직자로 활동했었죠. 최근까지도 홍 의원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던 '친홍' 의원이었습니다. 윤석열 인사청문회에서 일명 저격수 역할까지 맡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윤석열 캠프 총괄실장을 맡고 있죠. 홍준표 의원으로서는 내심 서운했던 것 같군요.

자, 오늘은 이렇게 전직 대표 출신 두 대선 후보들의 동향을 살펴봤는데요. 앞으로도 종종 소식 전하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두 전직 대표들의 대선 도전 고군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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